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터널 넘어 또 터널
어리고 젊은 시절에
우리가 잘 알 수 없었던 건
삶 속에
이렇게 깊고 짙은 어둠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젊음이 좋다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흑색의 어두움들이
좀처럼 젊음의 곁으로는
다가가지 않는 것이라는
이유도 있겠다.
누구나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터널은 필시
우리를 성장시킨다고 한다.
나 역시 실제로 그렇다고
실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한 번만 지나고 그치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어둠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빠져나왔다 싶으면
곧이어 다시 새로운 터널이
시작되기도 한다.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시작된다.
때로는 살아남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삶을 휘감아 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살아야 할 이유가 많아
허우적허우적거리며
삶을 발버둥처 본다.
자동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듯
쉬익 쉬익 밖을 구경하며
그 터널을 지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둠의 터널은
그 지나는 과정이
좀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힘들고 소모되고
아프고 쓰라리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지만
이렇게까지 아프면서
성숙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어둠의 터널은 야속하게 느껴진다.
누구나 그런 거야.
누구나 겪는 거야.
같은 말은
1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한껏 어둠의 긴 터널 하나를
겨우겨우 기다시피 하며
통과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터널은
기다렸다는 냥 내 앞에
그 거대한 검은 입을 벌린 채
나를 집어삼킨다.
소진된다.
허하다.
마음이 적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조금 성숙한 걸까?
그간의 아픔들이
실제로 내 삶을 성숙시켜
지금 지나고 있는
이 어둠의 터널도
아프고 힘들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보다
삶이 내게 던지는 이 과제들을
차근차근 잘 헤처 나가야겠다는,
스스로 마구마구 칭찬하고 싶은
바람직한 생각이 든다.
산너머 산이라더니,
어둠의 터널 넘어
또 어둠의 터널이다.
나를 한껏 성숙시켜 줌에
고마워해야 할지,
끊임없이 나타나는 이놈의 터널을
원 없이 욕하며
탓을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