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제일 잘 아는 건 나다

10분만 가만히 앉아보면.

by 이영

내 또래의 사람들은 모두가 알만한 40대 유명 개그맨 A가 어느 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와 같은 직업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겐 원한다면 선배로서 조언해 줄 수 있어요. 근데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전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어요. 그 사람이 가려는 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요. 나이가 많다는, 조금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에게 조언하고 혹여나 그 사람이 제 조언에 괜히 귀를 기울여 휩쓸리고 삶이 변한다면 너무 무서워요. 전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


대한민국 프로농구 통산 누적 득점 등 여러 기록에서 압도적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은퇴한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이자 현 방송인 B가 말했다.

“TV에 나와서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며 즐기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지? 자기가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그럴 때마다 분노합니다. 늘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해 왔어요. 선수 생활 내내 단 하루도 즐기면서 만족한 날이 없어요. 오늘 잘했다고 모든 사람이 칭찬해 줘도 더 잘하지 못했음에 아쉬워했어요.”


누군가의 인생에 방향을 조언하고 제시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 사람이 원해서 조언을 구해온다면, 나는 그저 내가 지나온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줄 뿐이다. 그 안에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떤 건 흘려보낼지는 오로지 그 사람의 몫이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요즘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법’ 같은 영상이 넘쳐난다. 하지만 때론 그 어떤 콘텐츠보다, 단순한 고요가 더 필요하다. 핸드폰도 끄고, 음악도 끄고, 그냥 의자에 앉아 조용히 생각해 보자. 딱 10분이면 충분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지금 맞닥뜨린 현실에 대해 정직하게,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다면 유튜브 속 조언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나다운 방향이 어쩌면 그 침묵 속에서 떠오를지도 모른다.


와, 다 쓰고 보니 드는 생각 하나.

‘혹시 이것도 조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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