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품위 유지 비용 (IT 솔루션, 코칭/자문)

취중잡담(醉中雜談) - 술김에 적는 솔직한 이야기들

by iid 이드

‘취중잡담(醉中雜談) - 술김에 적는 솔직한 이야기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지인들이 익명으로 참여해, 술자리에서나 나눌 법한 솔직한 생각과 이야기를 가볍지만 진지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프로젝트입니다.



스타트업의 품위유지비용, 그 불편한 진실

이 글을 쓰는 것이 솔직히 조심스럽다. 주변에 관련된 사람들도 많고,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특정 사람이나 직업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구조 자체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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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화의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급성장기에 핵심인재들을 채용하는 일도 많이 했고, 반대로 조정 국면에서 효율화 작업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과투자 구간에서 생산성 진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어김없이 위기가 찾아온다. 그 시기마다 해온 작업들이 바로 '조정'이었다.


조정의 핵심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재무 구조 관점에서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다만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비용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으로 조절 가능한 영역이 인건비라는 점 때문에, 결국 그쪽으로 방향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은 노동법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런데 매번 재무 상황이 악화된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사람을 과도하게 채용한 것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더 무겁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품위유지비용'이었다. 이 비용들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펴보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 발생하기 시작하면 쉽게 줄이기 어렵다.




① IT 솔루션이라는 늪


IT 솔루션의 유혹

한국에서 글로벌 IT 솔루션들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역할이 컸다. 슬랙, 링크드인, 노션, G Suite, 세일즈포스, 각종 ERP, Atlassian 제품군, AWS 등 익숙한 이름들이다.


이러한 툴들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비용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발생한다. 이 툴들은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든다. 일단 도입하고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가 해당 툴에 맞춰지면, 데이터가 쌓이고 구성원들이 익숙해지면서 전환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현상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특이한 도입 패턴이다. 초기에는 무료나 기본 플랜을 쓰다가, 투자를 받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갑자기 최상위 엔터프라이즈 계정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실제 필요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기본 플랜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업무를 위해 몇 배의 비용을 지불하며 프리미엄 기능들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툴 제공 업체들도 이 패턴을 잘 알고 있다. 고급 계정을 도입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 초대, 우수 사례 발표 기회 제공, 각종 시상 등의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이는 해당 회사의 대표들에게 일종의 사회적 인정과 성취감을 제공하며,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고급 계정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고급 계정의 주요 기능 중 보안 강화는 그다지 활용되지 않는 반면, 관리자 권한 확대 기능, 즉 구성원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에 대한 선호도가 유독 높다는 점이다.


구조조정 현장에서 마주하는 역설

턴어라운드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답답한 순간은 이러한 IT 솔루션 비용을 마주했을 때다. 표면적으로는 사람을 위해 도입한 툴이지만, 대부분 연단위 계약에 중도 해지 시 상당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사람을 위해 도입한 도구의 비용은 계약상 건드릴 수 없고, 결국 그 도구를 사용할 사람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본래 순서라면 먼저 과도한 툴 비용을 정리하고, 그 다음에 조직 구조를 검토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사람이 먼저 떠나고 나서야 텅 빈 계정들을 정리하게 된다.


여러 번의 구조조정을 거쳐 효율화된 스타트업들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과거에 도입했던 글로벌 IT 솔루션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해지했다. 그들은 뼈아픈 경험을 통해, 화려한 툴보다는 실제로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만으로도 충분히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례들이 널리 공유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한때 비싼 툴을 썼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성공 스토리로 포장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주변의 많은 대표들에게 초기부터 과도한 IT 솔루션 도입을 경계하라고, 특히 비싼 엔터프라이즈 계정은 정말 필요한 시점까지 미뤄도 된다고 조언하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목격한다.




