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개인적인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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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기에 앞서, 아래 글은 "Growth Hiring 2025 세미나" 에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요즘 많은 회사가 채용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채용이 정말 어렵습니다. 우리가 뭔가 더 잘해야 하는데….” 문제는 ‘잘해야 한다’는 말이 늘 지나치게 막연하다는 점이다. 잘하려면 뭘? 리크루터를 더 뽑아야 하고, 브랜딩도 해야 하고, 채용 사이트도 새로 만들고, 노션 페이지도 꾸미고, 서치펌도 다 계약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낀다. 물론 회사에 인력·돈·시간이 무한하다면 모든 전략을 동시에 돌려도 된다. 하지만 현실은 대기업조차도 그런 운영을 감당하기 어렵다. 스타트업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우리 회사에 지금 가장 필요한 채용 전략은 무엇인가?”
나는 여러 스타트업에서 HR을 하며 이 질문을 수없이 마주했다. 그리고 결론은 단순했다. “채용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전략의 문제다.” 지금 소개할 8가지 채용 전략은 책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제 스타트업 씬에서 등장하고 확산되고 사라지고 다시 돌아온 흐름을 기반으로 만든 구조다. 그 전략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고 어떤 회사에서 유효했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작동했는지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전략은 만능형이 아니라 정합성형이다.
전략을 보기 전에 먼저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왜 이런 전략들이 등장했는가?”
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전략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적용에 실패한다.
과거의 채용은 철저히 Selection, 즉 지원자 평가 중심 구조였다. 공채로 대표되는 대규모 일괄 선발 방식, 직무 전문성보다는 스펙·학력 중심 평가, 기업이 인사권을 독점적으로 소유하는 구조, 기술 기반 채용 도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시대. 이때의 채용은 조직이 원하는 기준으로 ‘많은 사람을 한 번에 뽑는 방식’이었고, 지원자는 그 안에서 수동적 위치에 머물렀다.
그러나 오늘날 채용은 Acquisition, 관계·유입 중심 구조로 완전히 이동했다. 기업이 먼저 인재에게 접근하고, 후보자와 관계를 쌓고, 경험을 설계하는 능동형 구조다. IT기술의 발전으로 채용 프로세스는 자동화·데이터화되었고, HR은 단순 평가자가 아니라 ‘전략 및 운영 설계자’로 역할이 재편됐다. 후보자 역시 더 이상 일방적으로 평가받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과 관계를 맺고 경험을 검증하는 능동적 주체다.이 극적인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기술의 진화 + 세대의 변화 + 시장 구조 변화라는 세 가지 흐름이 한 지점에서 만나면서 생긴 ‘필연적인 결과’다.
✅ 기술의 진화 – 채용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를 다루는 일로 바뀌었다
ATS와 채용 플랫폼 중심 구조가 확립되면서 채용은 하나의 기술 직종처럼 변화했다. 과거엔 공고·입사 과정이 각각 따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전 과정이 통합 관리되며, 지원자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전환율·리드타임·채널별 성과를 분석해 채용의 효율을 숫자로 보여줄 수 있고, 후보자 풀 관리·컨택 시스템·재접촉 관리 등 관계 기반 운영이 가능해졌다. 기술이 채용의 난이도를 낮춘 게 아니라 채용의 품질 기준을 더 높여버린 것이다. 지원자 한 명 한 명의 여정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유입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다”가 아니라 “어떤 채널에서, 어떤 소재로, 어떤 메시지를 통해 전환되는가”까지 다뤄야 하는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세대 변화 – ‘평생직장’에서 ‘성장 가능성’으로 기준점 이동
세대는 더 이상 조직을 생애 단위로 선택하지 않는다. 평생직장 개념이 붕괴되며, 구성원들은 ‘성장’ 중심으로 커리어를 선택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회사 인지도보다 실제 정보와 스토리를 탐색하며, 외부 시장을 스스로 비교·검증하는 주체적 태도를 갖게 되었다. 지원자는 “이 회사가 나를 뽑아줄까?”보다 “이 회사가 나에게 어떤 기회를 줄까?”를 묻는다. 직무 레벨링, 리더십 스타일, 업무 강도, 조직 구조와 같은 정보는 이전보다 훨씬 투명하게 공유되고, 지원자는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 선택한다. 창업·프리랜서·프로젝트 단위 협업 등 다변화된 경로도 고려하며, 한 조직에 오래 머무는 것이 목표가 아닌 시대가 되었다.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던 시대는 끝났고, 지원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시대가 되었다.
