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리어 성장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최근 들어서 미팅을 할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HR을 좋게 생각하냐 혹은 하고 싶냐고 묻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 상대적으로 주니어일 때는 없었던 경험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만큼 내가 시니어/경력자가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거쳐온 회사들은 참 색깔이 뚜렷한 HR들을 하고 있었다.
이 회상은 내가 재직하던 당시의 HR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참고로 각 회사별 HR은 별도의 아티클을 통해 좀 더 한 개씩 깊게 회고할 것 같다. 급하게 생각나는 특징/색깔 중심으로 작성했기에 그들의 HR을 전체 담지도 못했고 특징적인 부분만을 적었다.
나의 개인적인 관점으로 기재를 했기에 실제 혹은 다른 분들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양해를 구한다.
[HMG] : 글로벌대기업, 관리형, 노무중심, 연공서열, 관료형, 제조업
근무 시점 :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첨예한 갈등상황이자 정몽구 회장님과 정의선 現회장님의 변화시점 (그에 따른 권력층의 변화에 따라 고려말 조선초 정세)
우리나라에서 의사결정에 국민과 정치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 (삼성은 노조가 없었기에 조금 다른 형태의 푸시를 받긴 하지만 양태가 다름)
노조라는 단순한 단체가 아닌 정치집단 (민주/정의당까지도 영향을 주는)을 품고 이해관계자로서 관리
무엇인가를 진행할 때 노조에게 책을 잡혀서나 이슈가 되어서도 안되기에 가장 보수적인고 안전한 의사결정 진행
하지만 사무직을 대할 때는 정말 오너의 의사에 따라왔다 갔다 가능한 곳
제조 생산시설 기반의 HR을 진행하기에 고정비 기준의 변동성이 낮은 HR제도 운영 가능
[비바리퍼블리카] : 핀테크 스타트업, 미국식 HR, 프로덕트 중심, 개인 역량 중심, 컬처중심의 서포트형 HR
근무 시점 : 시리즈 D투자 이후 ~ 유니콘 되고 난 이후. 80명에서부터 130여 명 규모. 자회사는 막 토스보험 설립. 3 months review, 3 Strike, 1.5배 보상 등
A를 넘어선 S급 인재에 대해서만 직접 아웃바운드 채용
빡신 수습(3 months review)을 통한 타이트한 검증
수습을 통과한 인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일한 기여를 한다는 전제하의 one-team 보상
동료로부터 받는 strike가 만든 과한 peer pressure, 이를 통한 모든 구성원의 몰입 강화
그만큼 업계 최고의 보상과 복지
조직과 맞지 않거나 저성과인 경우 기존 한국의 노무환경과는 다른 빠른 outplacement
Product 중심 silo 형태의 조직 구성 (1개의 silo는 PO를 필두로 개발자, 디자이너, DA 등으로 구성)
애자일하고 린하게 시장에 대한 기회를 바로바로 트라이하며 성장하는 조직
제일 고민 많이 하고 제일 몰입하는 앞장서는 대표 + 데이터/시장 기반의 프로덕트 우선 경영
[Yanolja] : 여행레저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st, 전략 기반, 숫자 중심의 조직관리, 비즈니스 기반 관리형 HR
근무 시점 : 시리즈 D투자 이후 ~ 유니콘 되고 난 이후. 800여 명에서부터 1200명 규모. 야놀자 플랫폼 카테고리 완성을 위한 M&A 완성 시점에서 클라우드 확장 변화 등
여행 레저 생태계 카테고리 완성을 위한 전략기반의 사업 확장
HRBP로서 사람중심보다는 조직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영향 미치는 관리형 HR체계
끊임없는 M&A와 이에 뒤따르는 PMI(post-merger integration)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value chain 형성 : 직영/프랜차이즈운영, 인테리어, 비품, 플랫폼, 키오스크, 클라우드 등
Function base로 구성된 조직으로 각 function별로 C급의 임원 구성
조직 성장 주기가 자주 발생하기에 리더급의 잦은 세대교체
전략을 기반으로 한 컨설턴트형 대표이사의 의사결정 + 경영 위임 후 컬처&브랜딩을 담당하는 창업자
[클래스101] : 에듀테크+콘텐츠 스타트업, 다이내믹하고 애자일한 비즈니스, 집단지성, MZ 문화, 수평적 HR
근무 시점: 시리즈 A투자 이후 ~ 시리즈 B투자 이후. 100여 명에서부터 350명 규모. 취미 클래스 커머스 비즈니스모델에서 카테고리 확장 후 구독 전환 이후. 평어문화에서 경어문화로 변화
