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꽃이 모여 있으니

by 육순달



닭꽃이 모여 있으니

닭꼬치 먹고픈 게

당연한 거지












닭꽃은 ‘닭의장풀’을 말합니다(닭의v장풀이 아니며 ‘닭의장풀’ 전체가 하나의 고유 식물명입니다). 일년생 식물로서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파란 꽃을 피우는데 청량한 여름빛이고 복날도 여름철이니 또한 막무가내로(합리적으로) 여름의 계어로 합니다.

닭장 근처에 많이 자라서, 또 꽃모양이 닭 볏(벼슬)을 닮아 닭의장풀이라 이름 붙었다 합니다. 이밖에도 달개비, 닭의밑씻개(?), 닭의꼬꼬(ㅋ), 계장초, 죽절채, 남화초, 벽선화 등 이름이 여럿입니다.


‘밑씻개’는 식물의 잎 줄기나 잎자루에 있는 가시의 촉감을 일컫는 말로 ‘며느리밑씻개’라는 꽃 이름에 붙어서도 사용됩니다. 이 꽃의 일본어 명칭인 ‘마마코노시리누구이(継子の尻拭い, ‘마마코’는 의붓자식이고 ‘시리누구이’는 뒤치다꺼리를 뜻함)’에서 유래했습니다. 의붓자식과 며느리를 향한 누군가의 깊은 빡침과 갈등 상황이 그려집니다. 하이쿠




닭꼬치를 너무너무 먹고 싶은 나머지 ‘지아마리(字余り, 음수율을 어겨 글자가 넘치는 것)’했습니다. 지아마리는 전통적으로 첫 행에 많이 쓰이는데 둘째 행에서 쓰면 강조를, 셋째 행에서 쓰면 여운을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행은 두 겹의 의미를 지닙니다. 하나는 ’당연한 것이지‘라는 직설적인 납득, 즉 닭꽃이 모여 있으면 닭꼬치가 당연히 떠오른다는 해명입니다. 다른 하나는 ’당연히 거지다‘라는 자기 풍자적 농담입니다. 먹고 싶은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거지 같은 욕망‘으로 노골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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