✅시장 변화 – 산업 속도는 더 빠르고, 수요는 폭발과 급감을 반복한다
산업 변화 속도가 빨라지며 인력 수요는 폭증과 감소를 반복하는 구조가 되었다. 오늘 필요한 인재가 내년에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이 3개월 만에 열리고 닫히기도 한다. 회사들은 장기 인재 육성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경력자를 선호하게 되었고, 인프라보다 인재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테크·커머스·핀테크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서는 역할 범주 자체가 재편되며, 직무 전문성의 정의도 계속 변화한다.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채용은 안정적인 ‘선발형’이 아니라 유연한 ‘획득형’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즉, 필요한 순간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채용 전략의 변화는 단순히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채용 철학 자체가 다르게 진화한 결과다. 과거 대기업은 공채·서치펌·산학연계라는 인재 공급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인력을 확보했다. 성장 예측이 가능했고, 인력 수요가 비교적 일정했기 때문에 대규모 선발과 계획적 충원이 충분히 작동했다. 필요한 인재를 외부 파이프라인에서 받아오는 식의 공급망 구조였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채용을 운영해야 한다. 산업 변화 속도가 빠르고, 조직 구조가 자주 바뀌고, 투자·매출·제품 전략에 따라 인력 수요가 즉각적으로 요동친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채용 전략은 목적 중심(Why)·성과 중심(Impact)·즉각적 반응형(Agility)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공채나 서치펌 같은 정적 구조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력과 직결된다.
이 배경 위에서 스타트업 채용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직접 영입형 / 마케팅형 / 인력 유연형)으로 재편되었고, 이 세 축 안에서 8가지 대표 전략이 등장했다. 그 순서 역시 시대적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그리고 매우 논리적으로 발전했다.
직접 영입형(Direct Acquisition): 회사가 인재에게 먼저 다가가고, 필요 인력을 즉시 확보하는 전략
마케팅형(Marketing-based Hiring) : 회사를 ‘보여주는 방식’을 바꿔 인재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만드는 전략
인력 유연형(Flexible Talent Strategy) : 내부 인력만으로 수요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유연한 방식으로 리소스를 확보하는 전략
아웃바운드 타겟팅은 스타트업 성장 초기에 가장 먼저 확산된 전략이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확장하던 시기, 토스·뱅크샐러드 같은 회사는 인지도가 약한 상태에서도 필요한 인재를 찾아가기 위해 내부에 소싱 전문 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시장은 지금보다 단순했지만 핵심 인재는 훨씬 귀했기 때문에 지원자를 기다리는 채용으로는 절대 경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리크루터는 단순 운영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인재를 탐색하는 ‘채용 세일즈’ 역할을 해야 했다. “우리 회사가 좋은 곳입니다”라는 메시지보다 “우리 팀은 지금 이런 문제를 해결 중인데 당신의 역량이 꼭 필요합니다”라는 문제 중심 설득이 강력하게 작동했다.
