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걸리는 게 나을까?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까, 맞지 않아야 할까.
by Hiker 나한영 Jan 29. 2022
“자연면역이 더 낫다던데 차라리 한 번 걸려서 면역을 얻는 게 나은 거 아닌가?”
전파력은 높지만 증상은 경미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이런 생각을 한두 번쯤 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의료체계의 부담을 우선 걱정하는 입장
정부 입장에서는 맞기를 바란다. 일괄 방역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당국의 입장을 간단히 요점 정리하면 이렇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의 2~3배로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환자의 절대적인 수가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중증 환자나 입원 환자 수 자체가 늘어나므로 의료체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체계의 부담이다.
그런데 환자 수 예측은 가정에 의존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지난 26일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해도 확진자 규모가 4배 이상 되면 실제 사망자 숫자는 델타 때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델타가 지배종일 때의 상황과 단순 비교하는 논리적 모순이다.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될수록 중증 환자의 비율은 더 줄어든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 같은 주먹구구로 방역 대책을 할 수는 없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오미크론은 감염됐을 때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있어도 델타와 비교해 중증과 연관되는 고열이나 호흡곤란 등이 명백히 적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두통, 인후통, 콧물 등의 '감기 같은 증상'이 많은데,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은 기존 변이보다 짧다. 즉 오미크론의 증상은 '더 가볍고 짧게' 나타난다. 영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콧물, 두통, 기운 없음, 재채기, 인후통 등의 증상이 가장 흔했다.
이것은 오미크론이 폐 등 하기도가 아닌 상기도 감염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에서 봐도 폐 조직에 침범해 중증도를 일으키는 정도가 매우 낮다.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낮은 이유이다.
오미크론의 정확한 치명률은?
국내 분석에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4%까지 확인됐다.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 현재만 보더라도 독감의 치명률 0.1%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당국이 발표하는 코로나 치명률을 해석할 땐 자칫 두 가지 점이 간과될 수 있다.
첫째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는 치명률은 검사를 받고 판명된 확진자를 기준하는 사례치명률이란 점이다. 만약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5명이고 이 중에 1명이 사망했으면 치명률은 20%가 되는 것이다. 만약 증상도 없고 검사도 안 받아서 알아차리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가 5명이 더 있다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전체 10명 중에 1명, 즉 10%가 된다. 이것이 더 정확한 감염치명률이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유럽에서는 2020년 10월 치명률이 영국 12.7%, 스페인 5.9%씩 나왔다. 공포감이 최고 높을 때의 사례치명률이다. 같은 해 9월에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에 의한 감염치명율은 영국 0.9%, 스페인 0.8%로 나타났다. 7배 이상 14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때의 감염치명률도 세계가 아직 백신을 맞기 전의 수치이다. 따라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을 독감 치명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현재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치명률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면역 취약층의 치명률이다. 아직 500만 명이 넘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미접종자가 있고, 이외 고연령자, 기저질환자 등 면역취약층이 많다.
따라서 발표되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위 두 가지 점을 감안해서 해석해야 한다. 오미크론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확진자 3배 늘었는데, 치명률은 오히려 10배 급감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오히려 방역 조치를 완화하거나 사실상 폐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과 덴마크, 아일랜드는 방역 규제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4일 21만 8724명으로 지난해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1월 8일 6만 8053명과 3배 이상 사상 최다 수준을 기록했지만 치명률은 오히려 1년 전(2021.1. 26. 기준 2.56%)보다 10배나 급감(2022.1.26일 0.25%)했다. 덴마크도 방역 규제 철폐 조치를 발표한 지난 26일 신규 확진자가 4만 6747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치명률은 1년 전(2.42%)에 비해 2% 포인트 이상 급락한 0.07%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이미 많은 인구가 오미크론에 감염돼 자연 면역이 활성화된 것이 크게 한몫 했다. 미국은 인구의 20% 수준인 6800만 명이 확진자가 나왔다. 숨은 감염자까지 하면 숫자는 더 많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1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73만여 명으로 14일(80만여 명) 정점을 찍은 뒤 27일 현재 50만 명 아래로 내려왔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코로나 구름’이 점차 걷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방역 조치의 문제는?
