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은 내 안에 있던 것을 꺼내는 일이었다
나는 한때
만족이란
무언가를 많이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외부에서 좋은 것들을 가져와
내 안에 차곡차곡 쌓는 일이라고 믿었다.
더 많이 벌고,
사고 싶은 것을 사고,
그런 나의 모습을
어딘가에 보여줄 수 있는 상태.
그게 만족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향해
달려가 보기도 했다.
내 기준에서지만
어느 정도는 이뤄보기도 했다.
좋은 집에 살아보고,
좋은 차도 타봤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것들은 만족으로 남지 않았다.
기껏해야
몇 주 정도의 기분 좋은 착각을 주고는
바람에 흩날리듯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그때부터
계속 질문하게 되었다.
진짜 만족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리고
내 속에 남아 있는 이 갈증은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 걸까.
나는 잠시
빠르게 달리던 나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이 갈증의 정체를
정면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결국 답은
밖에 있지 않았다.
내 안에 이미 심겨 있던
가능성들,
아직 제대로 써보지 못한 감각들,
미뤄두었던 표현들.
그것들을 탐색하고,
실험하고,
조심스럽게 발아시켜 키워보는 일.
외부의 무언가를
내 안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던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일이
나에게 보람을 주었고,
성취감을 주었고,
비로소 만족을 주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을 가르치며
좋은 영향력을 나누는 삶.
그 과정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이게 ‘나다운 삶’의
의미라는 것을
지금의 나는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며
만족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크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만족.
앞으로도 나는
더 많이 가지기보다,
더 많이 꺼내며
살아가려 한다.
그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만족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