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사 Aug 24. 2020

왜 쓸데없는 잡동사니가 쌓이게 되는 걸까?

필요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사게 되기 때문에


 ‘1+1, 오늘까지만 무료!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


이런 광고 문구를 보면 나는 주저 없이 클릭하게 된다.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기획문구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지나치지 못하고 덜컥 사버리게 된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 데 사는 이유는 지금 안사면 손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단지 ‘싸다’는 생각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사게 된다. 물건들이 눈에 보이는 대형마트에 갔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필요한 품목 리스트만 적어서 가도 1+1 문구를 보는 순간 카트에 담고 만다. 특히, 썩지 않는 생활용품인 경우 집에 있어도 세일하면 우선 사고 본다. 언젠가는 사용할 것이고 저렴하게 샀으니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안사면 100% 할인이다.


큰 대형마트를 자주 간다면, 한 달에 한번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필요한 것이 생기면 대형마트보다는 집 근처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단가는 대형마트보다 비싸다. 나의 경험상 한 번에 몰아서 간 대형마트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몇 가지만 사는 집근처 마트에서 돈을 덜 쓰게 된다. 견물생심이라고 대형마트는 눈에 보이는 물건이 많고 싸기 때문에 생각하지 못한 물건을 사게 된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하게 된다. 정작 사려고 했던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최저가로 나온 물건을 사게 된다. 만족도는 떨어지고, 싸게 샀다고 좋아했던 대용량 제품은 다 쓰지 못하거나 함부로 쓰게 되어 낭비하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단품을 사기란 더 어렵다. 왜냐하면 2,500원~3,000원 가량의 배송료가 붙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3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배송료 결제가 아까워 필요한 게 없나 갖은 이유를 붙여 3만원을 꽉꽉 채운다. 배송료 최대 3,000원을 아끼자고 돈을 더 쓴 셈이다. 쿠폰과 적립의 유혹도 있다. 얼마 이상 결제 시 추가라는 조건을 보면 할인 쿠폰을 쓰기 위해 혹은 적립을 받기 위해 조건 금액을 채워서 물건을 산다. 금액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구매한 물건은 대부분 잘 사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굿즈도 마찬가지다. 굿즈를 받기 위해선 꼭 얼마 이상을 구매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그 굿즈를 사기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이나 음식을 사야만 한다.


잠시 멈춰서 이것이 정말로 필요한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집에 대체할 만한 것은 없는지, 이 물건이 지금 당장 필요한 건지 잠시 멈춰서 생각을 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조건이 붙는 무료배송의 유혹을 이겨내고 필요한 물건만 배송비를 주고 사야 한다. 억지로 금액에 맞춰서 사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이득이다. 배송비를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번거로움 대신 지불하는 대가로 생각한다. 배송비가 아까워 무료배송 조건에 맞춰 사는 것보다 배송비를 지불한 제품이 실제로는 돈을 더 아낀 셈이 된다.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기 전 노동의 시간으로 가치를 따져본다. 예를 들어 최저시급으로 계산을 해보자. 2020년 최저임금은 8,590원이다. 무료배송을 받기 위해 3만원을 채워서 구매를 했을 경우에는 30,000÷8,590=약 3.5이다. 3시간 30분을 일을 해야 3만원을 벌 수 있다.  돈을 늘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잡동사니 소비로 버리고 있는 돈은 가볍게 생각한다. 더 이상 소비주의에 무비판적으로 돈을 사용하기 보다는 노동의 시간을 따져보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 살고 있다. 소비를 뿌리치기란 연어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힘들다. 수시로 날아오는 할인혜택문자나 적립금 안내문자는 평소에 안 들어가던 사이트의 링크를 눌러보게 한다. 업무하려고 켰던 컴퓨터나 핸드폰은 광고에 둘러싸여 우리를 현혹한다. 여기에 더해 쉬운 결제 시스템은 박차를 더한다. 결제비밀번호만 누르면 굳이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결제가 된다. 신용카드나 앱페이처럼 돈이 사라져 보이지 않는 결제 시스템은 돈을 쓰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사라지게 한다. 이 과정에서 고민이라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더 쉽게 소비하게 된다.


주체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광고성 문자는 그때마다 수신차단을 해야 한다. 요즘은 장기간 로그인하지 않으면 개인정보가 삭제되므로 로그인하라고 메일이 온다. 그때 조금은 귀찮더라도 회원탈퇴를 해준다.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경우는 광고성 수신메일은 비동의 한다. 선택적 동의를 하는 것은 무조건 ‘비동의’로 체크한다. 핸드폰에서 사용하지 않는 앱은 삭제를 한다. 필요에 의해 컴퓨터나 핸드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메모를 해서 일을 처리한 후 종료한다. 광고를 완전히 거를 수는 없지만 최대한의 노력으로 시선을 빼앗기지 않도록 한다.


결제수단을 오프라인에서는 카드결제보단 현금으로 결제 수단을 바꾼다. 카드는 돈이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절제하기가 어렵다. 현금은 직접 나가는 것을 손으로 느끼기 때문에 아깝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눈에 보이기 때문에 절제력이 생긴다. 온라인에서는 무통장입금으로 바꾼다. 무통장입금은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준다. 귀찮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결제를 미루게 된다. 의지가 약할수록 결제수단을 바꿔주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공짜라면 뭐든 받게 되는 습관을 조심해야 한다. 공짜라는 말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공짜라고 단어만 봐도 뭐든지 받고 보게 된다. 샘플로 나눠주거나 체험단으로 선정되어 공짜로 받는 것들은 정말 공짜가 아니다. 세상엔 공짜란 없다. 공짜상품을 받기위해서 우리는 시간을 투자한다. 줄을 서거나, 기다리거나, 설문지를 작성하거나, 후기를 작성하는 등 공짜의 이면에는 시간이 소비된다. 그 시간을 낮게 평가한 나머지 공짜를 안 받으면 손해라고 생각하고 받아온다. 쓰지도 않을 거면서 하나 더 챙기려는 욕심도 부린다. 그렇게 시간을 투자해서 받아와서 보면 허접하거나,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은 아니다. 그리고 일단 받았기 때문에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긴다.


공짜 물건은 집안에 쌓이게 된다. 집 안을 둘러보았을 때 공짜라고 무턱대고 받아 놓은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자. 이 물건을 내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언젠가 쓰게 될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받아온 공짜물건은 자리만 차지다. 결국엔 시간과 공간을 버리게 되고 쓰레기만 생길 뿐이다. 공짜물건을 더 이상 공짜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돈을 주고 사야하는 것이라고 인식 바게 되면 받지 않게 된다. 지금 당장 공짜로 받아온 물건을 비워내고 잃었던 공간을 되찾자.


집에 물건이 쌓이게 된 이유는 광고 문구에 흔들리거나 싸게 샀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케팅의 타겟이 되어 제대로 적중을 당한 것이다. 더 이상 낚이고 싶지 않다면 물건에 유혹되는 환경을 의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조건이 있는 무료배송이라면 필요한 단품만 배송비를 주고 구매한다. 배송비를 아깝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물건을 구매하기 전 집안에 동일한 물건은 없는지 확인한다. 대체할 만한 물건이 있다면 구매하지 않는다. 공짜의 이면에는 시간 소비라는 대가가 있다. 불필요한 공짜 물건은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마케팅과 홍보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공간을 물건에게 내주지 않아도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니멀라이프는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충실한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