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흔적을 안고 다시 내 기준으로 돌아오는 일
회복이란 단어는 흔히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사용된다.
아무 일 없던 때로,
상처 입기 전의 나로,
무너지기 이전의 모습으로.
하지만 살아보면 알 수 있다.
회복을 한다 해도
우리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지지 않는다.
겪은 일은 사라지지 않고,
상처는 흔적으로 남는다.
회복은
그 흔적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흔적을 안고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과정에 가깝다.
회복이 어려운 이유는
아픔 때문만은 아니다.
상처받은 나를
인정하기 싫어서다.
괜찮은 척,
이미 지난 일인 척,
아무 영향도 없었던 것처럼
스스로를 밀어붙일 때
회복은 오히려 멀어진다.
회복의 시작은
강해지는 게 아니다.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무너졌던 나,
흔들렸던 선택,
예전 같지 않은 지금의 상태를
부정하지 않는 것.
회복은
상처받은 나를 받아들이고,
그 흔적과 함께
다시 내 기준으로 돌아와
용기 있게 삶을 살아가는 일이다.
그래서 회복은
삶을 견디는 힘이 아니다.
회복은
삶을 다시
나다운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되찾는 일이다.
회복에는
속도가 없다.
얼마나 빨리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돌아오느냐가 중요하다.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나의 기준으로
다시 서는 자리.
회복된 사람은
예전보다 더 단단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더 많은 선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선들은
무너졌던 자리 위에
새로 세운 기준이다.
결과적으로 회복된 사람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져 있다.
회복은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
대신
그 흔적이
더 이상 삶의 방향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만든다.
나는 이제
회복을
끝난 상태로 보지 않는다.
회복은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계속해서
기준으로 돌아오는 태도다.
상처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상처가 있어도
내 삶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살아간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