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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May 25. 2023

[iid] 채용에도 전략/상상력이 필요합니다!(고급편)

채용을 해야 하는데 어디에서도 해결책을 구할 수 없을 때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채용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나 채용은 어떤 식으로 무엇을 검증해야 한다 이런 방법론적 스킬 관련 이야기는 사실 너무도 많다.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이런 당위론적 이야기도 많다. 그런데 난 개인적으로 그런 기술/명분 영역의 고민 이전에 채용에도 전략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의긴 하다. 


아주 심플하게 채용 전략에 대해 말하면 우리가 뽑으려는 사람들이 어떤 경력/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을 어디서 데려올까에 대한 전략을 짜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고민을 시작하려면 아래 내용들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① 우리 회사는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사업계획/로드맵에 따라 어떤 변화를 계획하고 있는가?

② 해당 포지션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량/전문성/경험이 필요한가?

③ 앞의 두 항목을 바탕으로 고민해 볼 때 내부의 조직구조와 포지션의 역할범위는 정확한가? 


위의 내용들은 사실 내부 관점에서 뽑으려는 포지션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의미한다. 조금 더 부연 해설을 한다면 

 누군가를 뽑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금 현재 몇 개월의 상황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런 의미에서 즉시대응인력 (but 단순 지금 상황)을 뽑는다면 정규직을 뽑기보단 외주/프리랜서/계약직 형태로 대응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누군가를 고민해서 뽑는다는 의미는 정말 장기까진 아니라도 적어도 지금 step 그리고 다음 step까지는 같이 갈 수 있고 그분이 우리 조직/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채용을 위해서는 단순 지금의 비즈니스 외 앞으로 일어날 추가 전략/신규비즈니스 등도 다 알고 전략적으로 판단하여 뽑아야 된다.

마케터를 뽑는다 했을 때 우리가 이다음으로 글로벌을 진출할지, 혹은 B2B로 진출할지에 따라 각각의 영역별로 새로 뽑을 수 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그 부분까지 커버가능한 인력으로 고민되어야 한다. 

리드급을 뽑는다고 한다면 현재는 사업부 조직 (목적조직) 체제에서 내년에 C레벨을 뽑아서 기능식 조직체제로 변경된다 하면 좀 더 전문성 있는 리드급을 고민해야 하며 사전에도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동의를 구해야 한다. 


②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직무의 기본적인 업무 영역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산업과 도메인 그리고 실제 진행해야 할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 

HR을 예시로 든다면 평가제도 설계라는 Task를 한번 보자. 단순히 이 관저에서 접근한다면 평가제도 설계 해봤냐 그리고 운영해 봤냐에서 그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맥락과 배경을 봐야 한다. 평가제도는 어떤 산업, 경영상황과 어떤 목적에 따라 그리고 어떤 대상을 대상으로 하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실제 평가제도의 내용들이 바뀌기도 하지만 단순 평가항목/주기 이런 레벨이 아닌 그것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명분/흐름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정말 완벽하게 fit 하기 힘들 수는 있지만 현재 우리 회사에서 해당 평가제도를 설계하려는 목적이나 배경, 그리고 어느 정도 상황 등이 얼마나 유사한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열린 포지션의 업무 영역에 대해서 beyond the sentence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③ 마지막으로는 사실 인하우스 리크루터가 이 영역까지 건드리기는 쉽지 않다. 사실 이 정도 레벨은 포지션에 대한 컨설팅 영역까지 가는 내용이다. 보통 하이레벨 서치펌에서 C레벨 혹은 헤드급을 채용할 때는 단순 개인단위가 아닌 이 분이 왔을 때의 조직 구조나 역할/권한 등 까지 같이 고려하게 된다. 현재의 조직구조와 그에 기반한 포지션의 역할/범위에 레고처럼 딱 맞는 사람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분이 포지션대비 역량이 작다면 부족한 부분이 보일 것이고 포지션대비 역량이 크다면 그만큼 그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회사 관점으로 접근하되 후보자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와서 가장 최선의 역량을 보일 수 있는 구조/역할/권한 형태는 어떨지를 한번 또다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 내용이 사실 사전이해 내용인데.... 이것도 진짜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거 다 할 줄 알면 그냥 서치펌 차리면 되는 것이다 사실. 하지만 내가 어떤 경지를 알고 그것을 목표로 삼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하루 발걸음은 달라지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채용 전략을 살펴보자


[페르소나 찾기]

앞에서 말한 대로 어떤 포지션이 열렸다 치자. 이제 그러면 1차적으로 고민을 하게 된다. (아웃바운드로 진행된다면) 이 포지션은 도대체 어떻게 찾아야 할까. 


