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만나는 아침을 여는 리추얼

나의 소중한 하루를 여는 준비 운동

by 밝음

며칠 만에 맞이하는 귀한 나의 아침이다. 아침은 어제도 왔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맞이하는 아침은 오랜만에 맞이하는 반가운 아침인 것이다.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 가장 먼저 일어난다.


새벽에 일어나 오롯하게 혼자서 시작하는 아침.

눈떠서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고 삶을 마주하는 시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 중 그 누구도 아닌 나와 가장 먼저 만나기.

그게 바로 나의 반가운 아침이다.




지난주 독감에 걸려버렸다. 내가 걸리고 연이어 온 가족이 옮는 바람에 비상이 났다. 당장 아픈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집중해야 했다. 좋아하는 아침시간도 갖지 못했다. 당연히 글 쓰는 일도 뒷전이 되었다. 지금 처한 현실이 속상하지만 그 마음으로 나를 치지는 않았다. 또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그 시간들을 가질 수 있고 가질 것이니까.


마음을 편히 내려두고 몸부터 보살폈다. 내가 좋아하는 아침을 여는 것도 글을 쓰는 일도 모두 건강한 몸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요히 몸을 보살피며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돌봄의 시간을 가졌다.


아직 평소의 체력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파서 뒷전으로 두었던 집안일도 조금씩 해갔다. 책도 몇 장 들춰볼 수 있었다. 오늘은 기운 내서 원래대로 새벽시간도 가졌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모닝페이지를 쓰는 일이다. 아무런 의무감도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냥 쓰는 글. 눈떠서 드는 생각들을 새하얀 종이에 탄생시키는 일. 그게 나의 첫 번째 하루일과이다.


우연히 쓰기 시작한 모닝페이지는 하루를 여는 나만의 방식이 되었고 나에겐 많은 힘을 주었다. 24시간이라는 나의 하루를 꾸려나가는데 방향키가 되고 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냥 어김없이 또 도착한 오늘을 살아내느라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내 하루의 주체자가 되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대면한다.


굳어 있던 몸을 갑자기 움직이면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운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꼭 준비운동을 챙긴다. 본 운동보다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아침 내면 글쓰기는 내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내 삶의 준비 운동인 셈이다.


삶은 늘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 1분 뒤에 당장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예측할 수 없어서 힘들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곳이 이 삶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 속에서 다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루의 출발에 자신만의 준비 운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상태를 점검하고 몸과 마음, 정신을 살펴주는 것이다. 꼭 글쓰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게 편한 준비 운동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


밤새 뭉친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는 것, 하늘을 보며 드넓은 내 마음을 느끼는 것, 따뜻한 물 한잔 소중히 넘기며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 모든 것이 명상이고 하루를 잘 살아가기 위한 준비운동이 될 수 있다.


내가 있기에 존재하는 이 하루.

나에게 당연하지 않은 오늘이라는 선물을 잘 사용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빈 노트를 펼치고 나와 마주해 본다.


안녕,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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