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달비 와도

by 육순달



작달비 와도

짝짓기를 바라는

매미들이여












(널찍한 타이어가 젖은 아스팔트 다림질하는 소리)


비가 오는 모양입니다.

비가 오면 굉음이 조금은 잦아듭니다.

비가 와야 주문을 망설일 것입니다.

비가 와야 영업을 끝낼 마음이 지렁이처럼 꾸물꾸물 기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비가 와도 일단 달리고 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웁니다.

작달비보다 거세게 웁니다.

배달비를 향해 거칠게 달립니다.

밤낮 가림도 없이 펑펑 쏟아집니다.



어느 배달 주문 플랫폼은 아침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서비스 운영 시간을 확대한다며 공작새처럼 현란한 날개를 펼칩니다. 난 이게 편리고 발전이고 자유고 시대고 나발이고 인정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덜 떨어진 짓이고 화려한 날개 문양에 홀려 밥통짓에 동조하는 더 어리석은 사람들만 눈에 밟히는 것입니다.


참을 줄을 모릅니다. 그 앞서 일을 벌이기 전에 좀 더 깊이 살피고 지켜보는 것을 ‘참는다’라고 의미 맺고 답답한 경우로 치부하는 기괴한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면서 참으면 병 나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겠다 선포합니다. 정작 하고 싶은 게 무언지 구별해내지도 못하면서 본래 제 아름다움은 쉽게 내버리고 제 것이 아닌 것을 추구하며 하고 싶은 것이라 착각할 때 병이 난다는 것을 병에 걸리고 나서야 알랑 말랑 합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왔습니까? 최초의 발원지가 어딥니까? 그게 진실입니까? 그게 진실인가요? 그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나요? 그 생각을 할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그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누구일까요? 오랜만에 케이티의 질문을 떠올려 봅니다.


세상이 눈을 감으면 사람도 따라 눈을 감고 조용히 우주의 바다를 유영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것을 무시할 때마다 살금살금 고장납니다. 그러나 기본이 무엇인지 깨달을 시간과 경험이 주어지지 않는 불행한 시대입니다. 일찍이부터 집어등에 노출되어 기본의 경이와 기쁨을 느낄 수 없는 몸을 가진 여러분입니다. 어째서 그것에는 분개하지 않습니까? 어째서 그대의 작고 어리석은 욕망으로 타인의 불편과 분노를 초래합니까? 매미는 비가 오면 울지 않습니다. 하이쿠




keyword
수, 토 연재
이전 17화여름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