제일 쉬운 방법은 경쟁사/동종업계의 회사 위주로 컨택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은 맞다. 이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기본 방법이다. 하지만 내가 굳이 채용 전략을 언급한 것은 이런 상황이 안될 때 어떻게 고민할까를 생각해 보자이다.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의 사례를 하나 써볼까 한다. 교육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였는데 해당 회사의 주요 포지션 중 MD 포지션이 존재한다. 이 포지션은 클래스를 기획할 뿐만 아니라 실제 그 클래스를 담당할 크리에이터도 섭외하고 그 크리에이터와 함께 클래스에 대한 커리큘럼 등 기획도 해야 한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콘텐츠에 대해서는 판매를 위한 상세페이지나 마케팅 고민까지 해야 한다. 

자! 그러면 이 포지션은 어떻게 뽑아야 할까. 여기서부터 이제 고민이 시작된다. 

참고로 현재회사에서 저 포지션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경력도 천차만별이고 백그라운드도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퍼포먼스 좋은 우수 MD들을 살펴봐도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포지션에 대해서 TO도 많고 급하게 뽑아야 하며 즉시 전력감을 원한다. 

1차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다른 교육 콘텐츠 회사의 동일 직무인원을 컨택하는 것이다. 좋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교육콘텐츠 회사들이 인력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 다들 MD에 대한 니즈/수요가 크다. 물론 퇴사율도 높지만 회사들의 확대에 비해 인력시장 유입이 적다. 


이제 그러면 경쟁사 외 다른 영역들도 보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어떤 산업에서 어떤 직무들이 이와 유사할까 온다면 업무에 빨리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엔터테인먼트 업에도 보면 연예인을 대응하기도 하지만 그 연예인을 바탕으로 브랜딩/상품화하는 인원들이 있다.

전통 만화책이나 연재를 하는 잡지류에는 에디터가 존재한다. 그 에디터들은 본인이 직접 콘텐츠를 작업하는 인원이 아닌 작가나 또다른 누군가를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을 수행한다. 

방송국에서 한창 외부연사들을 섭외해서 진행하는 유퀴즈나 세바시 이런 프로그램들이 최근에 많다. 근데 PD가 아닌 실제 섭외/컨택은 해당 프로그램의 AD나 막내작가급에서 진행한다. 그네들은 실행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아무도 이런 사람들이 MD를 잘할 수 있을지 직무에 맞을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안 해봤고 그런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상상력에 기반해서 시나리오를 짜보는 것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결이 맞을 수 있을 거야라는 사전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상상력, 감이 다 복합적으로 작동이 되어야 이런 시나리오도 현실성 있게 짤 수 있다.


위인전 속에서 나오는 과거 국내/해외 기업들의 채용 케이스들이 있다.
모든 케이스가 그렇지는 않지만 몇몇 케이스들은 전혀 일했던 산업이 다르고 전혀 직무도 달랐는데 갑자기 뭔가 주요 보직을 맡기니 너무 잘하고 성과가 좋았다 이런 영웅담들이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이 부분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산업/ 다른 직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맥락은 비슷했을 수 있다. 결국 beyond the sentence를 고민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가 중요한 것이다.
정말 느낌이 좋아 잘할 것 같아라고 시켜서 잘한 것은 그냥 운일뿐이다. 기업이란 그렇게 도박이 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어떤 역할과 책임을 맡긴다는 것은 적어도 그것을 의사결정한 사람은 자신만의 확신과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컨택 포인트 찾기]

다른 업종을 컨택하겠다 생각했다면 기존에 그 업종의 사람들은 어떤 채널을 통해 이직하거나 구직을 하는지 혹은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쉽게 접근하는 채널들은 채용 플랫폼들일 것이다. 원티드 / 잡플레닛 / 사람인 / 리멤버 등등.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서비스들은 시장에 소개된 지도 오래되지 않았고 대한민국 전 근로자 기준으로 소수의 사람들만 사용하고 있다. (이건 근거 없이 나의 개인적 감과 경험인데 대략 20~30% 수준?)


