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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Jul 24. 2023

[iid] 전사보다는 마법사 성장테크가 좋은 것 같아요

이드의 HR 커리어 성장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출근길 버스 벽에 붙어있는 수학 인터넷 강의 광고에서 기억에 남았던 문구는 '스킬을 배우려고 왔는데 계속 정석만 가르쳤어요' 이었다.


HR도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다른 직무들도 그렇지만 난 개인적으로 HR은 정답이 없다라고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도리어 입시시장에서 쪽집게 강사들과 같은 사람들도 많고 실제 실무를 하는 이들도 혼란스러워 한다. "도데체 뭘 공부해야하나요 혹은 뭘 연습하거나 경험하면 되나요?"


운이 좋은지 안좋은지는 모르지만 나는 내가 이렇게 평생 HR을 하면서 살 거라는 생각을 대학교때까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어쩌다보니 HR관련 전공수업을 전공필수 1개, 전공선택 1개를 들어본 것이 다였다. 심지어 전공선택은 학점을 잘주고 과제가 쉽다해서 친구들과 같이 들은 정도였다. 굳이 두 강의의 학점은 얘기하지 않겠다;;;; ㅎㅎ.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수업이나 공부를 안하고도 이렇게 HR을 계속 하지 않나요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 결과로 나는 대기업 6년여동안 엄청엄청 매일매일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물론 그 공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배움에 대해서는 무엇무엇을 배워야한다기보다는 왜 배워야하냐를 먼저 설정해야지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수학 예시와 동일하게 실제 문제 풀이 테크닉과 정석의 가장 큰 차이는 정석은 본질을 이야기한다. 어떤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 과정들이 어떠하며 결과적으로 이런 형태로 공식/명제가 정리되었다. 수학도 HR처럼 실제 문제영역에서는 너무도 많은 변형이 존재한다. 물론 HR에 비해 답이라는 클리어한 결과가 나오긴 하지만 이론과 응용이 상당히 구분되는 학문에 가깝다 생각한다.


HR에서의 근본적인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할까'가 아니다. 그 부분은 철학가의 영역 혹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이다. HR은 '어떻게 하면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할까? 그 과정에서 여러 전략적 요소 중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등의 세부적인 HR 모듈들이 나오는 것이다. 각 세부 모듈에서도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같아야 한다. 그 문제의식을 해결하기위해 어떻게 해볼까에서 수많은 HR 테크닉들이 필요하다.

평가 : KPI, MBO, OKR 등등

채용 : 아웃바운드, 인바운드, 채용브랜딩, 채용플랫폼, 채용 컨텐츠 등등

보상 : 급여테이블, 페이밴드, 시장급, 직무급 등등

교육 : 인하우스 아카데미, CDP, IDP, 외부 직무 교육 등등


오늘은 정리버젼이 아니고 의식의 흐름버젼이라, 문득 글을 쓰고 싶었던 계기는 가끔 (나도 엄청 시니어는 아니라고 생각하긴하지만) 쥬니어 분들 중 근본보다는 그 껍데기를 이루는 요소들에 너무 매몰/의식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도와주고 싶었다. 물론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인정받기에는 테크닉이나 트렌드를 배우고 따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테크닉/트렌드는 너무도 빨리 바뀐다.

채용만 해도 신입 공채 → 상시 채용 → 아웃바운드 → 해커톤&콘서트 → 채용 브랜딩로 트렌드가 바뀐게 불과 몇년되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되면 개인적 관점에서 트렌드들이 바뀐 배경은 한번 써보려고 한다


이 변화 과정 속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근원적 내공이 없다면 매번 새로 배워야한다. (이 또한 미국식 스킬 중심 직무개발로 볼 여지는 있다). 하지만 어떤 그릇에 담기더라도 채울수 있는 본인만의 유연한 내공이 나는 시니어로서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한 회사에서 평생 다니기 힘든 시대에서 회사마다 유연하게 적응/변화하며 새롭게 가치를 추가하는 것은 내공이 필요하다.


내가 팀원들을 어떻게 키우냐고 한다면 사실 부끄럽기도 하지만 적어도 테크닉에 빠지지는 않기를 조언한다. 그 테크닉들은 손이 필요하면 내가 해줄 수도 있다. 단지 일을 하며 진짜 중요한 영역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내가 체크해야할 포인트를 계속 놓치지 않는 것이 진짜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RPG 게임 예시를 들면
최초 직업을 고를 때 전사 직업과 마법사 직업을 고민할 때가 있다. 전사 직업은 초반에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마법사는 초반에는 엄청 성장이 어렵다. 하지만 게임의 후반부로 갈 수록 전사는 도리어 적들을 상대하기 어렵고 마법사는 더 손쉽게 적들을 상대한다. 두 선택은 모두 옳은 선택이다. 본인이 어떤 길을 가겠다는 결정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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