이 전략의 기대효과는 매우 명확하다. 우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직접 확보할 수 있어 희귀 직군·리더급 채용에 특히 유리하다. 또 회사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도 성과를 낼 수 있어 성장 초기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후보자에 대한 장기 관계 데이터가 쌓여 재접촉·재설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계 기반 자산’이 된다. 다만 리스크도 크다. 리크루터 역량 편차에 따라 성과가 극적으로 갈리고, 동일 후보에게 무리하게 접근하면 회사 브랜드에 대한 피로도를 높여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체계화되지 않은 메모 기반 관리로는 재접촉이 어렵고 관계 자산이 단절되기도 한다.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개인 소싱이 아니라 ‘팀 기반 소싱 시스템’이다. 전환률·메시지·연락 로그·후보자 반응을 팀 단위로 관리하고, 모든 접점을 ATS 기반으로 기록해 장기적 관계 풀을 구축해야 한다. 소싱은 단순히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인재를 ‘누적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아웃바운드는 단기 채용 수단이 아니라 회사의 전략 자산을 만드는 장치다.
인바운드 브랜딩은 “지원자가 먼저 회사를 탐색하는 구조를 만드는 전략”이다. 아웃바운드가 능동적 접근이라면, 인바운드는 회사의 일하는 방식·문화·가치·사람을 외부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블로그·유튜브 등 조직의 일상을 담은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해 “어떤 회사인지 스스로 느끼게 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와이즐리는 노션 채용 사이트 하나로 스타트업 씬을 뒤흔들었는데, 공식 사이트보다 현실적이고 생생한 차별성 잇는 콘텐츠를 담은 페이지가 지원자에게 훨씬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그 뒤 채용 브랜딩 컨설팅·콘텐츠 기반 브랜딩이 시장에 급격하게 퍼졌다.
기대효과는 자발적 유입 증가·브랜드 신뢰 상승·서치 비용 절감이다. 특히 회사 내부 구성원이 “우리는 이렇게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내부 브랜딩 효과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위험성도 상당하다. 외부 메시지와 내부 현실이 불일치하면 입사 후 조기 이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부정적 후기·브랜딩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인바운드 브랜딩은 단발성 이벤트로는 절대 효과가 나지 않는다. 콘텐츠의 일관성·발행 주기·정보 품질이 떨어지는 순간 브랜딩 피로도가 발생한다.
따라서 운영 전략은 철저한 정기 발행 체계(분기/반기)와 스토리 중심 구성이다. 회사 소개보다 “실제 사람이 해결한 문제·프로젝트 스토리·직무 난이도·성장 과정”을 중심에 둬야 한다. 초기에는 자체 채널 중심의 오가닉 유입을 강화하고, 콘텐츠의 완성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인바운드는 홍보가 아니라 ‘자발적 탐색 구조’를 설계하는 시스템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기반 채용은 커머스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등장한 전략이다. 마케팅·콘텐츠 조직을 보유한 기업들은 채용 운영에서도 당연히 “전환 중심 구조”를 도입했다. 레브잇은 HR 조직이 사실상 없던 시절, 광고 세팅만으로 대량의 지원자를 확보했다. 플렉스는 브랜드 콘텐츠와 채용 퍼포먼스를 결합해 영업·홍보·채용을 하나의 Funnel로 묶어내는 운영 모델을 만들었다.
퍼포먼스 채용의 강점은 즉각적인 유입 확대다. 클릭·지원·면접·입사까지 각 단계 전환률 데이터를 통해 채용 성과를 투명하게 분석할 수 있고, 광고비 대비 효과(ROAS)를 측정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도 확보된다. 또한 기존 채용 플랫폼 외에도 검색 광고, SNS 광고 등 다양한 신규 채널로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도 크다. 관심은 많지만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가 몰릴 수 있으며, 광고 타겟팅이 조금만 틀려도 예산이 빠르게 소진된다. A/B 테스트·랜딩 페이지 수정·크리에이티브 교체 등 운영 리소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흔한 문제다.
