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화가는 어디

by 치카치카



붓 팽개치고

가을 화가는 어디

마시러 갔나

























밤이 너무 더우니 잠을 잘 시기가 없다.

작년에 산 붓펜을 지팡이 삼아 느릿느릿 야밤을 건넌다.

간신히 정신을 붙들고 있다는 소리다.

요즘은 이렇게 일일이 다 설명을 해줘야 알아듣는 시늉이라도 하는 모양이지.

연결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다.

그러니 무슨 재미로 사람과 대화를 나누겠는가.

직감, 직관 따위의 감지력이 부족한 세대가 그것을 대신할 요량으로 분석적 사고를 개발하고 의지함으로써 삶이 이다지도 복잡하고 어지럽기나 하다.

거기에 한 줄 보태기도 피곤하지만 일어나 먹고 마셨으니 하릴없이 마저 싼(쓴)다.

쓰는 게 생리 활동처럼 느껴질 때면 조금 억울하고 비참해진다.

어서 가을이 외투를 입혀줬으면...

하이쿠



화,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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