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내 철학적 사유의 시작

by 이키드로우

팀버튼의 영화로만 알고 있던

배트맨.

30대 초반,

우영찮게 DC코믹스의 존재를 알고 나서는

배트맨의 세계도 같이 넓어졌다.


하나같이 대단한 초능력을 가지고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들 틈에서

유일하게 초능력 없이

본래 사람이 가진 능력 만으로

싸우고 지키는 히어로.


돈이 무진장 많은 게

보통 사람의 범주는 아니긴 했지만

살인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고뇌하는 히어로의 모습,

다소 어둡지만

인간다운 배트맨의 모습에

난 단숨에 빠져들었다.



한국에 나와 있는 그래픽 노블을

찾아 모으기 시작했고

배트맨의 역사를 뒤지기 시작했다.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어찌어찌 구해서

다 보게 되었다.


특히 배트맨 TAS는

내 디자인과 그림에도

직, 간접적 영향을 많이 끼쳤다.

개인적으로 너무도 훌륭한

형태와 색감을 가진 애니고

스토리까지 훌륭하다.


배트맨 TAS 버전


단순한 선악구도를 넘어

철저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의 이유와

자신의 이중성,

그리고 악당들을 마주할 때의 딜레마,

인간으로서의 한계,

유일한 무 초능력 히어로로써

초능력 히어로를 감시하는

의심자로서의 역할 등,

단순한 히어로 동경으로 시작된

배트맨 사랑은 어느새

단순한 동경을 넘어

깊은 철학적 사유로

나를 데려갔다.


마블이

히어로 시장을 장악하던 그때에도

난 배트맨을 응원했건만,

매니아적이고 비주류적인

내 삶과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 배트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


처음 배트맨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내게 영감을 주는 존재이니

그거면 족하지 않겠나.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