운영 전략의 핵심은 Funnel이다. 직무별 타겟을 세분화하고 광고 메시지·비주얼·랜딩 페이지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전환률이 낮은 소재는 즉시 교체하고, 각 직무별 전환 패턴을 분석해 채널 믹스를 조정해야 한다. 퍼포먼스 채용은 “지원자 수가 많아지는 전략”이 아니라 “전환되는 적합자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볼륨 하이어링은 쿠팡·토스처럼 사업 확장 단계에서 대규모 인력을 단기간 내에 확보해야 했던 기업들이 도입한 전략이다. 물류센터·고객센터·자회사 등 신규 조직이 빠르게 생기면서 기존 채용 방식만으로는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투자 직후에는 “두 달 안에 인력 몇백 명을 확보해야 한다” 같은 미션이 흔했다. 이때 도입된 것이 프리랜서 리크루터 풀·명확한 인센티브 체계·중앙 통제형 ATS·현장 배치·교육까지 연결된 One-flow 채용 모델이었다.
볼륨 하이어링의 기대효과는 매우 직선적이다. 단기간 대규모 충원으로 운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고,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대규모 신사업 론칭·시장 선점을 위한 인력 확보 같은 상황에서는 이 전략이 사실상 유일한 답이다. 하지만 단점도 크다. 속도 중심 운영은 적합도 검증을 약화시키고, 입사 후 조기 이탈을 증가시킨다. 리크루터가 많아질수록 커뮤니케이션 충돌·질 관리 문제도 심해질 수 있다.
운영 전략은 표준화와 역할 분리다. 리크루터 간 역할을 세분화해 충돌을 줄이고, ATS로 후보자 상태를 일원화해 중복 접촉을 방지하며, 채용→배치→교육까지 연결된 흐름을 따라 운영해야 한다. 볼륨 하이어링은 시스템이 90%고 사람의 역량은 10%다. 즉 운영 체계가 있어야만 성과가 나오는 전략이다.
커뮤니티 기반 채용은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부상한 전략이다. 광고 중심 채용은 클릭 수에 비해 실제 전환율이 낮아지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신뢰는 부족해진 시장 흐름에서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자연스러운 관계 기반 유입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원티드·인프런은 슬랙·오픈채팅·웨비나 등 비공식 커뮤니티를 조직의 확장된 채널로 활용하며 채용뿐 아니라 고객·팬덤·인재풀을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전략은 단순 유입이 아니라 ‘관계·명성·지속성’이 결합된 구조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채용 방식보다 장기적인 효과가 크다.
커뮤니티 채용의 기대효과는 신뢰 기반 유입·높은 전환율·자연스러운 리퍼럴 형성·비용 효율성 등 매우 강력하다. 특히 커뮤니티는 ‘즐겨찾기가 아닌 상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원자 관점에서 심리적 장벽이 낮고, 기업을 일회성 공고가 아니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려할 점도 만만치 않다. 운영자 한 명이 바뀌어도 커뮤니티 분위기는 즉각 변하고, 홍보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면 신뢰가 빠르게 무너진다.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고, 내부 팀이 실제로 커뮤니티를 신경 쓰지 않으면 운영 동력이 즉시 사라진다.
그래서 커뮤니티 채용은 커뮤니티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운영 기술이 핵심이다. 웨비나·Q&A·오프라인 모임·정기 콘텐츠 등 반복 접점을 계획적으로 설계하고, 구성원이 “이곳에 오면 도움이 된다”는 경험을 유지해야 한다. 채용을 드러내기보다는 가치 있는 정보·경험·교류가 중심이어야 신뢰가 유지된다. 결국 커뮤니티 채용은 홍보가 아니라 관계를 관리하는 브랜딩형 운영 전략이다.
