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주소 변경, brunch.co.kr/@ijewrite
2015년 11월,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메일이나 블로그 주소는 ‘간단하고 읽기 쉬워야’ 한다는 사실을.
원래 내 브런치 주소는 brunch.co.kr/@seasonalwriter……-_-
잡지 제목 ‘계간 쓰는사람’을 번역한 건데 영알못이라 문법에 맞는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메일 주소도 seasonalwriter@daum.net이라고 쓰고, 독립잡지 네 권에도 모두 이 주소를 넣어 버렸다.ㅋ
하지만 이제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늦었지만 이건 바꿔야 한다. 잡지도 무기한 휴간인 마당에 이 긴 주소를 계속 가져가기는 좀 그렇다. 누가 내 브런치 주소를 물어볼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시즈널라이터요. 에스, 이, 에이, 에스, 오, 엔, 에이, 엘, 더블유, 알, 아이, 티, 이, 엘’이라고 대답하기는 부끄럽다. 흑흑.
주소를 바꾸면 이전 주소로 공유된 글은 모두 연결이 끊긴다고 한다. 한때의 경솔이 훗날의 후회를 부른다. 그동안 이곳의 글을 공유해주셨던 분들께 무릎 꿇고 엎드려 백배 사죄의 말씀 드린다.
……
음……
Um…………
내친 김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하나만 더 고백하자면……
나는 아직도 내 필명을 결정하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 자체가 고민이 아니라, ‘최’라는 성을 붙일지 뗄지 몇 년째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최이제'로 4년을 살고도 여태 고민 중이라니! 이 정도면 햄릿도 울고 갈 것이다.
1. 최이제: 왠지 어감이 마음에 안 들고, 최씨 성에 특별한 애착이 없다. 하지만 ‘성+이름’ 조합의 무난한 이름이라 어디서든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2. 이제: 더 깔끔하고 심플하지만 뭔가 발음에 임팩트가 없다(?) 명함에 넣으면 왠지 허전할 것 같다(???)
그나마 성을 제외한 이름을 결정한 것도 나로서는 역사적 결단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본인의 활동명을 어떻게 그리 뚝딱 지어내는 것일까. 결정장애로 고통받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 텐데.
이름을 뭐라고 짓든, 이름의 아우라는 이름 주인의 삶이 결정한다고도 생각해봤다.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박경리 선생님의 본명은 박금이. '경리'라는 필명을 얼핏 들으면 ‘회사에서 회계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떠오를 수도 있지만, 지금 ‘박경리’라는 이름을 들을 때 그 누가 그 경리를 연상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토지> 같은 우주대명작을 써내지는 못할 것이 확실하므로 필명이라도 마음에 들게 짓고 싶은데 말이다. 어느 날 소리소문 없이 바꿔놓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지만……
추신.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내 맘대로 짓는 필명에까지 굳이 부계성을 따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갈겼다. 이 선 하나 넘는 데 4년이 걸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