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경계를 세운다. 주저하는 마음이다. 그 경계를 넘는 마음이 있다. 원하는 마음이다. 원하는 마음에게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힘을 주는 마음이다. 주저하는 마음에게 이해한다고 한다. 다독거리는 마음이다. 마음 안에서 마음들끼리 구슬치기를 한다.
구슬 한 알이 굴러간다. 작고 투명하다. 스르르륵 주저하면서 굴러가다가 검게 변한다. 원하는 마음이 톡 튕겨주자 핑그르르 빠르게 구른다. 발갛게 변한다. 구슬은 힘을 주는 마음 앞에 멈춘다.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았다가 탁 튕긴다. 따그르르 더 빨리 돌면서 구른다. 붉게 빛난다. 이제 주저하지 않고 구른다. 차르르르 달린다.
마음 안에서 구슬들이 구른다. 붉은 구슬이 구른다. 푸른 구슬이 구른다. 속이 다 보이는 투명한 것도 함께. 구슬들끼리 뺨이 닿을 때마다 반짝거린다. 어떤 구슬은 물이 들어있다. 깨질까 봐 조심스럽다. 깨지면 주머니가 젖는다. 다독이는 마음이 구슬들을 모은다. 주머니에 넣는다.
구슬들이 마음의 호주머니에서 서로 무릎을 맞대고 있다. 달그락거린다. 집으로 가는 길 골목 어귀에 노랗고 둥근 가로등이 켜진다. 골목만큼 좁고 구불구불한 하늘에 달이 뜬다. 달그락 구슬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