인턴십 전략은 단순한 청년 채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미래 인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구조적 장치”다. 특히 전략·데이터·리서치처럼 고도의 분석·문제 해결 중심 직무에서는 단기간에도 인턴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조직이 해당 인재의 잠재력과 적응력을 깊이 검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체험형 인턴십 대신 실무 프로젝트 기반 인턴십을 도입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업무 난이도를 낮춰 억지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팀의 미션을 작은 단위로 나눠 맡기면서 인턴이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기대효과는 조기 검증·전환 리스크 감소·인건비 부담 감소·조직 적응력 높은 인재 확보 등 다양하다. 특히 인턴십은 입사 직후 성과를 빠르게 내야하는 스타트업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잘못 설계된 인턴십은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역할이 불명확하면 인턴의 학습·동기 모두 떨어지고, 내부 구성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며, 인턴이 경험을 외부에 공유할 때 브랜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 세대는 리뷰·후기 영향력이 커서 인턴십 실패는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곤 한다.
따라서 인턴십 운영은 단순 멘토 배정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채용 프로그램’으로 봐야 한다. 실무 기반 프로젝트 설계, 명확한 평가 기준, 피드백 주기, 멘토링·리더십 역할 정리, 최종 발표 구조 등 체계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특정 대학교·전문 커뮤니티·직무별 네트워크와 협업해 소싱의 질을 높이고, 과정 자체를 브랜딩 콘텐츠로 활용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잘 운영된 인턴십은 단순 프로그램을 넘어 회사의 미래 인재풀 자체가 된다.
긱이코노미 전략은 “전문가를 상시 고용하지 않고도 프로젝트 기반으로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해지면서 확산되었다. 게임·콘텐츠·헬스케어·F&B 같은 산업에서는 업무가 특정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고,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상시 채용으로 유지하기엔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 채용→적응→성과까지 기다릴 시간이 부족한 조직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바로 투입하는 것이 훨씬 비효율을 줄여준다. 디자이너·PM·데이터 분석가·마케팅 전문가 등 특정 직무는 이미 긱 생태계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스타트업은 이 인재풀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긱이코노미의 기대효과는 시간·비용·전문성 세 축에서 모두 크다. 필요 시점에 바로 역량을 투입할 수 있고,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서 조직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내부 구성원이 경험하지 못한 전문성을 빠르게 흡수하는 학습 효과까지 생긴다. 하지만 리스크도 명확하다. 긱 인력은 조직 소속감이 약해 장기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고, 성과 관리가 어렵고, 보안/IP 이슈·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프로젝트 스코프가 불명확하면 갈등·납기 지연·추가 비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운영 전략은 목적과 스코프를 ‘레이저처럼 명확하게’ 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프로젝트 목표·기간·승인 기준·성과 지표를 사전에 정리하고, 접근 권한 및 보안 규정·산출물 소유권까지 계약 단계에서 클리어하게 규정해야 한다. 단기 파일럿 협업을 통해 적합도를 검증하고 장기 협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다. 결국 긱이코노미는 내부 인력 중심의 고정적 조직 구조를 넘어, 외부 전문성을 조합해 조직의 역량을 유연하게 확장하는 경영 전략이다.
M&A는 인재 확보 전략 중 가장 강력하고 동시에 가장 복잡한 전략이다. 야놀자·무신사처럼 기술·조직·핵심 인재가 경쟁력의 본질이 되는 산업에서는 일반 채용 방식으로는 시간·품질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한 명씩 데려오는 방식”보다 “조직 단위로 역량을 통째로 확보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일 때가 많다. M&A는 바로 이 구조적 필요에서 등장한 전략이다.
