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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Apr 13. 2023

[iid] HR에 대한 동상이몽 (VC편)

이드의 HR 세상만사 시리즈 ①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인터넷에 조금만 스타트업 HR이라고 치면 진짜 엄~~~ 청 많은 분들의 좋은 글들과 강의들이 나온다. 

난 사실 그런 글과 강의를 하시는 분들에 대해 각각의 경험들과 엣지들이 있다고 존중하기에 별도 평가나 비판을 하진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서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 단지 그렇다고 그런 이야기를 다 믿고 따라라는 말은 아니다. 수용하는 분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단순 맹신해도 되는 것은 종교로 충분하다.

그리고 업계에도 보면 이제는 컨설팅 업계나 대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커리어를 점프하신 분들도 많다. 그래서 이제는 뭔가 스타트업 HR (이라고 쓰고 뭔가 너무 구분 짓는 것 같아 첨언하자면 그냥 조금 새로운 회사들의 HR 정도로 수정)을 그래도 어떤 거겠지 정도는 알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VC 쪽 몇 군데랑 미팅할 일이 생겼다가 재밌는 경험을 하여 간단히 적어볼까 한다. 


참고로 이는 지극히 기업 내부에서 HR을 했던 담당자의 입장에서의 글이기에 그 부분은 양해를 부탁한다.

항상 그렇지만 글은 비판의 목적이 아니라 생각보다 이런 현실도 있다는 내가 느꼈던 생각 공유정도로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커머스 부대표 지인이 올해 처음으로 카카오 송금하기를 알게 된 것을 본 신선함 같은 느낌이다)






몇 군데 VC와 미팅하며 받았던 질문들이다 

HR은 일반적 function 조직인데 왜 그렇게 번아웃이 왔을까요? 
CFO를 뽑는다고 할 때 어떻게 뽑을 건가요?
CTO 혹시 누구 아는 분 있을까요? 어떻게 뽑을 건가요? 
HRBP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위 질문들이 왜 어색했는지 설명하기에 앞서서 일반적으로 회사 내부 직원들은 뭔가 회사 의사결정이 잘못되어 가거나 조직이 안 좋아지기 시작할 때 막연히 하나님을 찾듯이 우리 회사에 투자한 투자사들이 그래도 회사가 정상으로 되게 도와주거나 의견을 주겠지라고 기대를 하게 된다. 그 말은 다른 의미로 그만큼 VC들은 대표에게 때로는 직언을 제시할 만큼 스타트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겠지 와 같다. 


이 경험들은 나에겐 사실 실망보다는 그냥 그분들의 입장과 현실을 알게 된 것에 가깝다.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내가 인하우스에 있으며 여러 입장들을 겪다 보니 VC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을 뿐 돈을 투자하고 물론 투자한 회사로부터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는다 해도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실제 현장/생태를 아는 것은 너무도 다르다 생각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현장이 어떤 것이냐를 떠나 (정말 회사가 망할 정도가 아니라면) 재무적 결과만 좋다면 돈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질문들에 대한 해설]


HR은 일반적 function 조직인데 왜 그렇게 번아웃이 올까요? 

기능적 역할을 하는 HR도 분명 존재하지만 스타트업이 아수라장 / 혼란인 이유 중에 하나는 조직관리를 각 조직장들이 제대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조직들의 스테이지가 변하기에 조직장 들도 계속 적응하고 진화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공백들은 대부분 HR 쪽에서 서포트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기능조직만 하는 HR이라면 (난 개인적으로는) 그냥 아웃소싱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조직관리의 영역에 대해 사실 시스템/프로세스가 없는 곳들에서는 결국 개인기로 다 풀어야 하는데 누구의 개인기로 풀어야 하는가 이 부분이 사실 간과되기 쉬운 것 같다. 


CFO를 뽑는다고 할 때 어떻게 뽑을 건가요? 

CTO만큼의 트렌드 변화가 있지는 않지만 CFO 또한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대되는 역할이나 역량이 계속 달라진다. 스테이지에 따라 투자라운드가 메인인 CFO도 있고 상장이 메인인 CFO도 있고 좀 더 초창기에는 조직 관리형 CFO도 있다. 모든 역할을 다 잘하는 CFO라면 베스트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그때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에 따라서도 정말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CFO가 필요할 수도 있고 재무 쪽만 전담하는 CFO가 필요할 수도 있고 백그라운드도 IPO를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여의도 출신, 숫자 관리가 중심이냐에 따라 CPA출신, 아니면 내부 경영관리/재무관리 측면에서 기업출신이냐에 따라 등등


CTO 혹시 누구 아는 분 있을까요? 어떻게 뽑을 건가요? 

CTO들은 사실 요즘 세대교체가 빠른 것 같다. 세대가 지났다고 은퇴해야 한다 이런 게 아니고 너무 새로운 세대의 CTO분들이 많이 나타난다. 그 부분은 요즘 소규모 창업팀들이 많아지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지금 어떤 CTO를 안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 지속적으로 앞으로도 나타날 CTO분들에 대한 관심과 컨택/파이프라인 관리가 필요하다. .


HRBP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사실 HRBP 포지션을 알고 있어서 놀라긴 했다. HRBP 포지션은 아직도 사실 막연하고 뭔가 다할 수 있을 것 같고 시니어 같은 포지션 같고 그런 모호한 단어라고 생각하긴 한다. 그만큼 성격도 다양하기도 하지만 한국 HR씬에서는 자리 잡지는 못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때 질문에 대한 답은 회사가 속한 산업, 단계, 그리고 대표/기존 조직 방향성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하긴 했다. (최근 무인 주문/결제 기계들이 도입되고 도리어 어르신들은 그래서 주문을 포기하거나 더 직원들에게 묻는 일들이 발생하는 일들과 같이...)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내용들을 쓴 이유는 VC가 몰라서 문제다 나쁘다 이런 관점이 전혀 아니다. 그분들은 사실 회사를 보는 컷/뷰가 다른 것뿐이다. 인하우스 직원 입장에서 막연하고 몰랐기에 할 수 있었던 선입견에 대해 좀 더 다른 경험/현실을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다. 



참고로 위의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HR을 아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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