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다 지웠다가 습관

by iima

싹 다 뒤집어 엎고 싶다.

여태 자주 그래왔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한다.

계획을 3박 4일 세운다.

실천은 3일이면 대단히 많이 한 거다.


하다 말다 하다 말다

쓰다만 공책이 쌓여있고

흩어진 메모들을 버리지 못해 굴러다니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기를 좋아하지만 지속하지 못하고


뭘 다시 해보려고 하면 지금까지 했던 그나마의 것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 다시 해보자.

앞으로 잘 쌓아가면 되지 하고 과감하게 지우기를 수차례..


그러니 기록이 쌓일 리가 있나.



세스고딘이 1만 번째 블로그를 썼다는데,

내가 언제부터 꾸준히 했어야 1만 번째가 되는 걸까.

아니 그럼 지금부터 꾸준히 한다면 언제 1만 번째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계산기를 두드려 본다.


1만 나누기 365.



27.3972.....

1만이 작게 느껴져서. (달랑 요즘의 1만 원처럼) 2-3년이면 될 줄 알았다.

와 그런데, 27년...

67- 8세나 되어야 한다.



해보고 싶다.

아 물론, 하다 말려나...



운영하는 숙소에 힘을 쏟지 못해서?

아니면 손쓸 시간은 없으면서 꿈의 고객을 찾겠다고 고집을 부리느라...

거의 사람의 발길이 드문드문이면서.


꿈의 고객 찾아서 다시 리셋하고 싶다는 마음에 그동안의 게시물을 다 지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썼다 지웠다의 습관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습관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이제야....


지금까지 별로였던 나도 나고,

지금까지 별로였던 이 공간도 이 공간 그대로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별로였던 평생의 나를 얼마나 지우고 싶어 안달이었던가,


그렇다고 그 과거의 나까지 남겨둘 생각은 없지만,

딱 이만큼은 남겨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부디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를 바라면서...



그렇다고 더 좋은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몹시 더 나를 챙기면서 나에게 집중하면서 나를 믿어주고 나를 사랑해 줄 생각이라서


어느 날은 때론 허세 섞인 재수 없는 철학가가 되어있을지도 모르니깐.




그럼에도 아직도

썼다. 지웠다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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