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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제나 Apr 10. 2021

알 바야? 알바야!

CHAPTER 2. 정기 알바 - 빵집(1)

나는 아르바이트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정기 알바 팁을 하나도 모른 채로 지원을 했다. 집 앞 빵집에 가서 슬리퍼 신고 빵 계산하다가 "아르바이트 뽑으시나요?" 하고 지원했다. 그 모습이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안 한 애 같았다는 건 나중에 사장님께 들었다... 그래도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빵집에서 일을 하게 됐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많은 10-20대는 빵집 아르바이트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나도 그랬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들어가서 살게 없나 살피게 되는 맛있는 빵 냄새. 친절하게 인사해주는 아르바이트생이 쓴 빵모자와, 유니폼. 어려워 보이는 불어로 된 빵들과 화려하고 밝은 진열대!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뒤로, 내게 빵집은 더 이상 로망의 빵집이 될 수 없었다.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게 된 빵집은 지하철 역사 내에 위치한 빵집이었다. 같은 빵집이라고 해도 위치마다 가지게 되는 특성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빵집 아르바이트는 세 가지 근무조로 나뉘게 된다. 오전, 오후, 저녁 근무다. 같은 빵집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공통된 업무도 있지만 각 근무조마다 해야 할 일이 조금씩 다르다. 


먼저 공통된 업무부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느 곳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도 가장 중요한 건 계산이다! 손님이 들고 온 것을 정확하게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빵에는 편의점 같은 곳과는 다르게 바코드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 어떻게 계산하느냐고...? 내가 그 빵을 보고 어떤 빵인지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빵 이름을 외우더라도 포스기에 그 빵 이름이 어디 있는지 외우기 까지가 이 알바의 주요 업무라고 볼 수 있다. 빵의 종류가 정말 많기 때문에 포스기에 빵의 카테고리별로 정리가 되어있는데 대략 6가지로 나눠져 있다. (가게마다 브랜드별로 다를 수도 있다)


패스츄리

치아바타

샌드위치

디저트

케이크

선물

음료


빵을 좋아한다고 자부했던 나는... 그저 먹는 걸 좋아하는 것뿐이었구나 깨닫는 계기가 됐다. 웬만큼 빵에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저게 뭐지?' 싶을 거다. 패스츄리는 페이스트리를 의미하는데 크로와상이나 빵 오 쇼콜라 같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 류의 빵을 통틀어서 부르는 명칭이다. 치아바타 카테고리에는 사실 정확하게 치아바타에 속하지 않는 빵들도 많았는데...! 느낌으로 이해하자면, 치아바타처럼 통으로 있는 빵이나 통밀빵처럼 건강해 보이는 빵류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바게트도 이 안에 있었다.


빵을 보면 이 빵 이름이 뭔지, 그리고 이 빵 이름이 포스기 내에 어느 카테고리에 있는지, 그 카테고리의 어느 부분에 위치해있는지가 익숙해져야 제대로 된 빵집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빵과 함께 곁들여질 커피 내리기를 배워야 한다. 요즘 어느 빵집이나 커피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커피 내리기도 가게마다 커피머신마다 방법이 다르고, 가게별로 레시피가 달라서 이 글을 읽는다고 해도 다시 배워야 한다. 그래도 내 경험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아메리카노는 커피 머신에 에스프레소 샷을 내려 물과 섞는 커피다. 아이스면 얼음과 찬 물이 함께 섞일 것이고, 따뜻한 커피라면 커피포트에 끓인 물과 에스프레소 샷을 함께 섞어 내면 된다.

카페라테는 커피 머신에 에스프레소 샷을 내려 우유와 섞는 커피다. 아이스면 얼음과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함께 섞으면 된다. 하지만 따뜻한 카페라테는 우유를 데우는 대신 커피 머신 옆에 나와있는 길쭉한 막대기를 이용해야 한다. 전문 용어로 우유를 스팀 한다고 한다.


우유를 스팀 하여 에스프레소 샷과 섞으면 카페 라테이다. 여기서 거품을 예쁘고 많이 내어서 에스프레소 샷과 섞은 뒤, 시나몬 가루를 뿌려준 것이 카푸치노이다.

카푸치노 사진

카푸치노에는 우유를 스팀 하고 우유 거품을 가득 그 위에 올려줘야 한다. 고로, 우유를 자~알 스팀 해야 한다. 스팀 방법은 해봐야 알 수 있고, 나도 스팀을 정말 못했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이 외에도 에이드류, 커피가 아닌 음료류가 더 있다. 내가 아르바이트 한 빵집은 지하철 역사 내에 있다고 앞서 말했는데 그래서인지 커피를 아주 빨리 만드는 게 중요했다. 지하철 열차를 놓치고 싶지 않은 손님이 많았기 때문이다. 빵집이나 카페에서 일을 하고 싶고 내가 손이 빠른 편이 아니라면 지하철 역사 내, 혹은 지하철 역 근처 카페는 피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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