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에너지/열정이 강하고 성장이 다이내믹한 회사를 만날 때면 나 또한 자극받는다. 짧은 시간 사이에 나에게 하는 질문들 또한 깊이나 내용들이 순식간에 레벨 업되기 때문이다.
성장의 과정을 하나하나 듣지 않고 질문만 받아보아도 그동안 어떤 고민들과 변화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회사들 각각의 스토리는 조금씩 다를지언정 고민과 이슈들은 모두 비슷하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단지 차이라면 정도(Impact)와 시기(Timing)인 것 같다.
• 과거에는 나에게 어떻게 색깔을 유지하며 빠르게 스케일업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면
• 이번에는 스케일업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과 케이스들을 질문 주었다.
먼저 스케일업의 포인트가 우상향 직선 (약간의 곡선포함) 단계인지 계단 올라가기 전 단계인지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똑같은 스케일업이라도 두 단계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 스텝업 스케일업 단계를 전제하여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 스케일업은 필연적으로 인력의 확대 또한 수반한다. 과거 검증 퀄리티는 80점이지만 채용 생산성이 10명인 채용 방식에서 이제는 검증 퀄리티가 50점이더라도 채용 생산성이 100명인 방식으로 진화가 필요하다. 그러면 결국 채용 기준/프로세스에 대한 변화와 리크루터가 필요하다.
• 채용 기준 변경이 외부와의 타협 혹은 패배라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회사가 너무 빠르게 잘 성장했기 때문에 그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하는 것뿐이다. 모든 회사는 성장하면서 변화해 왔다. 그 토스마저 지금은 수많은 직책들과 C레벨이 생기고 내부적으로 위임전결이 생겼다.
• 우리 회사가 꼭 가지고 가야 하고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 정신과 가치에 대한 회고가 필요하다. 이전 스텝에서 유효했던 것들이 이제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변경/진화해야 할 요소들과 절대 이건 꼭 지켜야 하는 요소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그리고 꼭 지켜야 하는 요소는 절대 너무 많으면 안 된다. 최대 2~3개 정도여야 한다.
• 많은 회사들이 의외로 두 가지 요소를 서로 반대로 생각해서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또한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할 요소에 대해 본인들조차도 정확히 몰랐던 경우도 많다. 진짜 그럴듯한 워딩이나 포장이 중요한 게 아닌 왜 이 가치는 우리 회사에 그토록 중요해야 하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건희 회장이 호텔업의 본질을 부동산업과 장치산업이라고 했던 사례를 참고해서 그 깊은 이면의 본질을 고민해봐야 한다)
• 과거의 채용 기준이 변경되었다 해도 포기하면 안 될 가치가 명확하다면 인재선발이나 이후 평가 등에서 더 선명해진다. 어쩌면 과거가 비효율적이었을 수도 있다.
• 아무리 대표가 천재이고 부지런해도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사람/영역의 한계는 존재한다. 그 부분은 효율성과 효과성의 관점에서 고집을 가지면 안 된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면 인정하고 변경해야 한다.
• 스케일업 관점에서 단순 규모가 커지는 것뿐만 아니라 난이도와 복잡도 또한 증가한다. 그러면 한 명의 관리자(전문가)마다의 분리된 영역 또한 더 세분화되거나 고도화되어야 한다. 그 중간중간의 허브들이 충분히 그리고 튼튼하게 세팅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 문제는 리더 채용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원에 대해 엄격하게 채용한다고 100시간을 투여했다면 리더 채용에는 300시간 이상을 투여해야 한다. 그 한 명으로 인해 모 아니면 도 확률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확률이 있다 해도 뽑아야 한다는 것은 디폴트다. 어떻게 잘 뽑을지만 고민해야 한다.
• 회사가 커지고 중간 리더급들이 세팅되면 필연적으로 대표 혹은 경영진들은 그전 스텝에서처럼 모든 것을 관여해서는 안된다. 이는 스스로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도입한 것들을 모조리 부정하는 것이다.
• 일단 무조건 새로 영입된 리더급들이 각 영역에서는 초기 경영진보다 잘 알고 전문적이다.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영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불안한 건 과정을 본다고 검증되지 않는다. 그냥 잘 뽑았다면 믿고 맡기고 결과/성과에 대해서만 평가를 통해 검증하라. 다시 말하지만 나보다 그네들이 더 전문가다. 그걸 인정해라
• 회사 속도측면에서도 하나하나 슬랙/엑셀/코드 등을 보면서 내가 검증하다 보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의 병목을 내가 스스로 만드는 꼴이 된다. 마이크로 매니징은 힘쓸데 안 쓸데 구분 없이 다 힘준다는 말과 같다. 그 말은 결국 힘써야 할 데 제대로 안 쓴다이다. 회사가 성장하며 대표/경영진은 힘써야 할 데를 정확히 알고 거기에만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참고로 힘써야 한다고 실무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 입사 후 잘 적응하며 성과까지 만들어냈다. 그 뒤부터 그 리더는 슬슬 경영진과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더 성과를 만들어 낼 테니 자기 스타일대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하나씩 양보/타협하다 보니 회사의 컬처는 무너지고 회사에서는 정치가 만연해졌다.
• 케이스의 핵심은 앞에서도 말한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요소와 변경해도 될 요소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뛰어난 리더가 오더라도 그 부분은 양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분이 아무리 빅테크 출신이거나 성과가 좋더라도 그 요소를 양보하기 시작한다면 이제 그 회사 자체의 코어한 색깔은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성장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이슈이다.
PS. 만약 성장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버리거나 바꾸어야할 요소를 안버리고 고수하며, 그로인해 영입한 리더와 갈등이 생긴다면 그건 더더더 최악의 경우다 !! 뭘 택하고 버려야할 지는 대표 자신이 결정하면 안된다. 대표는 절대 제3의 시각으로 객관화를 못한다. 이건 대표가 못나서가 아니다. 그냥 원래 그런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