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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 May 17. 2022

'넌 얼마나 쓰니' 5년차 유저의 활용법

매일 발행 45일차

'나의 의지력과 자제력은 유치원생 수준이다.' 이 문장을 마음 속 깊이 받아들이고 나니 그동안 제가 왜 그렇게 의지박약이었는지, 앞으로 이 의지박약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명확해졌습니다. ...... 유치원생에게 환경은 몹시 중요합니다. 유치원생을 아무것도 없는 책상에 앉혀두고 공부하라고 하면 10분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책상에 레고 박스가 올라오는 순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블록 쌓기를 하고 맙니다. (지이,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마인드빌딩)


44일차 글에도 썼지만 나는 스마트폰 잠금 앱 '넌 얼마나 쓰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앱이 없었다면 과연 내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어디까지 스마트폰에 중독될 수 있었을까? 어디쯤이 내 바닥이었을까? ... 그 답을 모를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앱의 개발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는 바이다. 그리고 제발 PC버전을 개발해주시면 안 되겠냐는 간곡한 청 또한 드려본다.


꼬꼬마 국딩 때부터 계획 짜고 결심하기가 취미였지만 그 결심을 지킬 힘은 성장하지 못했기에, 적당히 손발을 묶어서라도 나자신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며 지난 인생을 살아왔다. 자제력은 뽀로로 영상 보는 유치원생 수준인데 세상의 유혹은 날로 다채로워져만 간다. 세상 모든 정보와 인간사가 들끓는 '인터넷', 수많은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OTT·유튜브'란, 산만한 영혼의 오만가지 관심사를 모니터 하나에 흡수해버리는 블랙홀과도 같다.


이런 현대사회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고 나다운 일을 하기 위해선 이런 앱이 꼭 필요했다. '넌 얼마나 쓰니' 5년차 유저로서, 이 앱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써볼까 한다.




1. 주요 기능

이 앱의 주요 기능은 크게 '사용량 분석, 바로 잠금, 폰 잠금, 앱 잠금'으로 나뉜다. 나는 잠금 용도로만 쓰기 때문에 사용량 분석 창은 아예 보지도 않는데,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해보니 2021년 한 해 동안 티빙 396시간, 삼성인터넷 340시간, 카톡 327시간, 웨이브 299시간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럴 수가...



2. 폰 잠금

폰 잠금이란, 설정된 시간 동안 아예 핸드폰 화면이 잠기는 것을 뜻한다. 핸드폰을 켜면 왼쪽과 같은 파란 화면만 보인다. 물론 일상생활에 필요한 필수 앱은 사용할 수 있도록 '잠금 시 사용가능한 앱'을 설정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아이콘 몇 개는 지움.ㅎ


위 사진처럼 요일별로 예약 잠금 시간을 설정하고(왼쪽), 설정 메뉴에서 잠금 시 사용가능한 앱을 체크(오른쪽)하면 된다. 지금은 모두 꺼둔 상태이다. 잠겨 있는 시간에도 때때로 사용해야 하는 필수앱이 늘면서 폰 잠금 기능을 쓰지 않고 있다.



3. 앱 잠금_ 예약 잠금

요즘 실제로 쓰고 있는 '앱 잠금' 방식이다. 내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앱들을 위주로 잠금 시간을 설정해놓았다(왼쪽). 참고로, 앱 자체를 삭제하는 것보다 깔아둔 채로 잠가놓는 게 더 안전하다. 삭제한 앱은 언제든 다시 설치할 수 있기 때문. 해봐서 안다.


1. 밤샘폰질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네이버, 카톡을 비롯한 모든 인터넷 앱을 잠갔다.

2. 배달음식을 끊기 위해 매일 새벽 5시부터 밤 11시반까지 배민과 쿠팡이츠 앱을 잠갔다.

3. 티빙, 웨이브 등 영상앱은 저녁 먹는 시간만 시청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일요일 밤은 월요일 출근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특별히 밤 10시 50분까지 시청 가능하다.


그리고, 한 가지 필수적인 추가 기능이 바로 '잠금 설정 수정 방지'다. 단돈 천원에 사용기간 무제한인 프리미엄 서비스다(오른쪽). 이 기능이 없으면 수시로 잠금시간을 수정하거나 해제해 마음껏 폰을 사용하게 된다. 나는 잠금 시작 4시간 전부터 잠금 종료 시까지 수정할 수 없게 설정했다. 테마 변경이나 잠금화면 꾸미기에는 노관심.



4. 앱 잠금_목표 사용시간

이 또한 중요한 기능이다. 인터넷 서핑만 하며 몇 시간도 너끈히 보낼 수 있는 인간이므로, 인터넷 앱 사용시간을 하루 40분으로 제한해두었다. 그밖의 앱들도 각각 목표시간을 설정해두었다.




처음에 인용한 책에서도 이 앱을 추천하고 있는데, 한 가지 단점으로 '요리조리 노력하다 보면 어플 차단을 뚫고 다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그러나 나는 다행히도 기계치라 차단을 뚫을 방법을 찾지도 못하고, 찾고 싶지도 않다. 앞으로도 이 앱을 통해 평화롭게 스마트폰과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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