② 코칭과 자문의 함정


고문, 자문, 코칭: 전문성과 품격 사이

또 다른 주요한 품위유지비용으로 코칭, 고문, 자문 비용을 들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명확히 해두고 싶다. 모든 외부 전문가 영입이나 코칭이 불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조직에 필요한 전문 영역이지만 회사 규모나 상황상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내재화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아웃소싱하는 것은 오히려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실제 필요가 아니라 '품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다. 고문이나 자문의 경우, "우리 회사에는 이런 사람도 고문으로 계십니다"라는 형태로 화려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을 모시는 경우가 많다. 월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을 지급하거나, 몇 년 전까지는 구주를 제공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고문이나 자문이 실제로 회사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거나, 규제 당국과의 협상을 돕거나,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만약 정말로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고문이나 자문이라면, 그 사람도 훨씬 더 신중하게 해당 회사와의 관계를 고려할 것이고, 단순히 이름만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사회처럼 깊이 있게 관여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도 그 사람의 단순한 배경이나 경력이 아니라, 실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코칭이 만드는 조직의 혼란

코칭은 비용뿐 아니라 시간 투여가 더 큰 비용으로 작용한다. 대표 혼자 개인적으로 코칭을 받는 것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대표는 본질적으로 외로운 자리이고, 지지와 위로를 받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럽다. 이런 경우라면 오히려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권유한다. 그 위로와 지지는 개인에게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코칭은 다르다. 코칭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나 결정이 조직 전체에 나비효과처럼 퍼져나간다. 멘토링이나 코칭의 본질적인 위험성은, 해당 조직의 맥락과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순간의 위로나 일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기 쉽다는 점이다.


물론 현대적인 코칭 방법론 중에는 코치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코칭 대상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질문하고 촉진하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했고, 여러 직무와 역할을 수행해본 경험이 부족하여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상호 이해력이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다고 해도, 그 답이 조직의 현실과 맞지 않거나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대표 레벨에서 발생하는 문제

HR 리더로 일했던 시절, 회사 내부의 HR 이슈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대표와 경영진을 설득하여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가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대표가 완전히 다른 관점과 방향성을 가지고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바꿔야 한다"거나,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는 식의 이야기였다. 십중팔구 외부 코칭이나 멘토링을 받고 온 결과이거나, 대표 모임이나 네트워킹 자리에서 다른 대표들의 사례를 듣고 온 경우였다.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상황처럼 보여도, 조직의 규모, 문화, 구성원의 특성, 산업 특성, 발전 단계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적절한 솔루션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회사에서 성공한 HR 정책이 다른 회사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코칭이나 멘토링의 가장 큰 한계는, 아무리 유능한 코치라도 조직의 내부 사정을 내부 구성원만큼 깊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코칭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대표에게 매우 강력하게 다가온다. 외부 전문가라는 권위, 새로운 관점이라는 신선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안도감이 결합되어 조직 내부의 신중한 논의 없이 바로 실행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리더 레벨로 확대될 때의 위험

더 심각한 경우는 주요 리더들까지 코칭을 확대할 때다. 슬프게도 이런 경우 결국 해당 리더들의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코칭에서는 이상적인 리더십과 조직 관리에 대한 이론과 베스트 프랙티스를 배우게 된다. 문제는 현실 조직으로 돌아왔을 때다. 마치 매트릭스의 빨간 약을 먹은 것처럼,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들만 보이기 시작한다.


회사 전체의 프로세스와 성과관리 체계가 고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더십 코칭만 받으면, 현실에 대한 좌절과 비판만 커진다. 더 큰 문제는 대표 리더십이 바뀌지 않으면, 나머지 리더들의 코칭은 대표에 대한 비난만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리더들은 코칭에서 배운 이상을 포기하거나,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난다.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후자를 선택한다.


실무자들이 겪는 혼란

한국 스타트업에서 급격히 성장하다 보면 조직 관리나 HR 측면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 수준의 일들이 발생한다. 구성원 간 갈등, 급작스러운 이탈, 성과 논란, 조직 문화 충돌 등 책에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훨씬 복잡하고 지저분한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결국 직접 손에 흙탕물을 묻혀야 한다. 힘든 대화를 직접 나누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며, 감정적 소모와 관계의 균열을 감내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문이나 코칭을 제공하는 사람들 중에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만큼 이러한 경험을 직접 해본 경우는 많지 않다. 조직의 최전선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보고를 받거나 옆에서 관찰한 경험인 경우가 많다. 혹은 책이나 논문을 통해 대리 경험한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한다. 그래서 나오는 조언은 원론적이거나 책임 없는 말이 되기 쉽다.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말은 옳지만, 지금 당장 이 사람과 어떤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주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실제 내부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들이 겪는 혼란이다. HR 담당자나 현장 관리자들은 조직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한다. 그런데 코칭을 받고 온 경영진은 이상적인 원칙을 내세우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라면서 동시에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다. 현장 담당자들은 이 모순된 요구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다. 이상적인 방식으로는 당장 해결이 불가능하고, 현실적인 방식은 거부당한다. 결국 담당자들이 혼자 책임을 떠안고 소진된다. 코칭이 조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실무자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아이러니다.