M&A의 기대효과는 기술·제품·인재·노하우를 한 번에 확보하는 것이다. 신규 사업 진입 리스크를 줄이고, 채용 리드타임을 극적으로 단축하며, 외부 조직의 강점을 내부와 즉시 결합할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는 훨씬 크다. PMI 과정에서 문화 충돌·리더십 불일치·핵심 인력 이탈이 쉽게 발생하고, 기존 조직이 방어적으로 변하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M&A는 재무·전략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사람·문화를 통합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성공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그래서 M&A 전략의 핵심은 DD(실사) 단계부터 HR이 깊이 관여하는 것이다. 핵심 인력 리스트를 선별하고, 리텐션 플랜을 설계하며, PMI 로드맵을 단계별로 세분화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조직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문화와 신규 조직이 함께 성과 중심으로 움직이게 구조를 재정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합치는 것’보다 ‘유지하며 하나로 묶는 것’이 더 어렵다. 제대로 된 M&A는 채용보다 훨씬 깊은 조직 운영 전략이며,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채용 전략을 선택하는 일은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 겉으로 보면 “필요한 전략을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회사 안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변수가 동시에 작동한다. 어떤 팀은 ‘이번 달 안에 반드시 한 명을 뽑아야 한다’고 하고, 어떤 팀은 ‘적합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몇 달이 걸려도 된다’고 말한다. 대표는 속도를 요구하지만, 리더는 적합도를 요구하고, HR은 운영 리소스를 계산한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포지션별로 절박함의 강도가 완전히 다르고, 인력 수요의 결은 부서마다 다르다. 결국 채용 전략은 “좋아 보이는 전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처한 현실·제약·압력·우선순위를 모두 감안해 가장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선택을 고르는 과정이다.
더 어려운 점은 성장 속도와 리소스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회사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을 확장하며 투자도 받지만, 브랜드 인지도·채용 예산·리크루팅 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채용 전략은 항상 “지금 당장의 수요”와 “1~2분기 뒤의 미래 수요” 사이에서 균형 잡기 게임을 해야 한다. 어떤 전략은 단기 성과는 좋지만 리스크가 크고, 어떤 전략은 장기적으로 좋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렵다. 채용이 어려운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 ‘서로 다른 시간 축’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점이다.
채용 전략을 고른다는 것은 사실 “우리 회사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해석하는 일과 같다. 팀 성숙도, 조직의 피로도, 내부 의사결정 방식, 예산 유무, 대표의 스타일, 리더들의 현실적인 우선순위, 이런 모든 것들이 채용 전략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론적 분류가 아닌 실제 스타트업 현장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식에 따라 성장 단계별 전략 조합을 정리한다. 추천이라기보다는 “이 단계에서는 이런 전략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는 경험 기반 가이드에 가깝다.
✅ 초기 단계 (Seed ~ Pre-A) — 핵심 인재 확보가 생존과 직결되는 시기
초기 단계는 브랜딩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기엔 리소스도, 스토리도, 전환 기대값도 낮다. 이 시기의 정답은 복잡하지 않다. 직접 데려오는 전략이 가장 확률이 높은 전략이다.
아웃바운드 타겟팅: 초기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인재가 스스로 회사를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핵심 인재에게 직접 접근해 문제 중심으로 설득하는 방식이 유일하게 효과적이다. 첫 엔지니어·첫 PM·첫 디자이너 같은 사람들은 단순 공고로는 오지 않는다. 회사가 자신들의 문제를 얼마나 명확히 정의하고 있는지가 전환력의 핵심이 된다.
긱이코노미 일부 활용: 상시 고용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전문성(초기 UX 디자인, 초기 마케팅 세팅, 초기 데이터 분석 등)을 외부 전문가에게 단기 투입하는 방식은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성장 단계 (Series A ~ B) — 조직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포지션이 늘어나는 시기
성장 단계의 핵심은 브랜딩으로 신뢰를 만들고, 퍼포먼스로 유입을 확보하고, 일부 볼륨으로 운영 공백을 막는 조합 전략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채용 체계가 ‘시스템’처럼 돌아가기 시작한다.
인바운드 브랜딩: 이 단계에서는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구조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를 외부에서 인식하게 된다. 구성원의 스토리·프로젝트·문화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자발적 유입을 만든다.
퍼포먼스 마케팅 채용: 채용 포지션 수가 늘어나고 직무별 채용이 연속적으로 열리면서 전환률 기반의 Funnel 운영이 큰 효과를 낸다. 채용을 마케팅처럼 운영하는 방식은 이 단계에서 비로소 장점이 드러난다.
