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생각

by 명수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기와지붕 처마를 가만히 쳐다보면

빗물이 모이고 모여

주룩주룩 마당으로 흐른다


살며시 패인 처마 밑에

청구개리 비를 피해 뛰어가고

비맞은 풀잎따라 달팽이 기어오른다


포도넝쿨 아래 장독대는

비를 맞아 또닥또닥 반주를 하고

외양간 여물 먹던 소는 노래를 한다


비는 내리고 내려

대문 밖을 물안개로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 불러주니

대청마루 누워 천정을 보다

신선같은 낮잠을 이룬다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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