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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Apr 16. 2023

[iid] 직원들이 나가요. 리텐션 진짜 중요한가요?

이드의 HR 개똥철학 시리즈 ②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최근 거시적 상황들이 변화함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힘든 것을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많이 듣고 있다. 

굳이 경제적 상황만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사회적 여론, 그리고 정책/제도 등에 따른 위기 상황들도 많이 있기에 경제적 상황이 제일 큰 요소긴 하지만 한정 짓진 않았다. (외부 환경과 별개로 자체 의사결정을 잘못하여 생긴 위기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최근 직원들이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나는 케이스가 많이 발생한다. 사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리텐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리텐션이란 말은 항상 모든 고객/모든 직원에 해당하는 말이기보다는 회사가 안 나갔으면 하는 직원들에 좀 더 포커스 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시장이 좋고 회사가 고속성장하고 대규모로 채용해도 항상 회사와 맞지 않거나 저성과자들은 나가면 좋겠고 일 잘하고 잘 맞는 분들은 계속 다녔으면 하는 마음은 동일하다. 쉽게 하는 접근법은 보상, 포지션(업무, 직책 포함), 조직 만족도, 대표/회사와의 rapport 정도가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것만을 주제로 쓴다면 더 많이 하겠지만 오늘은 놀랍게도 이 내용이 메인이 아니다)

보상 : 기본급, 사이닝보너스, 스톡옵션, 회사 성장, 보람/성취감

포지션 : 책임/권한의 확장 개념으로 직책 부여, 업무 확장, 조직 독립/확장

조직 만족 : 조직문화, 우수한 동료, 복리후생, 장기근속 보상, 가족 복지

대표/회사와의 관계: 회사 브랜딩, 정서적 / 개인적 rapport


다시 돌아와서 오늘 글의 요지를 먼저 쓰면 

리텐션은 다른 일반 지표들처럼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리텐션 또한 industry / Business model / 전략 / 성장 stage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리텐션은 착하고 나쁘다의 개념이 절대 아니다. 

(단, 퇴사과정에서의 법과 매너는 무조건 지켜져야 하며 존중되어야 한다)


뭔가 서론이 너무 길었던 느낌이 없진 않지만 난 기본적으로 회사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flow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계적으로 예전 GE(잭웰치 옹 ver) 스타일대로 무조건 하위 10%는 잘아야 한다 이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HR의 항상 제일 중요한 원칙(하나가 누구를 채용하고 누구에게 상을 주고 누구에게 벌을 주냐)을 고려할 때 건전한 조직은 회사에서 의도하지 않아도 flow가 발생한다. 


Flow에는 크게 보면 inflow가 있고 outflow가 있다. inflow는 채용이 될 수 있고 outflow는 퇴사가 될 것 같다. 여기서 회사주도의 outplacement인지 아니면 구성원들의 근속 자체가 짧은 형태의 이직/퇴사일지는 일단은 구분하지 않으려고 한다. (꼭 무조건 모든 비즈니스/회사가 규모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아니지만)

회사가 성장하겠다 한다면 당연히 inflow를 늘리고 outflow를 줄이면 되고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를 줄이겠다면 inflow를 줄이고 outflow를 늘리면 된다. 

사실 inflow에 대한 조절은 채용자체를 진행한다 안 한다의 영역이지만 outflow는 굳이 리텐션을 강화하지 않는 것도 outflow를 늘리는 방법일 수 있다.


스타트업들에서 조직문화와 안정성 이런 개념들이 굉장히 중요한 듯이 너무 전파되어 근속이 짧거나 리텐션이 약한 것을 굉장히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물론 핵심인재들은 튼튼하게 회사 내에서 잘 리텐션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나머지 인력에 대해서는 잘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 


생각보다 우리 사회엔 turnover가 높은 인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들도 많다. 예를 들어 물류 / 소비재 / F&B / 패션 등에서 우리는 본사 인력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네들의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인력들의 대부분은 생산시설, 유통시설, 그리고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는 판매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들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은 기본적인 형태가 정규직 직접고용보단 계약직이거나 때에 따라선 파견/도급형태로 운영된다. 


