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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제나 Apr 07. 2021

알 바야? 알바야!

CHAPTER 1. 단기 알바 - 대형 의류 매장 (2)

그렇게 맡은 세 번째 업무는, 스팀 다리미질이었다. 오픈하기 전 매장에 있는 모든 옷을 다리는 일이었다. 집에 있는 내 옷도 다려본 적이 없던 나는 처음으로 스팀다리미를 사용하게 됐다. 옷에 하단을 잡고 주름을 펴 스팀다리미로 옷감을 따라 내려가는 일이다. 스팽글스가 있는 옷을 다릴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스팽글스가 뜨거운 스팀을 견디지 못하고 뒤집어지고, 결국 스팽글스의 뒷면이 보이게 되면 스팽글스가 전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캐릭터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스팽글스를 포함한 매장에 걸린 옷을 다 다린 뒤에는 직원들의 유니폼도 다렸다. 


스팀 다리미질은 주로 청소와 정돈이 다 된 이후에 하기 때문에 앞서 옷걸이를 거는 일 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었다. 또, 다리미라는 업무가 내 눈에만 보이는 주름을 펴는 일이라 부담감과 눈치가 덜했다. 대신, 스팀다리미를 사용하기 위해 콘센트에 꽂아야 했다. 매장의 곳곳에 있는 콘센트를 찾아 꽂아서 내가 원하는 옷을 다리기 위해 가지고 가야 하는데 선이 꼬이거나 누군가가 밟지 않도록 정리하는 게 팁이라면 팁이다!


다음은 이미 오픈한 대형 의류 매장에 가서 한 업무다.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기 때문에 원래 거기서 일하고 있는 매니저님들이 모여서 준비하는데 보조하는 업무다. 10시 매장이 열기 전, 어제 들어온 옷이나 어제 마감하면서 정리하지 않은 옷 등을 손님이 볼 수 있게 빠르게 옷걸이에 걸어 두는 일을 우선 하게 된다. 몰랐으나 옷걸이를 거는 일에도 방법이 있었다.


목이 늘어나지 않게 목부분부터 넣는 것이 아닌 통이 넓은 하단 부분에 옷걸이를 집어넣어 뺀다.

옷걸이는 걸이를 걸 수 있도록 된 부분이 항상 오른쪽을 향해 있도록 건다.

옷걸이에 걸어도 잘 빠질 수 있는 옷들은 옷 안쪽에 걸이용 고리가 있다. 예를 들면 셔츠나, 슬리브리스, 등이 파인 옷 등등이 그렇다. 그때 옷 안쪽에 걸이용 고리를 x자로 얽히도록 옷걸이 헤드에 걸어 옷이 빠지지 않도록 한다. 같은 옷과 바지를 정리할 때는 사이즈 별로 큰 것을 하단에 작은 것을 상단에 둘 수 있게 순서대로 정리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모든 것을 정확하고 빠르게 한다**


옷걸이를 거는 방법을 설명해주셔서 맞춰서 하려고 했던 나. 나를 보다 못한 매니저님들이 너무 손이 느리다고 대충 하라고 하셔서 당황스러웠다. (대충 할 거면 앞에 왜 알려주셨나요...) 결국은 앞서 말한 것을 지키되 빨리 하라는 뜻이겠지... 결국 너무 손이 느려서 매장 정리에서 쫓겨났다.�


쫓겨난 곳은 뒤에 물류 창고였다. 물류 창고 내부에는 박스 안 비닐채로 담겨있는 옷들이 가득했고, 중간 크기의 길쭉한 테이블이 있었는데 그 테이블에서 같은 종류의 옷을 사이즈별 순서대로 개는 일이다. 개어 놓은 옷을 쌓은 뒤에 같은 옷이 있는 정리대에 올려두면 된다. 재고정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나오고 나오지 않는 단기 알바에게는 이 일이 이 매장의 어떤 부분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으므로 모든 말투가 추측인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일이 더 적성에 맞았다. 아르바이트를 적성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앞 매장 정리랑 비교했을 때 손이 빠르게 하는 일보다는 정확하게 천천히 하는 일이 더 적성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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