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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Jan 21. 2024

[iid] HR의 역량은 스태미너와 인내심?

이드의 HR 개똥철학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과거 캐쥬얼한 미팅자리에서 한 코파운더분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탑티어 HR로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나요?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나요?"



그 질문을 듣고 먼저 나를 탑티어 HR이라고 얘기해준 것은 감사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HR에서 특히 tier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기본적인 지식의 유무는 고려할 수 있지만 그냥 색깔과 크기가 다를 뿐 그것은 능력보다는 경영진의 선호/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질문에서 뭔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불편함의 본질은 내가 탑티어냐 아니냐의 영역은 아니었다. 과연 HR이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어떤 것이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에 가까웠다.

• 제도를 잘 설계하는 것? 
• (경영진포함)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
• HR 리스크를 잘 해결하는 것?
• 뛰어난 우수 인재를 잘 채용하는 것?
• 회사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
• 회사 브랜딩을 잘하는 것? 

• HR조직을 잘 관리하는 것? 등등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답을 드렸다. 


"먼저 저는 스스로를 탑티어 HR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탑티어 HR이 존재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뭐 대기업 HR 최고임원 정도지 않을까요? 그냥 저는 좀 더 유연하고 덜 현타받는 프로페셔널한 HR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의 가장 큰 장점이나 역량은 스태미너와 인내심입니다. 

운 좋게도 다양한 회사/대표/구성원들을 겪으며 왠만한 일에는 이제 놀라지도 않고 불안해하지도 않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이 걸릴 순 있어도 제가 속한 조직의 범HR 영역을 잘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어떤 대표님들을 만나도 놀라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HR 중에서도 가치관류에 의한 현타를 제일 안 받는 내구성이 뛰어난 사람에 속합니다.

또한 개선해야할 영역에 대해 조바심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느끼기보단 실제 안정적인 개선이 되도록 기다릴 줄 압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흔들리거나 폭파가 되더라도 그것 또한 해결합니다. 적어도 제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더라도 회사 자체가 망하지는 않게 그래도 어떻게든 채용되고 인력이 돌아가게는 만들어줍니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 상황이 최선이지만 그 부분은 저의 영역이 아닐 때가 많았습니다. 굳이 제 말을 왜 그때 안들었냐 탓하지도 않습니다.대표님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때의 선택일 뿐이니깐요. 결국 알면 되죠"




답을 하고 보니 첫 직장인 현대모비스에서 1차 직무면접을 볼 때 비슷하게 답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HR을 잘하기 위해서는 야근을 버틸 체력과 보고서를 계속 갈아엎어도 버티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어느덧 시니어가 입장에서도 말도 안되는 답변이었지만 그때 이드를 좋게 봐주고 합격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하다. 스태미너와 인내심의 개념이 좀 바뀌긴 했지만 10년 넘게 나의 관점은 바뀌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전 브런치 글에 나온 개념을 차용해서 나는 과연 어떤 옷들을 입어왔고 또 입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iid] 무슨 스타일의 HR을 입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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