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by 자진유리


고기를 구워 먹기 위해 새벽 세 시에 일어나지 않게 된 그 아침. 그리고 얼마 전 (내 안에) 죽고 없다고 말해버린 뒤의 이물감... 다시,

금연 부작용으로 새벽에 고기까지 구워 먹게 됐다고 기록한 다음날부터 나는 고기를 전혀 구워 먹지 않게 되었고, 수개월동안 (내 안에) 없어서 없는 걸 없다고 적으니까 "나 여기 있음!" 하고 사망이 꿈틀거렸다.


말함으로써(드러냄으로써) 행위가 종식됐고, 믿음도 깨어졌다.

있음은 없음이 되었고, 없음은 있음이 되었다.

무엇이든간에 뜻에 반하는 상태로 전환됐다.

빈번한 일이다.


품 안에 생각—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말.

언어.

입 밖으로.

눈 밖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며, 또는 내가 모르는 경계를 지나며 모습을 갖출 때 그 바탕인 뜻은 어째서 효력을 잃고야 마는 것인가.


꿈에서 현실로.

또는 완성.

완성은 앞선 모든 사건(진실)의 종결.

그렇담 진실에 반하는 것은...



나는 무엇의 완성인가.

어느 겨울의 입김인가.

누구의 꿈이었고,

기분이었고,

핑계였을까.

거짓말.


미안하지만 자궁 밖으로 밀려날 때 진작 우리는 모든 효력을 잃었다.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이미 끝난 사람들이라고.

존재란 무효고 댁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지금 여기'가 바로 죽음의 한가운데다.




어때 죽을 맛


알겠어?

진실은 어디에도 없어.

우리로 하여금 진실은 드러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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