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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오아시스, 북악하늘길

하중급/숲길

by Hiker 나한영

서울 도심이면서도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려한 경관, 산소 가득한 울창한 자연을 두루 갖춘 도심 속 오아시스가 있다. 원래 이곳은 '서울 속 DMZ'으로 불렸다. 1968년 1.21 사태 이후 41년 동안이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이 숲은 그냥 단순한 숲이 아니다. 지형과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숲 속에 있으면 자연이 합창하는 느낌을 받는다. 산 속에서 졸졸 흐르는 우거진 숲 속 개울, 협곡에 싸인 숲 속 쉼터, 숲 속 다리, 성북천 발원지, 서울을 내려다보는 뛰어난 전망까지 자연경관에 반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물드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숲속 다리(2020.7.19.촬영)


출발은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한다. 처음 경사길을 땀좀 흘리고 오른 뒤 하늘한마당부터 경치 좋고 완만한 북악 스카이웨이 데크 산책로가 휘파람이 절로 나게 만든다. 다모정부터 '3 산책로'로 숲 속 다리를 건너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북악산의 숨은 명소인 숲길을 걷는다. 동마루 전망대를 지나고, 하늘전망대에 서면 말 그대로 하늘 끝에 선 느낌의 뻥 뚫린 조망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여기부터는 북악 하늘길의 하이라이트인 '2 산책로'로 1.21 사태 당시 격전지임을 보여주는 총알 자국 선명한 호경암을 지나 오아시스의 한가운데로 내려선다.


하늘 전망대


이 길은 지형상 조망이 좋아 내려가는 길, 협곡에서 올라선 길에 연거푸 전망대가 있다. 시간이 정지된 듯 협곡의 울창한 숲에 폭 싸여 있는 계곡 데크 쉼터, 협곡을 빠져나오는 계단을 오르면 다양한 생물 서식지 연못이 있는 성북천 발원지, 삼청각으로 내려서는 사철나무숲 데크길 등 모든 순간이 너무도 아름답다. 숙정문 안내소에서 삼청각 앞쪽 길을 건너 성북천 원류를 따라 맑은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즐겁게 걷다 보면 자연 속에 아늑하고 깔끔한 성북동이 서서히 나타난다. 길가 어디라도 들어가 차 한잔, 술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북악 하늘길은 40여 년간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생태보존이 잘 돼있고 자연경관도 뛰어난 최고의 명품 트레킹 코스이다. 사람들이 잘 몰라 나만의 숲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길의 큰 매력이다.


계곡마루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길(2018.9.22)
협곡의 숲 속에 고요히 들어 앉은 계곡마루 쉼터



북악 하늘길 정보

◇길의 유형/형태 : 숲길/흙길 40%, 데크길 30%, 포장길 30%
◇거리 : 9km(한성대입구역 시작 종료 경우)
◇소요 시간: 3시간 30분
◇시작/종료 지점 :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한성대입구역
◇경유지 : 성북공원-하늘한마당-곰의 집-북악정-숲속다리-동마루-하늘전망대-호경암-남마루-성북천발원지-서마루-삼청각-성북동


◇걷기 포인트 :
- 북악 스카이웨이를 따라 걷는 숲 속 데크 산책로
- 북한산과 정릉 쪽 시내가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다모정 앞 전망대
- 북악 스카이웨이 길을 건너 비밀의 숲으로 들어서는 '숲 속 다리'
- 원시림 속을 걷는 숲 속 산책로와 숲 사이로 보이는 멋진 조망
- 수락산과 불암산을 비롯 서울 동북부 시내를 볼 수 있는 '동마루 전망대'
- 식사와 산림욕 하기 좋은 여럿 평상이 있는 숲 속 쉼터
- 하늘 끝에 선 느낌의 풍치 좋은 '하늘전망대', 이곳에서 족두리봉에서 보현봉까지 북한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인왕산 등 산들과 평창동을 비롯한 은평구 서울 시내 조망
- 1.21 사태 당시 격전지였음을 증거하며 당시의 선명한 총탄 흔적을 간직한 호경암
- 남마루 바로 앞 조망바위
- 북악산 정상과 성곽의 장관,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남마루 전망대'
- 시간이 정지된 듯 협곡의 울창한 숲에 폭 싸여 있는 데크 쉼터 '계곡마루'와 그 옆 '솔바람교'
- 서울시내 중앙과 남산 전경이 완벽히 조망되는 '서마루 전망대'
- '수고해' 다리로 건너는 성북천 발원지, 몇 번 다니면 보이는 그 전의 맑디 맑은 숲 속 개울
- 숲에 싸인 삼청각이 보이는 삼청각 전망데크와 사철나무 숲 속 데크계단
- 북악산에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성북동 거리

