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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Sep 11. 2023

[iid] HR을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드의 HR 개똥철학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오랜만에 재밌는 질문을 받았다 : HR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 어떤 사람이 HR을 잘하나요?

일반적으로는 직무 지식을 알고 있고 시스템/툴을 잘 활용하며 해당 직무 경험이 있다면 해당 업무에 대해 일반적인 잘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HR을 잘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그렇게 답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다른 직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HR 경험자이기에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직무담당자들도 당연히 자기 직무에 대해서는 다르게 볼 수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답을 하기 전에 스스로 잠시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올해 3월 썼던 글에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내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 생각이 변한 것은 절대 아니다.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결과/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은 너무도 기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HR을 잘한다 그리고 HR을 잘하는 사람을 고민해 보았었다.




HR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 자체는 바뀐 것이 없지만 그것의 확장 버전인 어떤 사람이 HR을 잘하나요는 사실 최근에 가장 생각이 바뀐 영역이긴 하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이 생각도 사실 몇 달 뒤 바뀔 수도 있을 수도 있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비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개인적인 현재의 이드 생각으로 봐주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HR을 잘하는 사람은 오랫동안 현역으로 살아남고 회사 혹은 대표에게 buying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전에 명확하게 하고 싶은 건 HR로서 성공한 사람과 HR을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이다. HR로서 유명세를 쌓아서 책이나 강연을 해서 성공할 수도 있고 또 운 좋게 거액의 스톡옵션을 실현하여 큰 보상을 가질 수도 있다. 이 분들도 그 자체로 충분히 존경하고 리스펙 한다. 단지 이드가 생각하는 HR을 잘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HR 하는 분들을 존중한다. 왜냐하면 걸어온 경험들이 다 각자 다양하기 때문에 그 시간은 존중한다. 단지 이 글은 현재의 내 생각을 정리한 글일 뿐이다.


그 질문을 한 지인에게도 답하긴 했지만 꼭 HR을 잘하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요리를 정말 장인처럼 잘하지만 가게 규모나 매출은 크지 못하고 요리 맛이 장인급은 아니라도 비즈니스화를 잘해서 엄청난 매출을 만들 수 있다. 


내가 HR을 잘하는 사람을 위와 같이 보게 된 배경은 HR 직무의 특수성에 귀인하고 있다. 

① 전문성의 불명확함 : 대체제 + 몸값 + 규정하기 어려움

② 내부가 아닌 밖에서의 한계 : HR의 특성 + 운영/관리 중요




① HR 전문성의 불명확함

HR은 전문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엔 HR은 정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종합 예술이다. 무엇을 공부해야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없다. 정치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부터 지식들, 그리고 상황들, 외부 규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단순히 판단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유연하고 또 민감하게 조율/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종합 예술이다. 정치가 국가라는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macro 관점 종합예술이라면 HR은 회사/조직이라는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상대적으로) micro 관점 종합예술이다.
그렇기에 HR은 단순히 학위가 어떻든 무엇을 공부했든 이런 형태가 아닌 때로는 천부적인 센스와 다양한 경험치 그리고 굉장히 political 한 관점에서의 고민 등이 필요하기에 진입장벽이 없다고 생각해 쉽게 코멘트 달거나 접근했다가 큰코다치거나 데일 것이다

위의 글은 과거 내가 쓴 'HR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에 나왔던 어르신에게 들은 내용이다. 다른 직무에 비해 HR은 전문성이 명확하지 않음으로 여겨진다. 전문성이 없다 보다는 명확하지 않음이 정확한 것 같다. (아래 내용은 내가 다른 HR시니어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아닌 실제로 나 스스로도 매번 회고하며 고민하고 경계하는 내용이다)


⊙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 공통의 이론이나 원칙이 있더라도 적용과정에서 매번 케이스가 다 개별화된다. 그렇기에 해당 이론/원칙의 영역이 생각보다 적고 실제 현실에서 적용하고 운영하는 영역이 훨씬 크다. 전문성의 영역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반화 및 지식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HR 영역의 본질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고 발현하는 제도 등 트렌드가 매우 자주 바뀐다. 이는 단순 HR차원의 지식 변화관점보다는 사회의 변화, 기술의 변화, 인간의 변화 등 외부의 거시적 변화에 따라 연동되는 부분도 크다. 민주주의 체제의 확장, IT기술의 발전, 인간 자의식/도덕의식의 변화 등 이런 변화에도 HR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바뀌며 적용되어야 한다. HR을 담당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배우고 발전해나가야 한다. 

