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을 다시 묻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은 분명 있다.
하루도 그냥 보내지 않았고,
해야 할 일은 계속해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간은 썼는데
남는 게 없다.
버텼는데
쌓였다는 느낌이 없다.
이럴 때 우리는
대개 더 다그친다.
아직 부족하다고,
조금만 더 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문제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모른 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를 떠올려 보면
한 일은 많은데
무엇을 향해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바빴다는 기억만 남고,
방향은 흐릿하다.
이 상태에서의 성실함은
나를 앞으로 보내지 않는다.
그저
같은 자리를 오래 버티게 만든다.
그래서 말이 늘어난다.
왜 지금은 멈출 수 없는지,
왜 내가 해야 하는지,
왜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
이건 설명이 아니라
변명에 가깝다.
이 변명들은
나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금의 소모를
계속 정당화할 뿐이다.
성실함은
일을 많이 하는 태도가 아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알고 있는 상태다.
이걸 모르면
아무리 성실해도
계속 지치게 된다.
열심히 사는데
자꾸 소진되고 있다면,
더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니라
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를
다시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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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정말 내가 중요하다고 말해온 방향을 향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소진하고만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