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급/숲길
고층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이룬 강남 한복판에 어찌 이리 아름다운 숲길을 허락했을까 하고 걷는 이들마다 의아해하고, 신기해하고, 끝내는 감사해하는 숲길이다. 강남 개발로 찻길들이 바둑판 줄처럼 새로 놓이면서 원래는 하나였던 산줄기가 세 조각으로 나뉘었다. 2009년 말 서리골공원과 몽마르뜨공원이 누에다리로 이어지고,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이 서리풀 다리로 이어졌다. 이로써 원래의 산줄기를 따라 하나가 된 숲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도시인의 진정한 쉼터가 되고 있는 최고의 힐링 숲길이다.
출발은 고속터미널 3번 출구에서 한다. 육교를 건너면 서울성모병원 뒤쪽으로 숲길 입구가 나온다. 여기부터 멋진 녹색띠를 따라 걷는 숲길이다. 서리풀공원 쉼터를 지나면 첫 다리인 누에다리가 나타난다. 조선시대 이 일대에 양잠기관인 ‘잠실도화’가 있어 누에를 특성화해 설치된 다리로 이 길의 명물이 되었다.
이어 파리 북부에 있는 몽마르뜨 언덕을 떠올리는 예쁜 몽마르뜨공원을 만나 마음의 휴식을 얻는다. 서리풀다리를 지나 서울에 이런 숲이 있다는 것에 놀라는 깊은 숲 속으로 들어선다.
최근 서초역과 대방역을 잇는 서리풀터널이 뚫리면서 터널 위 언덕으로 무장애 데크길이 새로 놓였다. 푯말을 잘 보고 옛 숲길을 찾아 걷기를 이어간다. 강남 한복판에서 울창한 아름드리 숲 속의 예쁜 길을 따라 걷는 자체만으로 저절로 행복해지는 길이다. 청권사 쉼터를 만나면 효령대군 묘역을 돌아 방배역 방향으로 내려선다.
서리풀길 정보
◇길의 유형/형태 : 숲길/흙길 90%
◇거리 : 4km
◇소요 시간: 2시간
◇시작/종료 지점 :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방배역
◇경유지 : 팔각정쉼터-참나무쉼터-누에다리-몽마르뜨공원-서리풀다리-할아버지쉼터-청권사쉼터-방배역
◇걷기 포인트 :
- 강남 도시 한복판에서 깊은 숲을 느낄 수 있는 녹색 축 숲길
- 서리풀길의 명물 누에다리와 소원을 들어주는 누에 조형물
-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의 낭만을 재현한 힐링 휴식공간 몽마르뜨공원
- 울창한 숲 속 오솔길과 곳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쉼터
◇녹색길 비율 : 95%
◇난이도/경사도 : 하중급/30도 미만
◇샷 장소 : 중/누에다리, 누에 조형물, 몽마르뜨공원, 시계탑 잔디밭과 토끼, 숲길 곳곳
◇걷기 좋은 때 : 가을-봄-여름-겨울
◇Tip :
- 조명이 설치돼 달밤 걷기에도 좋다.(일부 구간은 조명이 꺼져 있을 수 있음)
- 상황에 따라 반대로 걸어도 좋다.
- 시간이 된다면 방배역 건너 매봉재산 숲길로 계속 이어 걸을 수 있다.(1.3km 연장)
- 화장실: 몽마르뜨공원, 할아버지쉼터, 방배역
◇등급 : ★★★★★
경유지 소개
◇누에다리& 누에 조형물 : 누에는 예로부터 신성시돼 '하늘이 내린 곤충'(천충)으로 불렸다. 너무도 청결해 땅에선 살지 않고 오염된 뽕잎은 먹지 않는 누에는 비단과 한약재로 인간을 이롭게 하며, 건강과 사랑,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 됐다. 원래 이곳 서초구 잠원동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국립 양잠소인 잠실도회가 설치돼 20세기 초까지 누에를 치고 뽕나무 묘목을 재배하고 잠업을 가르쳤던 곳이다. 서리풀길(정식 명칭: 서리골 서리풀 나들길)을 걷고 누에다리를 건너면 두 마리의 누에가 사랑을 나누는 누에가 나타난다. 이 지역이 누에의 신성한 기운을 받아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기 때문에, 그 누에의 입술에 손을 대고 간절히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몽마르뜨공원 : 인근에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래마을의 진입로가 몽마르뜨 길이라는 데서 몽마르뜨 공원이 됐다. 2000년 반포 지역의 원활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배수지 공사를 진행하면서, 서초구와 서울시가 협의를 통해 주민들의 안식처 제공을 위해 조성하게 되었다. 공원 내에는 몽마르트르 언덕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몽마르트르에서 활동했던 고흐, 고갱, 피카소, 르누아르 등의 조각상,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 등이 조성돼 있다. 특별한 건 공원의 가운데 시계탑을 중심으로 너른 잔디밭 초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사는 귀여운 방목 토끼들을 볼 수 있다.
◇효령대군 묘역 :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의 바로 위에 형인 효령대군 보(補)의 사당과 묘소이다. 효령대군을 모신 사당인 청권사의 청권(淸權)이란 중국 주나라 때 태왕이 맏아들 태백과 둘째 아들 우중을 건너뛰어 셋째 아들 계력에게 왕위를 물려할 때 태백과 우중 두 형제가 부왕의 뜻을 헤아려 삭발하고 은거하며 왕위를 사양했다. 훗날 공자가 태백은 지덕, 우중은 청권이라고 칭송하였다. 이러한 고사를 바탕으로 효령대군을 모시는 사당을 청권사, 세종의 큰형 양녕대군을 모시는 사당을 지덕사라 하였다.
응용 코스
1. 허밍웨이길 : 강남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와 연계된다. 반포천 제방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이 길은 그냥 흔한 제방길이 아니다. 흔히 볼 수 없는 빽빽한 숲길이 이어진다. 반포천으로 내려가서 걸을 수도 있다. 서래섬과 한강 반포공원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2. 우면산 나들길 & 우면산 둘레길 & 서울 둘레길 : 방배역에서 매봉재산 숲길을 지나 우면산 나들길이나 우면산 둘레길과 연계해 걸을 수 있다. 우면산 둘레길로 사당역이나 양재시민의 숲역까지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우면산 둘레길은 또 서울둘레길 4코스가 지나는 길이라 구룡산 코스나 관악산 코스로 이어서 걸을 수 있다. 우면산 나들길은 우면산 둘레길을 경유해 정상을 한 바퀴 빙 도는 길이다. 우면산 정상엔 강남과 서울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명소인 소망탑 전망대가 있다.
서리풀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