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나는 한때
눈치를 많이 봤다.
눈치를 본다는 건
단순히 조심하는 태도가 아니라
나를 계속 설명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을 해도 될까,
이 행동을 하면 어떻게 보일까,
지금 이 선택을 하면
상대는 나를 어떻게 해석할까.
그 고민 자체가
이미 나를 설명하고 있었고,
그 설명은 늘
타인의 기준을 향해 있었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분명한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나를 검열할 필요는 없다는 걸.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끝없이 예측하고,
그 예측에 맞춰
말을 고치고 행동을 조절하는 삶은
생각보다 훨씬 피곤했다.
무엇보다
그렇게 살수록
나는 점점 나다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눈치를 본다는 이름으로
나는
내 태도를 희석시키고,
내 결을 둥글게 깎고,
내 선택을 지연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
굳이 먼저 말하지 않고,
굳이 이해시키려 애쓰지 않고,
굳이 오해를 예방하려 애쓰지 않기로.
대신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는지만
스스로에게 묻기로 했다.
그 기준 하나만으로도
삶은 훨씬 단순해졌다.
설명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례해지는 건 아니었다.
눈치를 덜 본다고 해서
이기적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내 태도가 또렷해지자
관계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설명해야만 유지되던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설명 없이도 이해되는 관계만
곁에 남았다.
지금의 나는
나에 대해 훨씬 덜 설명하지만
훨씬 더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