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감정을 넘어, 그 사람이 그 사람다워지도록
사랑을 말할 때
사람들은 먼저 감정을 떠올린다.
좋아하는 마음,
그리움,
설렘 같은 것들.
물론 그것도 사랑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그 지점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이면서도,
동시에
그 감정을 넘어서는 각오에 가깝다.
나는 사랑의 중심을
상대가 나로 인해 변하는 데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람이 그 사람다워질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지하고, 돕는 데
사랑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내 기대에 맞추거나,
내 불안을 덜어내기 위해
상대를 붙잡는 순간
사랑은 쉽게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진짜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가도록
곁을 내어준다.
그래서 사랑은
아이러니하게도
독립과 의존이 동시에 존재하는 관계다.
서로 가장 독립된 개체이면서,
동시에
가장 의존적인 사이.
혼자서도 설 수 있지만,
굳이 혼자서만 서려하지 않는 상태.
필요할 때 기대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관계.
사랑이 성숙해질수록
서로를 붙잡는 힘은 줄어들고,
믿고 기다리는 힘은 커진다.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
지켜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다.
상대가 자기 속도로
자기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존중하는 적극적인 선택이다.
사랑은
상대를 완성시키는 일이 아니다.
상대가 스스로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상대의 불완전함을 견디는 용기,
내 불안을 관리하는 용기,
당장 손에 쥐고 싶어지는 마음을
한 걸음 늦추는 용기.
나는 이제
사랑을
서로를 묶는 감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사랑은
각자의 삶이 더 또렷해지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관계다.
서로 가장 독립된 개체로 서 있으면서도,
필요할 때는
가장 깊이 의지할 수 있는 사이.
그 균형을 지켜내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