⊙ 연차/경력이 쌓임에 따라 발전하는 능력도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 한 기업에 있다면 그 회사의 여러 인적/지식/조직/역사 자원들을 세월에 따라 확보해 나갈 수 있지만 그 또한 임계점에 도달한다. 여러 회사를 경험한다면 각 회사의 다양한 경험들을 겪게 되지만 그 경험들의 개별화는 있지만 특수성은 적기 때문에 그 또한 한계점을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점이나 시야 등의 확장 영역도 있지만 이 부분은 판단이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다 보면 대표는 점점 연차가 쌓이고 연봉이 높아진 HR을 부담스러워하게 되고 다른 옵션을 고민하게 된다. 관리만 하며 방향성만 제시하는 HR리더급 (CHRO / Head 등)이라면 사실 크지 않은 스타트업에서는 대표가 직접 그 역할을 해도 된다. 그러면 뭔가 좀 더 실무적 영역까지 직접 액션을 할 수 있는 분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러면 좀 더 어리고 보상이 낮은 실무형 중간관리자급 리드를 뽑게 된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연차와 보상이 높은 HR 리더급은 내부 직원으로 고용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 어쩌면 차라리 가끔 자문 듣는 정도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을 수도 있다. 


회사의 성장과정에서 함께 하며 지속적으로 근속을 이어가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기성 기업에서는 그래도 그런 경우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좀 더 한정 짓는다면 스타트업은 스테이지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 변화는 단순히 회사의 외연적 영역뿐만 아니라 내부 인력에 대해서도 일어난다. 슬프게도 의리와 정에 의한 회사 운영은 더 이상 이루어지기 힘든 것 같다. 물론 회사가 성장하면서 본인 또한 그만큼 성장함을 증명해 낸다면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의 포지션을 유지할 수 없다. 물론 단순히 능력의 이슈만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의 성장과정에서 코파운더를 제외한 나머지 리더급 (C레벨/헤드급)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은 사실이다.


앞에도 말했듯이 성공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오랫동안 현역으로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난 리스펙을 받을 수 있고 굉장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운동선수로 생각해도 짧은 활동기간을 가지며 슈퍼스타가 된 사람도 인정받겠지만 자기의 클래스를 유지하며 오랫동안 현역을 유지해온 이가 난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부상관리에 그치지 않고, 변화되는 전략 그리고 상황들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고 보여주며 자신의 몸값을 증명해내야 그것이 이어진다.


HR이 안정적이고 오래 근속할 수 있는 직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과거에는 분명 그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끊임없는 자기 발전/성장이 없다면 수없이 챌린지 당하는 직무 중 하나인 것 같다. 단지 본인이 포지션의 확장, 보상의 증가 등 변화를 원하지 않고 현재 그 위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② 내부가 아닌 밖에서의 한계

내부에서 직원으로 고용한다는 의미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컨설팅/자문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직무와 달리 HR은 특히 인하우스가 아닐 시 효과성이 확연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HR영역은 실제 회사내부에서 이루어지는 HR영역(채용, 평가, 보상, 조직관리, 이슈해결, 조직문화 등)에 대한 컨설팅/자문을 말한다.  그리고 말하는 컨설팅/자문은 실제 내부에서의 상황을 제대로 알기보다는 제한적 정보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얕은 수준의 프로젝트를 말한다. 일부 대표나 리더들에 대한 코칭은 그냥 사외교육 느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고 기본적인 원리/지식에 대한 내용이라면 스터디 관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조직 내 HR이슈나 개선 등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절대라고는 하지 않지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HR은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적용에서의 어려움이 사실상 90%이다]

- 기획과 운영이 있다면 기획은 20%, 운영이 80%라고 하는 것(실제로는 운영이 더 높게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이 스타트업의 법칙이었다. 물론 이 말은 실제 문제 상황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고민만 하기보다는 실제 부딪히면서 대응/개선하라는 말이긴 하다.  
- HR에서 이 관점으로 본다면 내가 어떤 HR 지식이나 가이드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적용과정에서는 그 가이드대로 절대 적용할 수없다는 말과 같다. 회사의 대표, 조직, 경영상황, 구성원 성향 등등이 모든 것이 변수로 작용된다. 그래서 결국 대부분은 내가 직접 커스터마이즈를 해야 한다. 내가 아는 원칙이 이거인데 왜 이거대로 적용이 안되죠라는 말을 대표나 구성원들에게 하는 것만큼 무능력해 보이는 HR은 없을 것이다. 
- 똑같은 상황이라도 상대가 어떤 성향,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대응은 180도 다를 수 있고 회사의 대표, 회사의 현재 상황에 따라서도 똑같은 이슈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대응을 "잠시만요!" 하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 누가 외부에서 이런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가정하고 알려줘야 하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사 시스템/프로세스를 통해 어느 정도의 상황에 대한 제약조건을 형성한다 해도 사람일은 항상 모른다. 대기업에서 조차 관리되지 못한 HR이슈들이 발생하는 것만 봐도 그 자체가 엄청난 운영 코스트를 초래한다고 여겨진다.


