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과 환경
스스로에게 묻는다. 혹시 오늘 하루 중에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었을까?
날씨를 확인하려고 잠깐 바라본 것이 아니라, 목이 뻐근해서 스트레칭하듯 고개를 든 것도 아닌. 그저 문득 하늘이 보고 싶어 의도적으로 고개를 들어, 몇 초간 말없이 바라보았던 순간이 있었는지 곱씹어 본다. 무심히 흐르는 구름을 따라 눈동자를 움직여 보았던가. 숨을 고르며 아주 잠시라도 세상의 속도를 멈추어 보았던가.
햇살 좋은 날, 길가에 피어난 꽃 하나가 시선을 붙잡는다.
그리곤 발걸음을 멈춰 조용히 바라본다.
단 몇 초라도. 그 짧은 시간이 아름다움을 허락한다.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물가에서 흐르는 물결을 바라보며
지루하다는 생각 대신 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다면,
그건 단지 시간의 소비가 아니라 삶의 숨결을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
어느 날 창밖에서 들리는 새소리에 귀를 기울인 적이 있다.
도시의 소음 사이로 문득 다가온 그 소리를 놓치지 않았던 순간.
이런 사소한 집중은 마음의 질서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된다.
그리고 밤, 인위적인 네온사인 대신 고요히 떠 있는 달과 별을 바라보다가
그 반짝임에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건 감각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다. 세상에 지지 않았다는 마음의 신호다.
이 모든 감각은 누구나 타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는 오랜 시간 훈련을 통해 얻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이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여백이 존재한다는 사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쓸모없는 것에 시간을 쓰지 말라고. 그러나 나는 믿는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야말로 때론 삶을 지탱하는 기능이 된다고. ‘예쁘다’는 감정은 기능이며 ‘좋다’는 느낌은 가치다. 누군가에겐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그걸 통해 힘을 얻고, 위로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충분히 유용한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몇 초, 그저 멈춰 서 있는 순간,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꽃 한 송이. 그런 일상의 틈에서 우리는 여전히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감정을 통해 또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 그 힘은 설명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그렇게 존재하면 된다. 세상의 가장 고요한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