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할 수 있는 힘, response-ability
책임이라는 말을
영어로 보면 responsibility다.
이 단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response와 ability가 겹쳐 있다.
말 그대로
반응할 수 있는 능력,
response-ability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
react와 response.
react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다.
본능적이고, 감정적이며, 빠르다.
우리가 흔히
“리액션이 좋다”라고 말할 때의 리액션은
신중함이나 깊이보다는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을 뜻한다.
반면 response는 다르다.
이 반응에는
잠깐의 간격이 있다.
상황을 한 번 받아들이고,
내 안의 가치관과 기준을 통과시켜
걸러낸 뒤에 나오는 반응이다.
둘 다 반응이지만
결은 완전히 다르다.
react는
상황이 나를 끌고 가는 반응이고,
response는
내가 상황 앞에 서서
어떻게 반응할지를 선택하는 태도다.
그래서 책임이라는 단어가
responsibility라는 점이
나는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책임감이란
무조건 감당하는 의무가 아니라,
response 할 수 있는 ability,
즉
상황을 제대로 보고,
해석하고,
나답게 반응할 수 있는 힘에 가깝다.
책임을 진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이렇다.
내 선택의 결과로 벌어진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한 뒤,
그 상황에 대해
즉각적인 감정 반응이 아니라
지혜로운 반응을 선택하는 것.
문제가 생겼을 때
화를 내는 건 react일 수 있지만,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하는 건 response다.
핑계를 대는 건 react에 가깝고,
내가 선택한 몫을 인정하는 건 response에 가깝다.
책임은
완벽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다.
즉각적으로 옳은 답을 내놓는 힘도 아니다.
책임은
상황 앞에서
나를 잃지 않는 반응을 할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책임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식이기도 하다.
모든 상황에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책임이 있는 사람은
반응을 선택한다.
react가 아니라
response를 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책임은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황에 끌려가지 않을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훈련되고,
기준을 통해 길러지며,
삶의 여러 선택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진다.
책임이란
결국
내 삶 앞에서
아무 반응이나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태도다.
나는 네가 책임을 지는
어른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