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당선되믄 무슨 재민겨
※ 원래 기한은 1월 24일까지였으나 텀블벅 실패로 잡지 발행이 조금 늦어질듯해 마감일과 모집 부문을 조정합니다. 재밌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빡빡하게 굴 필요 없겠죠 ㅎㅎ
내 거친 문장과 불안한 플롯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역사와 전통이 전혀 없는 불량문학잡지 <계간 쓰는사람>에서 영광의 창간호에 실을 원고를 모집합니다. <계간 쓰는사람>은 단 하나의 위너보다 선택받지 못한(않은) 대다수의 글에 주목하는 독립잡지입니다. 심사위원이 쓱 보고 탈락시킨 글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음을 동네방네 알리고 싶습니다. 정초부터 낙선 또는 불합격의 고통에 시달리는 당신, 잠깐 와서 같이 놀아보아요. (자세한 기획의도는 하단 첨부 참조)
▷ 모집 부문
1. 신춘문예 낙선작 1편 (장르 무관)
2. 불합격을 각오하고 멋대로 쓴 자기소개서 (예컨대 이렇게)
3. 일반원고: 글로 쓴 거라면 뭐든지
※ 모든 응모작을 이곳 <계간 쓰는사람>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발표합니다. 응모작 첫부분과 작가 프로필은 종이잡지에도 인쇄하여 길이길이 남기겠습니다. 흑역사 한번 씐나게 만들어봅시다. 혹시 한 분도 응모하지 않으신다면…… 창간호는 울면서 제 글만 가지고 만듭니다. ;ㅁ;
▷ 상품: 가진 게 없어 꼴랑 잡지 2권
▷ 보낼 곳: seasonalwriter@daum.net
▷ 마감: 2016년 2월 29일 (당일 자정 도착분까지 유효)
▷ 발표: 2016년 3월 14일부터 하루에 한 편씩, 종이잡지 발간은 3월 30일 예정
▷ 참고사항
1. 이름과 작가 프로필(100자 이하, 형식 자유) 및 잡지를 받을 주소를 응모작과 함께 보내주세요. 필명일 경우 필명만 적으셔도 됩니다.
2. 같은 작품을 다른 매체(인터넷 매체 및 본인 블로그 등)에 중복 투고한 경우 링크를 달아드립니다.
3. 작품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 첨부: 기획의도를 빙자한 허세와 망상
전국의 신춘문예 심사위원 및 기업 채용담당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015년에도 수백 수천 편의 응모작 또는 자기소개서를 심사하느라 눈이 빠지게 고생하셨겠지요. 먼저 그 노고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한국 문학과 한국 경제의 밝은 미래가 오로지 여러분의 어깨에 달렸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이 첫 장, 아니 첫 문단, 아니 첫 문장만 보고도 그 허접함을 간파하고 쿨하게 던져버리셨을 절대다수의 못난 글들이 너무나 아깝고 짠하여, 이제는 우리 탈락자들끼리 한번 놀아보려 하는데 괜찮으시겠지요?
병신년 새해 첫날, 신춘문예 당선작과 심사평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간단한 까임과 함께 제목이라도 소개됐지만, 예심에서 탈락한 나머지 글들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예심평에서 이런 식으로 언급되는 게 다였지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였다’, ‘최연소 응모자는 00세였다’…… 수많은 작품을 하루 만에 읽고 요약해야만 했을 심사위원 여러분의 고뇌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허나 그런 비인간적인 격무에 더욱 지속적으로 시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소개서를 심사하는 채용담당자 여러분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취업 자기소개서 역시 ‘자소설’이라는 문학장르가 된 지 오래 아닙니까. 취준생 한 사람이 쓰는 자소서가 수십 편이라는데, 그렇다면 전국의 채용 담당자 여러분은 대체 얼마나 많은 글을 읽어 오신 건가요. 직장인의 삶이란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 문학과 한국 경제의 무궁한 발전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심사하는 여러분도 쓰는 우리도 가끔은 좀 긴장 풀고 놀아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신춘문예가 아닌 신춘문학축제를 여는 것이지요. 혹한의 1월 1일이 아니라 꽃 피는 진짜 봄에, 극소수의 당선작만 뽑는 게 아니라 수많은 ‘쓰는 사람’들의 가지각색 글들을 나란히 발표하는 축제 말입니다. 최연소 응모자가 쓴 맞춤법 틀린 시, 80대 어르신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원고지에 쓴 국한문 혼용 수필, 구성은 허술해도 소재 하난 끝장나는 소설의 도입부, 어느 한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별 희한한 글들까지도 큰 글씨로 인쇄해서 전시하는 거죠.
문장들의 숲을 한가롭게 산책하다 눈에 띄는 작품은 읽어도 보고, 맘에 드는 작품은 후원도 하고, 가족이 쓴 작품 밑에 초콜릿이며 쪽지도 붙이고, 장난꾸러기 친구들이 사인회 코스프레도 하는, 당선도 낙선도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기는 공간. 1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민의 문학축제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저는 그런 축제를 추진할 능력도 재력도 없네요. 없으면 없는 대로 허접한 잡지나 하나 만들어보렵니다. 당락 여부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쓰면서 놀 수 있는 작은 공간 말입니다. 우선 심사자 여러분이 선택하지 않았던 그 글들을 모아 발표하는 일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놀이를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언젠가는 더 큰 일도 벌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