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어떡하긴 뭘 어떡해

by 이영

가끔, 특정한 상황에서 상대에게 들었을 때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말이 있다.

뻔히 본인의 실수로 상황이 헝클어졌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뻔뻔하게 뱉는 바로 그 말.

“어떡하죠?”


말 자체는 당연히 문제가 없지만 본인의 실수 후 저 말을 뱉으며 가만히 있거나 빤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떡하죠?”는 마치 책임을 던져버리는 백기와 같다. 성인이 이 말을 사용할 때, 이는 이미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이 말은 상대방에게 은연중에 심리적 부담을 전가하기까지 한다. 또 더하여 종종 동정을 구하는 술수로 까지 변모한다. 자신의 실수를 타인의 부담으로 전가하는 교묘한 방식이다. 이는 책임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야 하며, 그 무게를 오롯이 견뎌내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실수와 책임은 실과 바늘과 같다. 실수를 했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수습하겠습니다." 또는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라고 말해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성숙한 어른의 자세다. 책임이란 자신의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때로는 그 무게가 무겁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 무게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 책임은 짐이 아니라 성장의 계기다. 책임을 회피하는 순간, 우리는 성장의 기회도 함께 놓치게 된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사과하고, 책임을 지며, 나아가는 것이다. 어른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결단은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며, 타인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이다.

책임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어떡하죠?"라는 말 대신, 우리는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며, 인간다운 삶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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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의 긴 글은 어떡하냐고 묻는 상대의 수준에 비해 너무 젠틀하고 완곡한 표현이다. 어떡하냐고?

어떡하긴 뭘 어떡해 잘못했으면 사과 먼저 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바로 이행해. 그리고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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