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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수 May 25. 2016

옛날 생각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기와지붕 처마를 가만히 쳐다보면

빗물이 모이고 모여

주룩주룩 마당으로 흐른다


살며시 패인 처마 밑에

청구개리 비를 피해 뛰어가고

비맞은 풀잎따라 달팽이 기어오른다


포도넝쿨 아래 장독대는

비를 맞아 또닥또닥 반주를 하고

외양간 여물 먹던 소는 노래를 한다


비는 내리고 내려

대문 밖을 물안개로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 불러주니

대청마루 누워 천정을 보다

신선같은 낮잠을 이룬다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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