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개똥철학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후배 및 다양한 지인들과 미팅에서 들었던 질문 시리즈를 써볼까 한다. 그중 두 번째 시리즈는 바로 HR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다.
HR이 있고 없고 혹은 HR에 좋은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사실 별거 없다. HR은 좋은 사람을 데려온다라는 측면에서는 일부분 비즈니스의 프런트 영역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백오피스 직무이다. 그러면 백오피스는 어떤 것을 할까? 단순히 현재의 상황을 잘 운영/유지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역할일까? 이 관점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것은 가장 기초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직 구조를 잘 설계하는 것? 이 부분도 맞다. 단지 조직 관점도 프런트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직 설계/관리는 프런트 영역에서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성장의 솔루션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대기업에서 수없이 조직개편만 하고 정작 실질적 변화는 하나도 없는 사례들도 많이 알 것이다. 일단 실제 영업건을 따오거나 실제 기술 개발을 하거나 이런 알맹이가 존재해야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준비되어서 이제 회사는 열심히 달려야 한다.
성장을 지연시키지 않음은 절대 후행적이고 수동적인 영역이 아니다. 성장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 미리 준비가 다 되어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 성장한다? 그 말을 듣고 HR에서 준비를 한다면 절대 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 미리 좋은 인력을 준비해야 하고 조직 구조도 효율적으로 될 수 있게 준비해야 하고 HR제도도 준비해야 하고 일하는 프로세스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달리기 시작할 때 미리 준비한 것들이 바로 작동하게 된다.
HR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3년 걸릴 성장이 5년 걸리게 된다. HR팀이 단체로 퇴사해도 회사는 안 망한다. 단지 그만큼 성장이 늦어질 뿐이다. 스타트업은 시간을 돈으로 사는 관점에서 그 돈을 얼마나 아껴주냐가 또 하나의 역할이다.
HR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발생한 사건이나 이슈를 해결하는 측면도 있지만 성장과정에서 그것을 미리 예측해서 사전에 준비할 수 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성장과정과 성장에 필요한 HR 요소들은 회사마다 다 다르다. 정답이나 매뉴얼이 존재할 수 없다. 유연하게 상황에 맞게 가장 적절한 것들을 찾아내고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산소호흡기일 수도 있고 몽둥이일 수도 있고 영양제일 수도 있다. 내가 엄청난 기여를 하고 회사 성장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냈다고 절대 하지 않는다. HR에서 만약 그랬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은 기본이고 도리어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의 유효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드도 개인적으로는 그 회사에서 떠나고 난 뒤에도 회사가 망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재직기간에 만들어두었던 장치/여건이 유지되기를 바랐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변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여건들은 사실 시스템/프로세스보다는 이드라는 존재로 인해 형성될 수 있었다. 환경이 유지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그 회사가 망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냥 또 다른 변화가 금방 또 나타났기에 그로 인한 어느 정도 여러가지 코스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정도로 하겠다.
앞에 질문시리즈 ①과 이어질 수도 있지만 HR의 역할 또한 종합적/통합적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회사 성장이 전제된 상황에서 HR의 역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망하고 있는데 HR만 혁신적이고 직원들을 위한 제도/복지를 만들어냈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