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그림
대체로 창작은 타인을 위한 것,
나를 위해서라 하더라도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창작물은 세간의 공개되어 사람들과 소통되고
돈으로 거래되기도 하기에
창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직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섣불리 생각해온 것이다.
어둡고도 우울한 삶의 긴 터널을 지나게 되면서
삶을 지탱할 힘은
과연 어디로부터 나오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사랑하는 가족들,
소중한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
많은 양질의 인풋(글, 영화, 드라마 등)들로
삶을 지탱해 보려 노력했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내 속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즐겁고 유쾌하고 명랑하지만 않은 감정들을
미친 듯이 쏟아낼 분출구가 필요했다.
그러다가 그리게 된 그림,
그리고 글쓰기.
내 속을 비워내 가며 알게 된 사실은
창작을 하는 것은
원초적으로 그 창작하는 자신을 위한 행위임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아무도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와 정직하게 마주하며
나 스스로에게 나를 다 털어놓는 경험,
나를 알게 되고
더 나다워지며
삶의 격이 성숙하게 익어가는 경험.
창작의 진짜 의미와 진가를 알게 되고는
창작하는 사람이 달라 보인다.
아, 이 사람도 삶을 견디고 지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구나,
응원하고 싶다라고.
그래서 난 울적해지거나
순간순간 어두움들이 찾아올 때면
그림을 그린다.
그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스스로 나를 토닥이며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