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사람길이 주관하는 한국종단트레일 HANT 1기 국토종주단이 오는 2월부터 출발 예정에 있어 HANT 걷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직접 국토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아무것도 가미되지 않은 본연의 상태를 '순수'라고 부른다. 우리 국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보기 위한 도보 국토 기행은 일종의 탐험이다. 만약 진정한 국토 기행을 하고 싶다면 직접 국토 속으로 들어가는 탐험을 각오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모르거나 왜곡됐던 국토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차와 문명이 자연을 가리지 않았던 옛날엔 '순수 국토 기행'이란 말 자체가 필요 없었다. 보는 모든 것이 자연이었고 순수 국토였다. 그러나 지금, 언제나 우리는 잘 닦여진 도로(찻길)와 잘 갖춰진 시설(관광지나 관광시설)과 문명의 장치(차량이나 이륜 이동장치 등)를 통해 피상적으로만 우리 국토를 보고 있다. 자연을 걷는다고 해도 둘레길처럼 정제된 길을 걸으며 구획된 일정 틀 안에서만 걷기를 해 왔다. 그러다 보니 그 밖의 것은 볼 수 없었다. 그로 인한 국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나 앎이란 매우 표피적이거나 단편적이거나 왜곡돼 있다. 마치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그 어떤 것도 단단한 체계를 갖추어 설 수 없다.
순수 국토 기행은 걷기의 실사구시
만약 우리의 국토를 진정으로 알고자 한다면 본연의 우리 국토를 느껴야 한다. 어떤 장애물도 없이, 색안경도 없이, 또는 어떤 수단이나 장치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 두 발로 직접 아무것도 가미되거나 꾸며지지 않은 국토 안으로 들어가 이 땅의 순수한 모습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 그럴 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우리 국토의 모습을 보고 느끼고 만날 수 있다.
우리 국토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땅만이 아니라 땅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이 땅에 수백수천수만 년 동안 켜켜이 쌓여 온 삶의 흔적들까지 실로 셀 수 없이 다양한 모습들을 우리 국토가 안고 있다.
이를 보고 느끼는 여정은 새롭고도 수많은 자각의 여정이다. 가려지거나 덧입혀진 것이 아니라 순수에 기반해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을 때 우리 국토는 새롭고도 수많은 자각과 깨달음을 선사해 줄 것이다. 진실에 입각한 정당한 의식체계를 만들어 주므로 모래성이 아닌 반석 위의 우리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순수 국토 기행은 걷기의 실사구시實事求是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