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09. 23
얼마 전 심규선이라는 가수(음악가라고 해야 할까)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부담스럽게 들리다가 어느 순간 훅 들어와 며칠째 무한 반복 중. 파탈리테, 담담하게, 촛농의 노래, 음악가의 연인 등등 와 정말 끝내준다고밖에는…… 한동안 심규선의 모든 앨범을 하나씩 아껴 들으며 감성 터지는 가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행ㅋ복ㅋ
어제는 몇 년 만에 노래뽕이 차올라 코인노래방에 갔다.
그리고 첫 소절을 시작하는 순간 느꼈다. 난 이제 끝났구나.
이 죽어가는 까마귀 소리는 뭐죠? 한오백년 전에는 꼴에 노래동아리 활동까지 했는데. 세 시간 동안 노래 연습하고 노래방으로 뒤풀이 가서 자신 있게 이수영 노래를 예약하던 시절도 있었건만! 심규선의 ‘파탈리테’는 그토록 비장하고 숙명적인데 나의 ‘파탈리테’는 차마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든 오글거림 그 자체였다.
옆방 사람의 노랫소리가 너무나도 또렷하게 들려와 더더욱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