③ 왜 스타트업만 유독 이럴까


대기업은 왜 다를까

흥미로운 점은, 왜 스타트업에서 유독 이러한 품위유지비용이 많이 발생하는가 하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물론 최근 들어 다양한 업무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은 매우 신중하고 제한적이다.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며, ROI(투자 대비 효과)를 꼼꼼히 따진 후에야 전사적으로 확대한다. 그리고 고급 계정이나 엔터프라이즈 플랜으로의 업그레이드 역시 명확한 필요성이 입증된 경우에만 이루어진다.


대기업 임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코칭이나 상담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그것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오랜 조직 생활을 통해 습득한 지혜일 수도 있고, 체계화된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존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들은 외부의 조언과 내부의 현실 사이에서 명확한 경계를 유지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구조적 특성

왜 한국 스타트업에서 유독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까. 이는 한국 스타트업이 나쁘다기보다는, 성장의 방식과 속도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유독 급성장, 급창업, 급세팅을 추구한다. 투자를 받으면 빠르게 조직을 키우고, 빠르게 시장을 공략한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너무 크고, 조직의 중심축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급하게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니,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기준축들이 틀어지게 된다. 명확한 가치, 일관된 의사결정 원칙,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방식, 공정한 평가 체계 같은 것들이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다음 변화가 찾아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코칭이나 멘토링을 받아도, 그것이 조직에 제대로 자리 잡히거나 반영되기 어렵다.


미국의 경우 전문 경영인 시스템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성숙하게 발전해왔다. CEO들은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업계 전반에 걸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들에게 제공되는 코칭이나 자문은 이러한 풍부한 경험과 맥락 위에서 작동한다. 또한 미국의 이사회는 실제로 기능하는 거버넌스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독립적인 이사들이 경영진을 견제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


반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창업자이면서 동시에 처음으로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한다. 문제는 이 불안감을 메우는 방식이 실질적인 학습과 성장보다는 외부의 권위에 의존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존이 '실제 도움'을 구하는 것에서 '있어 보이기' 위한 것으로 변질되는 순간,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품위유지비용만 남게 된다. 비싼 IT 솔루션을 도입했다는 사실, 유명한 인사를 고문으로 모셨다는 사실, 고급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회사의 성장과 성숙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본질로 돌아가기

품위유지비용의 가장 큰 문제는 조직의 관심과 에너지를 분산시킨다는 점이다. 어떤 툴을 쓸지, 어떤 고문을 모실지, 어떤 코칭을 도입할지 고민하는 시간에, 정작 중요한 제품 개선이나 고객 확보, 팀 빌딩은 뒷전으로 밀린다.


투자를 받고 회사가 성장하면서 조직을 더 전문적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실제 필요'와 '겉으로 보이는 모습' 사이의 균형을 잃기 쉽다는 점이다. 화려한 툴과 유명한 고문단은 투자자에게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작 회사의 재무 구조에는 큰 부담이 되고, 조직의 실제 역량 강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여러 번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를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결국 위기의 순간에 회사를 지탱하는 것은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탄탄한 내실이라는 것이다. 핵심 제품의 경쟁력, 헌신적인 팀원들, 그리고 본질에 집중하는 실행력.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다면 회사는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은 분명히 온다. 그때 중요한 것은, 그 도움이 정말 우리 조직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잘 나가는 회사처럼 보이기' 위한 것인지를 냉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다. 사람을 줄이기 전에 먼저 과도한 툴 비용을 검토해야 하고, 조직 구조를 손보기 전에 먼저 실제 효과가 불명확한 외부 자문 비용을 재평가해야 한다. 회사의 위기는 대부분 서서히 온다. 그리고 그 위기의 씨앗은 급성장기에 무분별하게 늘어난 품위유지비용 속에 이미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키우는 것은 번지르르한 도구나 화려한 명함이 아니라, 결국 좋은 제품과 헌신적인 사람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실행력이다. 이 본질을 잊지 않고, 진짜 필요한 것과 있어 보이고 싶은 것을 구분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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