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커리어상 다양한 산업 영역(자동차, 핀테크, 여행숙박, 커머스, 컨텐츠, 헬스케어, 푸드테크 등)을 거치다보니 평가보상 시즌이 되면 각 산업 영역의 스타트업 HR리더 지인들이 연락이 온다. 대략 전체적인 재원 수준 동향은 얼마인지 해당 산업에서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내가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정보 뿐일 뿐 결국 선택은 해당 회사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대체로 내가 공유해준 정보보다 더 보수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보며 새삼 추위를 느낀다.
일반적으로 성수기에는 재원 규모는 회사의 자금 사정과 대표의 철학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쉽게도 지금은 혹한기이다. 네이버 뉴스에 구조조정, 정리해고만 쳐봐도 수많은 기사가 나올 것이다. 얘기만 하지 않을 뿐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거기에 더해 왠만한 투자사들에는 성수기 과도한 채용/인건비 집행으로 현재 타격을 받은 포트폴리오사들이 최소 1~2개씩 있다. 이로인해 전반적인 스타트업 시장에는 묘한 가이드와 눈치가 형성되어 있다.
자본시장의 눈치 → 투자사의 눈치 → 대표의 눈치 → 직원의 눈치
묘한 눈치 싸움의 서열구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혹한기에서는 저 눈치 구조를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사도 자본시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대표도 투자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드도 종종 지인들의 커리어/이직 상담을 한다.
시장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고 있으며 그에 대해서 일반 직원들도 빨리 대응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이제는 단순히 연봉을 낮게 받는 수준이 아닌 이직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나도 회사가 여유있어야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회사의 여유를 내가 판단할 수 없다는 게 맹점이긴 하지만).
과거 스타트업이라고 20%씩 올려주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돈으로 승부하던 주요 큰 스타트업들도 지금은 다들 내부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도 혹시 쎈 오퍼를 주는 곳이 있다면 도리어 경계를 하라고 할 정도이다.
시장경제의 제일 큰 원칙 중 하나는 절대 혼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혹한기에서는 외부 상황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는 순간 회사는 망하고 직원은 커리어가 끊기게 된다. 슬프게도 불과 몇년전과 너무도 달랐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언젠가 혹한기는 끝날 것이다. 과거와 같은 성수기/활황기는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단 나을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전문성이나 시장 경쟁력을 가지려고 하면 늦다.
경제 침체기에 더 R&D에 투자해야한다는 경영학 이론처럼 어차피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보상영역은 보수적인 환경이니 굳이 그 영역에 집중하기보다는 차라리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내 커리어에 투자하면 분명 그 투자는 더 크게 돌아올 것이다. 보상을 살짝 양보한다면 의외로 가치있는 커리어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