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네 산길을 걸었습니다. 걷기 좋은 계절엔 내키지 않다가 여름의 끝자락만 되면 땀 뻘뻘 흘리며 오르고 있는 이상한 산길입니다.
그 이유를 다음날 같은 길을 걷다 알게 되었습니다. 숲 속에는 산림욕장이 있는데요, 안내표지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피톤치드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가장 많이 느낄 수 있고 7-8월에 최대치로 배출된다’고요. 그러니까 나는 나무들에게 홀라당 홀려버린 것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나무를 안고 있으면 최고고 손바닥만 갖다 대도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하이쿠
이 시대의 ‘범’은 고작해야 꿩이나 청설모 정도일 것입니다. 한여름밤 오싹한 귀신이나 전설의 구미호도 어쩌면 피톤치드의 환상은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