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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코치 Nov 19. 2023

시간을 마음껏 쓸 수 있다면ㅣ에고가 삶의 주인일 때



" 오빠! 지금 가야 돼. 그래야 00 하고, 00 할 수 있어. "


" 딸! 빨리해. 시간이 없어. "


" 아들! 이거 하고, 이거 한 다음에, 이거 할 거야. 알았지? "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내 머리는 항상 풀가동 중이다.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 될 것이 없는지 사전 점검한다.


혼자 있을 때는 미래를 위한 로드맵을 그리거나, 당장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아이들 생각으로.

혼자 있을 때는 코칭과 내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들의 고민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MBTI와 같은 성격검사인

'에니어그램' 결과에서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사고형 인간이다.


늘 생각한다.

현실적인 것, 공상적인 것,

계획적인 것, 재미있는 것,

나와 너의 기분과 컨디션 상태,

주제도 끊임없다.


사진: UnsplashAnthony Tran





그리고 행동한다.

생각한 것을 적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분주하고, 외롭지 않다.


요즘은 더구나 생각하고, 행동할 일이 많아서 참 바쁘다.


그래. 바쁜 것 같다.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해야 할 역할을 모두 소화해 내느라 바빴다.




시간을 마음껏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또 하게 된 것이다.



이 생각이 든다면,

나는 지금 뭔가에 몰입하고 있거나 몰입할 대상을 찾은 것이다.


나는 지금 성과를 내고 싶고,

나는 지금 이게 굉장히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 UnsplashAlexander Simonsen





그런데 어제 저녁,

4살 둘째 아이와 안방 침대에 누워서

한 시간을 뒹굴뒹굴했다.


' 뒹굴뒹굴 '

' 낮잠 '

' 누워있기 ' 는

내가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이불 속에 숨고 엉덩이만 내놓은 채로 자기를 찾아보라고 하는데 ㅋㅋ


못 찾으면 못 찾아서 깔깔깔

찾으면 찾았다고 깔깔깔

아마도 열 번은 반복한 것 같다. ㅠㅠ


ㅎㅎㅎ



사진: UnsplashHelena Lopes



그런데도 아이는 좋아했다.


아이의 눈이 시계바늘이라면  

4시 20분을 가리키며, 찐으로 웃고 있었다.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니 행복했다.

나도 뒹굴뒹굴하는 침대가 편안했다.

이런 게 인생인가라는 철학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코치로서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꾸준히 가고 있으면서도 더 시간을 쓰고 싶은 것은,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을 내면서도 조급한 것은,


 지금이 소중한 ' 지금 코치 '라는 이름을 짓고 활동하면서도 지금의 행복을 느끼지 못한 것은,




나에게 쉼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생각도, 행동도 멈추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고가 삶의 주인일 때
지금 이 순간은 언제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격하된다.
미래를 위해 살고, 목적을 이루었을 때도 만족하지 못하며,
있다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 고요함의 지혜  - 에크하르트 톨레






오늘 새벽 5시 30분.

컴퓨터 앞에 앉으니

문득 ' 에고 '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성장 지향


미래 지향


인정 욕구


최선 강박


결과 압박



요새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분명한 건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내가 나에게 그랬던 것이다.


ㅎㅎㅎ





성장하고 나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재미, 새로운 도전, 사람들과의 즐거운 관계도

내 삶의 중요한 가치인데

성장의 가치를 위해서만 살아온 것 같다.



나를 돌아보는 셀프코칭을 하면서도 휴식은 종종 나의 이슈였다.


잠깐 멈추는 것이 왜 안될까?


언덕에서 시작된 수레가 언덕 아래로 구르기 시작한 것처럼

시작된 바퀴를 다시는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그러다 지난 수요일,

코칭 고객과 나누었던 대화가 오늘 아침 떠오른 것이다.


코칭은 고객만 알아차림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코치도 코칭을 하며 고객을 통해 배움이 있다.


지난 코칭을 통해 나도 고객에게 배웠다.

고객의 말이 내 생각과 일상을 변화시켰다.



비전, 목표 이런 것을 세우고 사는 삶이 불편한 고객.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다 보니 일이 잘 되었던 경험을 가졌던 고객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고객을 10년 동안 알아왔다.

29-30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나의 성장을 도와준 지인이기도 하다.



고마운 마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고객에게 카톡을 보냈다. ^^






조급하지 말자.

마치 약속시간이 정해져있는 사람처럼.

인생이 끝나기 전에 꼭 성과를 내야 하는 사람처럼.



분명히 나의 미래를 위한 수레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한 번씩 의도적으로 멈춰야 한다.


바퀴 상태를 보고, 잠시 쉬어서 경관도 보고 물도 마시면서.





금 코치라는 닉네임은


' 지금을 잘 즐겨야 한다 ' 라는 나에게 주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



goldcoach90이라는 블로그명은


' 인생이 기니까 천천히 가도 좋다 ' 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



내가 잘 못하는 것들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내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몰입해 온 것이 맞다.

나를 돌보지 못했던 적도 있다.


이제는 나와 내 미래,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정기적인 쉼이 필요할 때이다.



고객 덕분에 그것을 알아차렸다.

아이 덕분에 쉼의 행복을 알아차렸다.



오늘은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껴보기가

오늘의 미션이자 주제가 될 것 같다.



딸과 커피숍에서

다정하고 소소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


                  딸과 커피숍에서 책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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