운은 누적된 침묵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다

회사 휴게실이나 점심시간, 가장 흔하게 들리는 소리는 대개 비슷하다.


"그거 한다고 돈 더 줘요? 어차피 고과는 정해져 있는데." 혹은 "한번 받아주면 계속 시키니까 적당히 모른 척해요." 같은 말들. 틀린 말은 아니다.


냉소는 달콤하고 강력해서,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들다. 타인의 말은 바람과 같아서 내가 붙잡지 않으면 그뿐인데, 우리는 대개 그 바람을 굳이 붙잡아 가슴속에 가두고 스스로 생채기를 낸다.


​누군가 던진 비아냥이나 적당주의를 종용하는 말들에 일일이 반응하는 건 에너지를 바닥내는 지름길이다. 그 말들이 내 자존심을 건드리게 허용하는 순간, 정작 내가 집중해야 할 성장의 동력은 멈춰버린다.

수많은 '성공한 이'들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그들은 주변의 소음에 무척이나 둔감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상처가 될 법한 말들을 그저 몸을 통과해 지나가는 바람으로 여겼다. 화를 내거나 방어하는 대신, 그 에너지를 자기 안의 데이터를 쌓는 데 썼다.


​물론 억울할 것이다. 평가는 똑같고 보상은 즉각적이지 않은데 나만 끈기를 발휘하는 상황이.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내가 오늘 누적시킨 경험과 실력은 회사의 장부에 기록되기 이전에 내 몸과 머리에 먼저 기록된다는 점이다.


남들이 "한번 하면 계속해야 해서 싫다"라고 밀어내는 그 일들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숙련도, 그 지루한 과정에서 쌓이는 문제 해결 능력은 결국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자산이 된다. 보상이라는 결괏값은 계단식으로 오르지만, 실력의 축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곡선을 그리며 임계점을 향해 나아간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운'이라고 부른다. 어느 날 갑자기 좋은 기회가 찾아와 그가 발탁되었을 때, 주변에서는 "운이 좋았다"며 시기한다. 하지만 그 운은 사실 아주 오랫동안 예고되어 있었다. 남들이 비웃는 와중에도 소음을 통과시키고 묵묵히 실력을 누적해 온 사람에게만 보이는 좁은 문이었을 뿐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운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지만, 돛을 높이 세우고 기다린 사람에게는 배를 전진시키는 결정적인 동력이 된다.


​그러니 지금 당장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 말을 내보내라. 자존심을 건드리는 가시 돋친 말들이 당신을 쓰러뜨리게 두지 마라. 회사에서의 성공은 인사고과 점수 몇 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소음을 뚫고 나만의 궤적을 얼마나 밀도 있게 만들어왔느냐, 그리고 그 누적된 힘으로 결정적인 순간을 낚아챌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당신이 쌓아온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적절한 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리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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