해당 사이트/플랫폼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구인영역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때부터는 어떻게 컨택해야 할지 고민 또 고민을 해야 한다. 사실 스타트업에서 일반적인 직무들은 너무 쉽다. 대부분 위의 플랫폼들을 이용할뿐더러 한 다리 건너면 다 컨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의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만 일할 것도 아니고 스타트업에서만 일할 것이 아니라면 생존본능을 더 일깨워야 한다. 


극단적으로 길거리 전단지도 가능하고 아이돌 캐스팅처럼 로드캐스팅도 가능하다. 그리고 벼룩시장 같은 곳도 이용할 수 있고 취미 커뮤니티도 있고 생각보다 우리가 뽑고 싶은 포지션이 어떤 특수한 성격을 가지냐에 따라 기존에 절대 접하지 않을 것 같은 채널들도 도전할 수 있다. 


아주 가끔 채용을 흥신소나 결혼정보업체에 비유할 때가 있다. 그 이유는 (각자의 목적성/조건은 다르지만) 원하는 사람/좋은 사람을 찾는다는 그 취지는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신소/결혼정보업체만큼의 절박함/헝그리 정신은 있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흥신소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 정말 모든 정보를 다 뒤지고 주변 사람들도 탐문하고 실제 발로도 뛰고 미행까지도 한다. (이건 하라는 게 아니고 그런 다양한 액션들을 한다는 의미)

결혼정보업체(요즘 듀오 같은 뉴서비스보단 예전 개인부티크형태로 진행하는 스타일)는 명문대학교 졸업앨범부터 손에 얻고 주요 사회 저명인사들과 네트워킹을 가지며 소개/추천을 받고 별별 방법을 통해 컨택하고 만남을 주선한다.


채용 전략과 관련해 내가 야놀자 시절 겪었던 사례를 하나 공유한다. 

Bolt-on 전략관점에서 야놀자는 정말 다양한 회사들을 인수합병하였었다. 처음에는 플랫폼의 완성을 위해 각 도메인별 회사들(호텔, 펜션, 레저, 교통 등등)을 인수합병했다. 그 이후 이제 B2B진출을 위해 키오스크/ 솔루션/클라우드 회사들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여행업, 문화활동, 외식 영역까지 더 확장을 하고 있다. 


당시 키오스크 관련 사업을 인수하며 야놀자에서 해당 영역 채용까지 담당해야 했다. 지금은 키오스크가 일반화되고 대중화되었지만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일반 식당에 키오스크는 많지 않았다. 그러면 키오스크 관련 기술자들을 어떻게 컨택해야 하냐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분들은 어느 잡서칭 플랫폼을 봐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때 당시 담당하던 테크리크루터 팀장님과 이런 이야길 했던 기억이 난다. 

본인은 이런 경우에 일단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거기에 비치된 키오스크의 상표부터 확인한다. 일단 키오스크 시장이 그렇게 오픈되어있지 않으니 그 업에서 종사하지 않으면 어느 회사들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면 이제 업체명과 고객센터 번호를 알았으니 전화를 해본다. 사실 그런 업체들은 외부에서 전화올 일이 없다 보니 직원에 대한 문의 등을 해도 대응이 순수할 수 있다. (물론 아주 불친절할 수도 있긴 하다). 

거짓말보단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내가 기자라고 할 수도 있고 순수하게 해당 회사/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해도 된다. 회사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혹시 괜찮으면 좀 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분을 알려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제 첫 컨택포인트를 만들어간다. 

그런데 정말 전화로도 안된다 그러면 회사를 찾아가서 그냥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작을 할 수도 있다. 






전략이라고 해서 고상하고 기획적 영역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해나가기 위해서 작더라도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게 전략이다. 실제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정말 유치하거나 낮은 단계더라도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전략이 더 가치 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행할 수도 없고 실제적 성과에 대해서도 불명확한 전략은 그냥 보기 좋은 그림일 뿐이다. 


이 글을 고급 편이라 썼던 이유는 사실 채용을 진행하는 현업에서는 이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채용 요청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이력서를 스크리닝 하고 인터뷰 어레인지하고 너무 바쁘다. 하지만 내가 어느 순간 문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방법론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스스로 상상력을 가지고 전략을 짜야한다. 이것이 나는 시니어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다른 HR 영역들은 커스터마이즈에 더 가까울 수 있지만 채용은 어떻게든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이 오게만 하면 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사실 더 어렵고 더 창조적이다. 이것을 스트레스로 느낀다면 힘들겠지만 본인의 보람과 재미로 느낄 수 있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채용이 본인과 잘 맞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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