이런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모든 일상이 올 스톱될 만큼 과도한 거리두기와 획일적 방역조치를 지속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당국 입장에선 일괄 조치가 편리할 수 있지만 그 같은 편리성, 획일성 자체로 문제이고 특히 너무 목표지향적이라는데 문제가 크다. 지금까지 당국은 확진자 수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로 인한 건강한 시민사회의 존속과 발전이란 측면을 외면했다.
현대 시민사회는 다양한 구성원이 각자마다 일정을 소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성, 다양성을 담보하는 활력을 지닐 수 있다. 그런데 9시 통금이나 집합 금지 같은 천편일률적인 조치로 모든 사회 구성원을 일괄 통제하므로 자영업의 줄도산, 우울증, 자살 등 막을 수 있는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각각의 특성을 무시한 일괄 방역조치의 맹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방역 규정 상 자전거, 등산 등 야외 운동 시에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아직 한 명도 감염 사례가 없는 걷기 같은 야외 운동에도 사적 모임 제한이 적용된다. 지하철은 발 디딜 틈 없이 붙어서 타도 되는데, 관광버스는 사적 모임 제한을 넘으면 타지 못한다. 비합리적이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유럽, 자연 면역 활성화 권고
인간의 자유의사나 각자의 상황을 무시하는 일괄 방역 패스 적용이나 부스터샷(추가접종) 강요도 문제는 있다.
지난 12일 유럽의약품청(EMA)은 부스터샷을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는 방역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자연적인 면역 반응을 약화시키고 접종에 따른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MA는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자연 면역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의 면역력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오미크론을 거치면 백신 접종 이외에도 다수의 자연 면역이 발생할 수 있으며, 코로나가 감기 등의 풍토병에 가까워지는 시나리오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바람직한 방역 전략은?
자연 면역이 활성화된 유럽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무조건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방역을 부정할 수도 없다. 백신이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낮춰주므로 사회적 코로나19의 안전망을 갖추는 가장 빠른 수단이 될 수 있다. 방역은 해야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 과도하게 생활 전반과 삶을 위축시킨다면 문제라는 얘기이다. 무엇보다 시민 방역의 힘을 믿어야 한다.
당국이 브리핑에 의존하기 보다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게 하고, 규제 일괄 적용보다는 방역을 시민 각자의 책임 영역으로 돌려주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점포 오픈 시간도 큰 틀만 잡아 주고 가게나 영업점이 각자 알아서 오픈 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각자가 책임이 따르는 방역을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도 야외 운동 시엔 풀어 주어 자발적으로 운동을 유도하는 것도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고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안이다. 시공간 모두를 강제하는 방역패스보다 방향을 설정해 설득하고 유도하므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고, 고령자나 질환 등 몸의 특성상 접종이 불가한 사람들을 위한 대안도 마련하고 그 같은 배려를 당사지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미 위중증률이나 치명률이 미미한 어린이들에게까지 방역패스를 강제하는 것은 당사자의 안전보다 감염 매개 역할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이 또한 다시 검토해야 한다. 코로나 백신은 충분한 임상의 결과물이 아니므로 아직 안전성을 확신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감염 확산을 줄인다는 목표만으로 어린아이들을 백신의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를 위축시키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방역 조치는 감이나 과한 걱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하고 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유의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숙고하며 진행해야 한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세계>라는 칼럼에서 자유를 훼손하는 규제 남발의 습관화에 대해 경고한다.
"규제와 감시를 아주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 임시적으로 도입하더라도 임시적 조치는 대게 위기상황이 종료되어도 지속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체주의적 감시체제를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시민적 역량강화를 통해 가능하다.”
부스터샷은 맞아야 할까, 맞지 않아야 할까
부스터샷은 각자가 스스로 맞아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최종 선택은 각자의 권리이다.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건강한 사람이라면 오미크론 감염을 통해 얻게 되는 자연 면역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사회적으로 확진자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나 감시의 눈이 더 큰 문제이다. 이에 따른 불편 때문에 마지못해 맞는 사람도 상당수이다. 따라서 당국은 통제를 우선하기 앞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강제적 수단을 접고 자연 면역과 부스터샷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더 장기적 방향이 될 수 있다. 어린이들과 질환자 등 면역취약층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부스터샷을 맞더라도 앞으로 자주 부스터샷을 맞게 되는 상황에는 대비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의 경고대로 인간의 천부적 능력인 자연 면역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