소규모 볼륨 하이어링: 고객센터·운영팀처럼 인력이 일정 주기로 다수 필요한 팀이 본격 등장하면서 소규모라도 표준화된 볼륨 채용이 필요해진다.
✅확장 단계 (Series C 이후) — 시장·제품·조직이 동시에 확장되는 시기
확장 단계는 단순 채용이 아니라 “인력 공급망을 설계하는 단계”다. 채용이 사업 속도와 연결되기 때문에 전략 조합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인바운드 + 퍼포먼스 결합: 유입의 양과 질을 모두 관리해야 하므로 브랜딩과 퍼포먼스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브랜딩은 신뢰를 만들고, 퍼포먼스는 유입을 만들며 서로를 보완한다.
볼륨 하이어링(확장 적용): 운영팀·영업·고객센터 등 대규모 조직이 비약적으로 커지며 채용 공백이 곧 운영 장애로 이어지므로 볼륨 하이어링은 전략이 아니라 ‘운영 인프라’가 된다.
인턴십 전략 고도화: 미래 리더·핵심 직군을 조기 확보하는 인턴십의 전환 구조는 회사 성장 곡선을 지탱하는 중요한 장치다.
커뮤니티 채용: 중급~시니어 인재는 이미 정보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신뢰 기반 커뮤니티가 매우 효과적이다.
✅안정기 (Maturity Stage) — 유지력·정합성·리텐션 중심의 채용 전략이 필요한 시기
안정기 단계의 핵심은 조직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다. 속도보다 “정확한 적합성”이 훨씬 중요해진다.
브랜딩 기반 인바운드 + 커뮤니티 채용: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자연스러운 유입과 신뢰 기반 전환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단번의 ‘대량 유입’보다, ‘안정적인 좋은 유입’이 훨씬 중요하다.
인턴십 전환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적합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장기 문화 적합성이 높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긱 기반 전문 투입: 프로젝트성 전문역량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고정비를 줄이고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M&A 기반 인재 확보: 핵심 기술·핵심 인재·조직적 역량을 한 번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때 사용되며, 확장보다 유지와 정합성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채용에서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채용 전략은 그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어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사람과 일의 관계를 정의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선택한 전략은 결국 그 조직의 미래 모습을 결정한다. 속도를 선택한 회사는 속도를 닮아가고, 신뢰를 선택한 회사는 신뢰를 중심으로 성장하며, 유연성을 선택한 회사는 유연한 운영 구조를 만들어낸다. 전략 선택은 채용 방식에 관한 결정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회사의 성장 방식을 결정하는 ‘철학의 선택’에 가깝다.
그리고 전략은 언제나 트레이드오프를 동반한다. 어떤 전략은 혁신을 얻고 대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어떤 전략은 안정성을 얻는 대신 속도를 잃는다. 어느 것도 완벽한 선택은 없다. 그래서 전략의 진짜 중요성은 ‘무엇을 선택하는가’보다 ‘무엇을 포기하는가’를 스스로 알고 결정하는 데 있다. 결국 회사의 자원, 리더의 의사결정 방식, 조직의 성숙도, 사업의 우선순위가 모두 드러나는 곳이 바로 채용 전략이다. 전략을 선택하는 순간, 회사는 그 선택에 맞는 환경을 만들고 그 전략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채용은 단순히 “사람 뽑는 일”이 아니다. 채용 전략은 조직이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문을 여는 방식이며, 회사가 어떤 속도로 어디까지 갈 것인지 결정하는 성장 엔진이다. 잘 만든 전략은 HR의 일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힘이 되고, 잘못된 전략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업의 궤도를 바꾸는 리스크가 된다.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방향이며, 흐름이 아니라 구조다. 결국 채용 전략의 중요성은 사람을 데려오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선택 그 자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