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 맑고 고운 소릴 내뿜는다고 해서 그대로 좋은 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리 모지리는 모지리라 그대로 미끼 삼키고 신변을 안심하고 만다 작가의 고단한 위로는 뜻밖에도 무지와 악의 연료로 소모된다 어느 바보 작가가 멍청힘에 투자하고 협조하고 싶을까 달콤하고 예쁜 말들은 곧잘 악마가 쓰는 수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토씨 하나 편리했던 적이 없는데 그 모습이 시종 불편한 기색으로 다가간대도 머지않아 유리 됨을 모르지 않는다 저마다의 마음 한구석에 잠든 고유의 양심과 정의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별안간 제 안의 낯선 사랑의 수많은 이름들을 확인한다 돌이킨다 다른 결정을 내린다 이것이 작가가 의도한 바라면 어찌 선이 아니겠는가 적어도 이후의 이후까지의 헤아림이 아니면 무엇인가 어찌 표면의 질감만을 속되게 따지려 드는가 그들은 숙연해져야 한다 무엇도 감히 함부로 단정 짓기 어려워져야 한다 비로소 자신과 자신이 보는 세상을 통째로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겨울 되어 가만 웅크려 모든 과(오)거를 남김없이 떨구고 땔감 삼아 겸손을 밝히는 것이다 대중은 어둠이 오면 아무 생각 없이 불을 지핀다 검은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도 평온과 연민을 느끼며 어둠과 함께 걷는 사람은 극소수다 작가의 서사는 미카사 한 명의 기억으로 완성되며 그것으로 충분하다