초기 평어문화로 대표되었던 만큼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문화
시장을 선도하고 형성했던 만큼 끊임없는 PMF 검증 및 애자일한 비즈니스 도전
그에 따른 HR도 애자일하고 스피디하게 비즈니스 변화에 대응
주니어 중심의 one team 구조에서 급격한 시니어 증가에 따른 조직문화/구조 변화
컬처에 대한 몰입과 참여를 좀 더 액티비티 느낌으로 강조하여 하나의 조직 소속감 형성
코파운더&초기멤버 리텐션을 바탕으로 최초 창업 마인드 및 비전 유지
대표의 직관적인 의사결정 및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한 속도
위의 케이스들은 내가 직접 경험한 회사들을 위주로 작성했다. 물론 컨설팅/프로젝트 형태로 참여한 회사 혹은 간접적으로 겪은 회사들도 있긴 하지만 그 부분들은 내가 저렇게 직접적으로 작성하기엔 나 스스로도 부족하다 생각하기에 제외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는 각 회사의 HR스타일들이 다 잘 맞았고 잘 수행하였다.
노무 측면에서 본다면 현대차와 토스는 너무 반대일 것 같고, 관리 측면에서 본다면 야놀자와 클래스101은 너무 반대일 것 같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맞다! 실제 회사들의 문화나 HR은 굉장히 다르다. 단지, 그 속에서 HR을 단순히 바라보는 입장이 아닌 운영해야 하는 담당자 혹은 리드/헤드 입장에서라면 본질은 다르지 않다.
HR은 기본적으로 내가 행복하기 위해 내가 착하기 위해 내가 聖人이 되기 위해 하는 직무가 아니다. 회사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각각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에 조직/사람을 담당하는 영역이 HR인 것이다. 그렇기에 HR은 각각의 회사에서 어떤 제도 혹은 어떤 핵심가치를 추구하냐의 틀은 다를 수 있지만 어떻게든 회사가 잘되게 만들어야 하는 직무이다. (내 개인적 생각으로)
나는 스스로를 Professional 한 HR이라고 소개한다. 나의 프로다움이란 회사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내가 그 회사를 소화하여 어떻게든 가장 (그 회사에 맞는) 최선의 옵션을 제시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인력을 담당하는 것이다. 조직문화도 때에 따라선 드라이하게 또 때에 따라선 핫하게 내가 변할 수 있어야 한다. prologue 글에서 적은 것처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모드를 보일 수 있는 페르소나가 다양한 정치가와도 유사하다.
결국 이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 그리고 시장/세상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이냐를 HR적 관점에서 동일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은 개인의 영역일 뿐 어쨌든 해결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결과로 남게 된다.
잠깐 여담으로 한다면 스타트업 생활이 힘든 이유는 매 순간의 의사결정, 매 순간의 문제해결에 대해 너무도 빠르고 냉정하게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나의 능력에 대해서 너무도 빠르게 평가가 매겨진다. 한 번의 실패 후 그것을 만회하는 것 또한 평가에 속하게 된다. 그렇기에 문제를 해결함이 단순히 즐거운 마음일 수 없다는 것이 이 바닥 생활이 또 힘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다시 결론을 말하자면 이드는 사실 Professional 한 HR을 한다.
어떤 HR이든 다 할 수 있어요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할 수 있어요가 아닌 잘해야 하고 또 무조건 문제를 해결하는 HR을 한다가 맞을 것 같다. 과거 다양한 회사들의 다양한 HR을 했지만 하나의 공통점들은 있는 것 같다. 지금 와서 보면 다 크고 좋고 안정적인 회사로 보이지만 내가 있던 시절은 항상 혼란과 변화의 시기였고 그 속에서는 항상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소방수이자 해결수 역할을 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막 멋들어지게 회사를 어떻게 만들었다 이런 표현보단 어떻게든 꾸역꾸역 회사가 살아남게 해주는 HR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