[조직의 문제는 직접 들어와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 외부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 획득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몇몇의 인터뷰가 될 수 있고 혹은 설문조사, 별도 데이터/자료 등이 있을 수 있다. HR 이슈의 가장 어려운 점이 그 내용들로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 내 개인적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도 항상 입사 전 대표님들과의 미팅에서 들은 내용은 물론 어느 정도 꾸밈이 있다고 가정한다 해도 들어와서 본 내용과 정말 다르다. 대표님들이 거짓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관점과 입장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거나 혹은 보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영역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 (예시) 극단적인 예시로 A라는 기업을 가정해 보자. A회사 대표는 일부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선동하고 있다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한다. 1차적으로 듣게 되면 당연히 그 직원들이 문제고 뭔가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몇몇의 리더급과 (대표가 추천해 준) 직원들의 인터뷰를 해도 그런 의견들이 있다. 여기까지가 외부에서의 단계라고 보고 이제 들어가서 보자. 실제 들어가서 일을 하며 상황을 살펴본 결과, 실제 문제의 핵심은 초기 멤버들이고 그들에 대해 대표/경영진이 엄청난 지원과 스폰서십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거나 그 상황을 불만 가진 이들은 회사와 적대적으로 포지션을 하게 된다. 회사의 대부분이 초기 멤버들과 친분이 있다면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 상황은 그 소수의 사람이 나쁜 경우가 된다. 이제 여기서 HR담당자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후 성장과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가
- 표면적이지 않고 단순하지 않은 이슈일수록 더 찾기 힘들고 판단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그것을 이슈로 인지하기도 힘들고 이슈로 거론하기도 힘들다. 이슈임을 알아도 대표나 회사에서 이슈라고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슈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것이 해결되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난 먼저 그 회사에서의 성과로 인정과 신뢰를 만들고 그 이슈를 제기해야 한다. 


[조직 내의 개선/변화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며 누군가는 내부에서 담당해야 한다]

- 단순 HR이 아닌 전략/재무/IT/마케팅 등의 컨설팅에서도 좋은 솔루션/전략을 전달받고서도 제대로 그것이 실행되지 않거나 혹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결국 좋은 의견으로만 그치고 실제 그 회사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회사의 개선은 외과수술처럼 어느 한 부분을 개선했다고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의미는 그것이 회사 프로세스에 영향을 주고 자연스레 정착하고 구성원들이 그것을 잘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단순히 설명회 1~2회나 자료 공유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일상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알 것이다. 

- 결국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보면서 그것이 단순히 솔루션이 아닌 실제 조직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누군가는 관리하고 또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진행 과정에서도 수많은 변수들이 나온다면 또 끊임없이 커스터마이즈 하며 무한 버전업을 하며 개선해야 한다. 


[현장감각은 현장에 있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양한 네트워크와 정보들로 확인한다해도 실제 현장에서 보고 경험하는 내용은 퀄리티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매일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해당 정보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면 듣는 과정에서 bias는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HR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면 내가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지 않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제한적이고 위험하다. SNS와 책들이 아무리 잘되어 있다해도 모든 의견과 모든 상황을 날 것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최근 스타트업 시장이 차가워지며 어려워지는 상황도 사실 매스컴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긴하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더더욱 심각하다. 채용에서도 구직자와 회사측의 태도도 굉장히 바뀌어가며 회사들과 투자사들의 태도도 많이 변경되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사실 진짜 조직에서 원하는 HR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인하우스에서 HR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대표/회사에게 계속 선택되고 고용되어야 한다. 내가 연차가 쌓이고 몸값이 무거워질수록 그것을 더더 증명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도 힘들고 고되다. 


커리어가 이어지며 그것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정치와 마케팅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그것이 들통날 때 반작용을 받게 된다. 매 순간 자기의 결과물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레퍼런스이며 역사가 된다. 구성원들이나 대표에게 인기가 없어도 된다. 본인의 성과의 전문성, 역량을 증명해 내며 그걸로 나의 쓸모를 만들어내는 것이 프로의 길이 아닐까 싶다.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은 사실 조용히 있어도 알아서 회사나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생각했었다. 이 생각은 사실 조금은 최근 바뀌긴 했다. 왜냐하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진짜 일 잘함을 알지 못하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진짜 일 잘함이 어떤 유명세 혹은 어떤 팬시함으로 잘못 인식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함에 장애로 작용하는 것 같아  내가 나서서 홍보를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일 잘함이 뭔지는 내 주변에는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 고민 또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HR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를 해내고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이드는 적어도 내 재직기간에는 망하지 않게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긴 하다. 그것을 위해 내 손에 피를 묻히거나 혹은 똥물을 묻히더라도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내기 위해 노력한다. 곧 HR을 추천할지에 대한 브런치를 발행하겠지만 HR은 수라도(修羅道)라고 생각한다.

* 수라도는 귀신들마다 무기가 있고 또 그들은 계속 싸운다고 한다. 또한 죽은 귀신은 다시 환생해서 싸운다고 한다. 이는 북유럽 신화의 발할라와 비슷한 면이 있다. 


진정한 강자는 그 수라도를 끝없이 걸으며 계속 싸우며 그리고 그 걸어온 과정을 통해 과거/현재/미래가 증명되고 인정받아 누군가에게 바잉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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