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죽어도 후회없는 하루였나?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지금 못 살고 있다는 얘기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늘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세수하고 양치하는 습관 마냥,
의심하고 점검한다.
인풋과 아웃풋이
적절하게 잘 조절된 날,
대체로 잘 살았다고 느낀다.
적당한 독서,
적당한 영감,
적당한 인간관계,
또 적당한 음악과 볼거리들과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풍경들이
양질의 인풋이 되어
내 삶의 양분이 되었나를
점검한다.
아웃풋 역시 적당해야 한다.
에너지는 늘 한정되어 있기에
인풋이든 아웃풋이든
시간과 에너지가 사용된다.
적당히 부지런 떨며 글을 쓰고
짬을 내어 그림을 그린다.
또 가족들에게 시간을 내어
함께 하며
봉사할 건 봉사하고
그냥 시간을 때울 때는
시간을 때운다.
오늘은 주말치곤
인풋과 아웃풋의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다.
근래 몇 주간의 주말은
거의 바깥에 나가지를 않았다.
그냥 널브러져 있고 싶은
무기력이 날 덮쳐왔기에
그 무기력에 너무 저항하지 않고
집에 처박혀서
시간을 보냈었다.
오랜만에 주말 저녁에
바깥에 나가 외식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빠로서의 역할을 잘하는 건
중요하니까.
글을 잘 쓰려면
여러 가지 요소를 갖춰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적나라하게 까발릴 용기.
생각보다 이것은 쉽지가 않다.
내 생각과 관점과 삶에 대한 해석을
필터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까발릴 수 있는 용기는
대 작가의 조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갖추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아직 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가 보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들 때면
내가 틈틈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생각을 매듭짓는다.
‘오늘 하루는
내일 죽어도 상관없을
그런 하루였나?‘
오늘은 대략
77점 정도의 하루.
그래도 꽤 높은 점수의
점수라 볼 수 있어서
두 다리 쭉 뻗고
기분 좋게 잠들어 보도록 하자.
(자신에겐 짠돌이라
늘 큰 점수를 기대하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