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려온 청년들의 대화
그래,
나도 저때는
세상 모든 걸 이미 다 이해한 것처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재잘재잘 떠들어 댔었더랬지.
카페가 크지 않다 보니
젊은(20대 초중반즈음) 남녀 4명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가
의도치 않게 내 귀를 때려왔다.
종알 종알 종알 종알
단 1초도 쉬지 않고 떠들어 댄다.
몇 년 전 같았으면
저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
귀에 거슬리고 짜증이 솟구쳤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현실을 다 아는 듯 으스대며
이상적이며 환상적인 내용들이 뒤섞인,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들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토닥거려 주며 볼을 꼬집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게 다가온다.
젊은 친구들 특유의
으스댐이랄까.
석사네 박사네, 기업 취업이네, 연구네, 미국이네 캐냐다네
이야기하다 보면
이미 그들은 그들이 얘기한 모습에 빙의되어 있어,
주변 사람들 들으라는 듯 더 크고 우렁차게
목청에 힘을 주어 떠든다.
주변에 자기들 얘기가 다 듣긴다는 걸
저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은연중에
자신들을 자랑하며 자신들의 대화를 자랑스러워한다.
삐딱하게 보면
아직 애송이들의 철없는 대화처럼 들리지만
예삐 바라보면
저들의 저런 대화는
‘아직, 여전히’ 젊다는 증거.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더랬고
저런 대화들에 싹이 나고 나무가 되고
비바람 몰아치는 폭풍들을 겪고서야
열매 맺는 나무가 되어 있는 거니까.
일련의 과정을 자연 스러이 밟아가는
풋풋한 새싹 같은 젊음의 소리라 여겨지니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도
꽤나 귀엽게 느껴진다.
다시 저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잠시나마
나도 저랬던 그때의 기억에 잠겨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혼자만의 은근한 웃음을 지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