◇녹색길 비율 : 70%(성북동 길거리까지 합한 비율)
◇난이도/경사도 : 하중급/최고 50도
◇샷 장소 : 중상
◇걷기 좋은 때 : 꽃이 만발한 봄, 숲이 우거진 여름, 단풍이 물든 가을 모두 좋다.


◇Tip :
- 도심 속 오아시스를 지키기 위한 자연보호 중요(모두의 노력으로 휴지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없다.)
-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01번 마을버스로 성북구민회관(종점)에서 하차해 하늘한마당으로 갈 수도 있음(10분 소요)

- 출발해서 하늘한마당 전에 아름다운 성북공원을 통과해 걷는 것 추천

- 마칠 때까지 화장실이 없으므로 하늘한마당에서 화장실 이용할 것

- 하늘전망대 밑 숲 속 평상 쉼터(구 북카페)에서 도시락 먹기 좋음

- 삼청각에 들러 아름다운 건물과 정원 속 차 한잔도 좋음

- 성북동 우정의 공원 앞에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걷기 거리가 7.5km로 단축된다.

◇등급 : ★★★★★


다모정에서 '3산책로'로 들어서서 자연 숲길을 걷는다.
도시락 먹기에 좋은 하늘 전망대 밑 평상 숲속 쉼터(좌), 남마루 앞 조망바위(2020.7.19.)(우)
순서대로 동마루(좌), 남마루(중), 서마루(우) 전망대를 지난다.
맑디 맑은 물이 흐르는 숲속 개울(2020.7.19.)(좌), 성북천발원지와 수고해 다리(우)
삼청각 쉼터(좌)를 지나 숲속 데크계단(중)을 내려가(19.7.21.) 숙정문안내소(우)에서 삼청각앞 성북천 따라 성북동에서 마친다.


참고 지식


1.21 사태 :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의 무장 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했다가 세검정고개에서 적발돼 수류탄 투척과 기관총 난사로 검문 경찰들과 귀가하던 많은 시민들이 살상당한 사건. 게릴라들은 북악산으로 숨어들어 한국 군경과 전투를 이어감. 최종 29명 사살, 1명(김신조) 생포, 1명 북한으로 도주함. 도주한 1명은 북한에서 4성 장군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길과 연계된 명소


◇삼청각 : 1972년 건립된 이후 70, 80년대 한국 요정정치의 산실이 되었다.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 한일회담의 막후 협상장으로 이용됨. 2000년 서울시 문화시설로 지정된 후 서울시 소유가 되었고, 현재는 전통문화공연장 및 궁중음식체험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음.


응용 코스


1. 삼청동 가는 길 : 숙정문 안내소에서 삼청각으로 내려오지 않고 데크 숲길로 직진하면 말바위 쉼터로 향한다. 북한산 팔각정에서 시작하는 '북악 하늘길 1 산책로'를 이어 가는 길로서, 한양도성을 만나는 숲 속 수려한 길과 서울시 조망 명소인 말바위 쉼터를 지나 삼청공원(안국역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2. 북악 스카이웨이 산책로 : 하늘한마당에서 시작해 다모정에서 '3 산책로'로 가지 않고 계속 북악 스카이웨이 산책로로 걸어 하늘마루, 북악 팔각정, 북악 스카이웨이 2교, 창의문에 이르는 북악 스카이웨이 산책로를 걷는 편안하고 자연경관이 좋은 길이다.


북악 하늘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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