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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d] 조직 운영 방향성에 대한 주의사항 및 가이드

이드의 HR Quicknote

by iid 이드

[Edited by iid the HRer]

※ Quicknote는 '스타트업HR모험기'의 쇼츠(Shorts) 버젼으로 개인적인 경험/고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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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합은 설계가 아니라, 운영이 만든다


정반합은 추상적 철학이 아니다. 현실 안에서 작동하는 하나의 구조 원리이며, 실제 운영 속에서만 살아 있는 힘을 가진다. 설계란 종이 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감각되고 조정되며 다듬어진다. 따라서 HR은 이상적인 ‘가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가 조직 내에서 어떻게 반작용을 일으키는지 직시하고, 어떻게 균형을 조율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가치를 밀어붙이는 것은 쉽다. 자율, 수평, 위임, 창의성, 성과… 모두 좋은 말들이다. 그러나 좋은 것만을 강화하면, 반드시 그 반대편에서 시스템의 균열이 시작된다. 이 균형은 원칙으로는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 운영 안에서 긴장이 발생하고, 반작용이 드러나며, 리팩토링을 통해 다시 정렬되는 그 순환 구조 자체가 정반합의 본질이다.


조직에서 어떤 ‘운영 가치’를 강화하려는 순간, 반드시 반작용이 발생한다. HR의 역할은 그 반작용을 감추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것을 예상하고 ‘보완 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데 있다. 좋은 제도는 가치만 설계하지 않는다. 그 가치가 조직을 흔들지 않도록 ‘반대 축’을 함께 세운다.


✅ 자율(Autonomy)은 책임을 동반할 때만 유효하다

자율은 창의성과 몰입, 빠른 실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 없이 자율만 강조되면, 책임 회피와 우선순위 혼란이 나타난다. 실행 기준이 흐려지고, 누가 어떤 결정을 책임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순간 자율은 무력화된다.

균형 설계의 포인트는 자율을 선언하기 전에 ‘책임의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별 책임 범위(R&R)를 명확히 정하고, 결과 중심의 KPI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자율’이란 단어는 슬로건이 아니라, 책임 기반의 실행 프레임 위에서만 유효하다.


✅ 위임(Empowerment)은 방향성을 잃기 쉽다

위임은 실행 속도를 높이고 팀의 주도성을 강화한다. 하지만 전사 전략과의 연결이 약해지면, 각 팀이 각자의 방향으로 달리게 되고 조직은 분산된다.

균형 설계의 핵심은 ‘위임 = 무관여’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OKR 등 상하위 목표 연동 구조를 마련하고, 전략적 핵심 경로(Critical Path)는 여전히 본사 혹은 리더십이 통제해야 한다. 위임이란 자유가 아니라 설계된 여백이다.


✅ 수평성(Flatness)은 실행이 무너질 수 있다

수평 문화는 심리적 안정과 협업을 촉진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든다. 하지만 실행 리더가 명확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리더십이 공백 상태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실행 중심의 리더 체계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프로젝트마다 PM을 명시하고, Owner와 Decision Owner를 구분하여 최종 책임과 결정 권한이 명확히 흐르도록 설계해야 한다.


✅ 정량화는 기준이지 절대값이 아니다

정량 기준은 공정한 평가와 명확한 실행 기준을 제공한다. 하지만 수치만 강조되면 보여주기식 목표 달성, 질적 무시, 인간관계 왜곡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균형 설계는 수치를 보완할 수 있는 정성 기준을 함께 구조화하는 것이다. 협업 기여도, 실행 난이도, 과정의 일관성 등 맥락을 읽는 감각이 조직 전체에 퍼져야 진짜 정렬이 가능하다.


✅ 통제는 질서이지만, 신뢰가 없으면 위협이 된다

통제는 예측 가능성과 시스템 정교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지나치면 사람을 위축시키고, 책임 전가나 창의성 억제를 유발한다.

중요한 설계는 ‘선택 가능성’을 심는 일이다. 승인 체계를 갖추되, 실행자는 자기결정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출퇴근 시간 통제 대신 선택형 운영제, 절차보다 역할 중심 책임 선언 같은 설계가 대안이 된다. 통제는 억제가 아니라 신뢰 위의 규칙이어야 한다.


✅ 조직의 방향성은 조직의 통일성이 아니라, 흐름의 조율이다

방향성은 전략적 일관성과 자원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전사 목표만 고집하면 팀별 유연성이 사라지고, 실무의 민첩성이 죽는다.

HR의 역할은 형태의 일치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팀의 맥락이 전사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다. OKR과 로드맵을 기반으로 하되, 팀별 우선순위와 맥락을 반영하는 구조적 유연성을 설계해야 한다.


✅ 성장 중심은 속도이자 과잉의 유혹이다

성장은 외형과 동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지만, 내부 소화력보다 빠른 확장은 리소스 붕괴, 고용 실패, 조직 피로를 낳는다.

균형 설계의 포인트는 ‘조직 소화력’의 수치화다. 인력 증가 시 온보딩 가능 역량, 커뮤니케이션 구조, 보고체계의 적정성 등을 병행 진단해야 한다. HR은 확장보다 ‘유지 가능한 확장’을 설계해야 한다.


✅ 변화를 강조하면 불안정이 커지고, 반복을 강조하면 감각이 무뎌진다

변화는 민첩성과 혁신을 가져오고, 반복은 안정과 효율을 가져온다.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면 혼란 또는 매너리즘이 발생한다.

좋은 균형은 변화와 반복을 구조화해 루틴 안에 실험을 심는 것이다. 예를 들어 90%는 정해진 방식, 10%는 실험 적용 같은 설계. 변화와 안정이 공존하도록 루틴을 조정해야 진짜 적응력이 생긴다.


✅ 인재 중심은 선명하지만, 기준/정책이 없으면 무너진다

좋은 사람은 성과를 만든다. 그러나 좋은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구조는 불안정하다.

핵심은 ‘사람이 아니라 역할과 구조에 책임이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누가 하든 같은 품질이 나오는 R&R 기반 시스템, 정보 공유의 자동화, 대체 가능성 확보가 필수다. 사람은 조직을 살리지만, 구조가 그 사람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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