직접고용이 아닌 인력까지 고민되어야 하나요?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현재 스타트업에서는 기성 기업에서는 파견/도급으로 운영되는 인력들도 직접 고용해서 인하우스로 운영하는 곳들이 꽤 많다. 그 부분은 그 회사만의 철학과 전략으로 존중한다. 단순 인력 관리/운영의 효율성 대신 더 큰 성장성과 임팩트를 노린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우리가 아는 미국의 기업들도 인력관련해서 기성 관례랑 다르게 그렇게 함으로써 혁신을 일으킨 곳도 생각보다 많다. (가장 가까운 예시인 스타벅스부터)


다시 또 돌아와서 리텐션 이 세 글자는 다시 한번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회사 / 우리 스테이지 / 우리의 성장 전략에서 그것이 어느 정도 중요한 요소로 있는 건가. 당연히 숙련도가 높아지고 다들 안정적으로 근무하면 여러 코스트도 줄고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그로 인해 인력자원의 유연함이 줄어든다.


HRer이지만 비즈니스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드가 자주 말하듯이 단순히 착하고 나쁘다를, 옳다 그르다를 떠나 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해선 무엇이 맞는가, 무엇이 가장 효율/효과적인가 이 부분이 핵심이다.


비즈니스는 내가 위인전에 오르기 위해서, 뉴스에 나오기 위해서,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생계를 책임지고 또 그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사업적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서 열심히 또 운영되어야 한다. 리텐션을 좋게 하기 위해서가 그 회사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지 그냥 맹목적으로 홍익인간이나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한다면 그 부분은 전략으로 보기보단 철학의 영역이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부분은 다른 재무나 영업족에서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승전 급 마무리 같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사실 inflow이다. 내가 리크루터 출신이 아님에도 특히 스타트업 hr에서 채용이 중요하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모든 유연한 고민과 결정을 하려면 inflow가 엄청 튼튼해야 한다. 가볍고 유연하게 인력 정책을 가져가려면 그만큼 그때그때 대응하고 수급가능한 inflow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어떻게든 회사가 잘 성장하고 잘된다면 비록 짧게 근무할 지언정 그 분의 경력에는 그 회사가 분명히 도움이 되고 그만큼의 베네핏을 제공한다. 그리고 사관학교란 이미지를 싫어하지말라고 난 종종 얘기한다. 퇴사를 무조건 배신이라기보단 그 한명한명이 또다른 곳에서 회사의 브랜딩을 대신 해주는 것이기에 더 좋은 채용 브랜딩이 되기도 한다. 단순 남게하기 위함보다 서로에게 더 윈윈이 될 수 있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리텐션이라는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콘텐츠 쪽 비즈니스를 하던 지인 몇 분이 비슷한 질문을 주셔서 기성 콘텐츠업을 수행하던 생태계에선 어떤 지 같이 한번 보자고 이야기를 했던 적 있다. (방송계, 작가계, 영화계, 만화계 등). 그쪽에서도 당연히 어느 정도 최소한의 리텐션을 아예 무시할 순 없지만 사실 현재의 geek worker들이 원래부터 항상 활동하던 곳이긴 했다. 
※ 해당 영역 생태계에서의 근무환경에 대해 무시하거나 인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힘들고 어려웠고 열악했기에 그런 근무방식이었다고도 생각한다. 단지 최근의 몇몇 (대다수는 아직 아니지만) 해당 영역에서 그런 유연함을 바탕으로 잘 성공한 분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에 해당 영역을 마냥 부정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 글은 어떤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 이런 차원에서 쓰기보단 리텐션이란 개념에 대해 좀 더 폭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단어에 너무 갇혀서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고 하고 싶었다. 생각보단 난 내가 인하우스에서 일할 때나 자문 의견을 드릴 때도 이탈률/퇴사율 자체를 그것만을 절대화하여 이슈로 제기하지는 않는다. 전체 전략과 메커니즘 속에서 그것의 이슈화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쓰다 보니 굉장히 의식의 흐름처럼 두서없이 써져서 뭔가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아마 이런 글도 종종 나올 것 같아 미리 안내드리는 느낌정도로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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